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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성계》에서 본 공(空)의 진정한 함의

청운(靑雲)

【정견망】

우리 《삼국연의(三國演義)》에서 《공성계(空城計)》 장면을 한번 살펴보자. 촉의 제갈량(諸葛亮)이 홀로 빈 성을 지키며 위기를 모면했다. 어떤 이들은 위(魏)의 장수 사마의(司馬懿)가 지나치게 소심했다고 생각하고, 또 어떤 이들은 사마의가 일부러 그랬다고들 하지만, 그래도 제갈량의 용기와 당당함에 찬사를 보내는 이들이 가장 많다.

먼저 《삼국지》에서 이 대목을 보자.

제갈공명이 양평(陽平)에 주둔하며 위연(魏延) 등 여러 군대를 동원해 동쪽으로 진군하게 하고, 자신은 만 명만 남겨 성을 지켰다. 진선제(晉宣帝 사마의를 말함, 훗날 선제로 추증됨)가 20만 병력을 이끌고 공명을 막으러 왔는데, 위연 군대와 길이 엇갈려 곧장 제갈공명 진영 앞 60리 지점까지 이르렀다. 정찰병이 사마의에게 보고하길 “공명이 있는 성 안에 병력이 적고 힘도 약합니다”고 했다.

공명도 사마의가 곧 도착할 것을 알고 이미 맞서 싸울 준비를 마쳤다. 위연 군대를 지원하려 했으나 거리가 멀고, 돌아와서 다시 추격하기에도 불리했다. 장수들과 병사들의 얼굴이 창백해졌으나 어찌할 방도가 없었다.

공명이 태연하게 군중에게 깃발을 내리고 북을 멈추며 함부로 천막 밖으로 나가지 말라고 명령했다. 또한 네 성문을 크게 열고 땅을 쓸고 물을 뿌리게 했다. 사마의는 평소 공명이 아주 신중한 인물이라 생각했으나, 갑자기 약한 모습을 보이자 매복을 의심해 군대를 북쪽 산으로 물렸다.

다음 날 아침 식사 시간에, 공명이 참모들에게 손뼉을 치고 크게 웃으며 말했다.

“사마의는 반드시 내가 겁쟁이라 여겨, 강력한 매복을 의심해 산으로 물러났을 것이다.”

정찰병이 돌아와 보고하니, 제갈량의 말과 같았다. 사마의가 나중에 이를 알고 깊이 후회했다. (출전: 《삼국지》).

이 이야기에 대해 예부터 “토끼가 죽으면 사냥개를 삶고, 새를 다 잡고 나면 활을 감춘다[兔死狗烹,鳥盡弓藏]”는 설명이 있다. 즉 당시 사마의가 정말로 제갈량을 잡았다면, 자신도 버려졌을지 모른다는 것인데 이 말에도 나름 이치가 있다. 하지만 사람들이 더 믿고 싶은 것은 제갈량의 기개가 사마의를 진섭(震懾 두려워 떨게 함)시켜 그가 함부로 전진하지 못하게 했다는 말이다.

사람들은 제갈량이 펼친 공성계가 진정으로 효과를 본 배경에 당당하게 생사를 내려놓은 그의 마음이 있었음을 모른다.

많은 사람이 이런 상황에 처하면, 가장 먼저 생각하는 것은 빨리 도망치는 것이고, 두 번째는 동귀어진(同歸於盡 같이 죽는 것)하는 것이다. 과연 몇 사람이나 공명처럼 태연자약할 수 있겠는가? 공명은 마음속으로 이미 생사를 내려놓았다. 사마의가 두려워하며 감히 전진하지 못하게 한 것은 바로 두려움 없는 공명의 이 마음이었다.

사실 우리가 각도를 바꿔 생각해 보면, ‘공(空)’ 자체가 상대에게 억압감을 주는 일종의 에너지다. 많은 이들이 제갈량을 지혜의 화신이라 여기며, 어떤 이들은 그를 신기묘산(神機妙算)이라 존칭한다. 하지만 생각해 보라. 닭 한 마리 잡을 힘도 없는 서생이 어떻게 이런 용기를 가질 수 있을까? 바로 수련자가 지닌 그런 두려움 없는 용기가 아니겠는가? 이것이야말로 공성계가 성공한 진정한 이유다.

어떤 사람은 겉으로는 아주 문약(文弱)해 보이지만, 그냥 그곳에 서 있기만 해도 사람들에게 경외심과 위엄을 느끼게 한다. 왜일까? 아마도 그 사람의 진정한 기세 때문일 것이다. 이런 기세는 다른 공간의 요소에서 비롯된 것으로, 더 큰 에너지와 능력이 있는 것이다.

한 사람이 진정으로 생사를 내려놓으면, 다른 공간의 능력이 나타나서 이쪽 공간을 제약할 수 있다. 그야말로 위력이 비할 바 없다.

 

원문위치: https://www.zhengjian.org/node/2984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