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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음보살이 화장도 하지 않고 자죽(紫竹)으로 어람를 엮은 의미

초약미

【정견망】

4대 명작 《서유기》 독자라면 당승(唐僧) 사도들이 통천하(通天河)에서 겪은 고난을 아주 잘 알 것이다. 당승 일행은 “새벽에 길을 나서고 저녁에 머물며, 목마르면 마시고 배고프면 먹으며, 어느덧 봄이 가고 여름이 지나 다시 가을 빛이 완연한 날씨”를 맞이한다. 별을 이고 달을 쓰며 비바람 속에 길을 재촉하던 중, “천 층의 흉흉한 물결이 솟구치고 만 겹의 험한 파도가 뒤척이는[千層洶浪滾,萬迭峻波顛]” 800리 통천하에 가로막힌다.

날이 저물어 당승 일행은 진가장(陳家莊)에 머물게 되는데, 그제야 통천하에 영감대왕(靈感大王)이라는 요괴가 있음을 알게 된다. 비록 그 요괴가 “영험한 위세로 천 리 백성을 살펴 해마다 단비를 내리고 경사로운 구름을 떨어뜨린다”고는 하나, 마을 사람들에게 매년 동남동녀(童男童女)를 제물로 바치게 하는 악행을 저지르고 있었다.

이에 손오공과 저팔계가 동남동녀로 변신해 영감대왕을 때려눕혀 쫓아버린다. 그 영감대왕은 본래 남해 관음보살의 연못에서 살던 금붕어로, “매일 물 위로 머리를 내밀고 경문을 들어 신통력을 닦은” 존재였다. “어느 날 해조가 넘칠 때 이곳으로 흘러 들어와” 물밑에 있던 늙은 자라의 거처를 빼앗아 살고 있었던 것이다.

금붕어 요괴는 도망친 후 당승을 잡아먹고 장수하기 위해, 밤을 새워 허공을 밟으며 비바람과 눈보라를 일으키는 법술을 부려 “한풍을 일으키고 큰 눈을 내려 통천하를 온통 얼려버린다.” 요괴는 “얼음 아래 수많은 졸개들을 거느리고 기다리다, 말발굽 소리가 들리자 신통력을 부려 얼음을 깨뜨리고” 당승을 잡아간다.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이 생기지 않을 수 없다. 요괴를 잡지도 않았는데 당승 일행은 왜 서둘러 떠나려 했을까? 요괴가 나중에 다시 돌아와 동남동녀를 잡아먹으면 어떻게 하는가? 이는 당승의 마음속에 초조함이 있었기 때문이다. 당왕(唐王 태종)과 이별한 지 “이미 7~8년이 흘렀건만 아직 부처님 얼굴도 뵙지 못했다”는 생각에, 경을 구하려는 성념(聖念)에 치우쳐 진가장 백성들을 구제하려는 위탇한 생각(爲他之念)이 다소 부족했던 것이다. 말하자면 수행에 ‘누락(有漏)’이 있었던 셈이다.

취경의 길을 왜 구름을 타고 날아가지 않고 한 걸음 한 걸음 걸어가야 하는가? 사실 마난(魔難) 속에서 조금씩 닦아 내야 하기 때문이다. 취경이란 단순히 물건을 운반하는 세속의 임무가 아니다. 수행 과정에서 사람의 생각과 집착을 버리고 경지를 높이지 않는다면, 즉 마음이 청정하고 바르지 않다면 영산(靈山)에서 선계(仙界)와 범계(凡界)를 가르는 능운도(淩雲渡)를 건너기 어렵다.

오공은 물속 싸움에 서툴러 저팔계와 사오정을 보내 요괴를 물 위로 유인하게 한다.

“대성이 동쪽 강가에서 눈을 떼지 않고 물세를 살피는데, 갑자기 물결이 뒤척이고 함성이 들리더니 팔계가 먼저 기슭으로 뛰어오르며 ‘옵니다! 와!’ 하고 소리친다.”

요괴가 머리를 내밀자마자 오공이 “내 몽둥이를 받아라!” 하고 소리치며 내리치지만, 요괴는 몸을 날려 피하고 구리 망치로 맞선다. 하지만 세 합도 겨루지 못해 요괴는 물속으로 숨어버리고 다시는 나오지 않는다.

오공의 방식은 늘 “내 몽둥이를 받아라!” 식의 외형적인 힘으로 해결하려는 것입니다. 이는 그가 처한 경지의 모습입니다. 요괴를 제거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옳다고 여긴 것이다. 그렇다면 더 높은 경지에서는 이를 어떻게 처리할까?

《서유기》 제49회에서는 오공이 남해로 가서 보살께 도움을 청하는 장면이 나온다. “대성이 상서로운 빛을 타고 남해 낙가산 보타암에 이르러 안으로 급히 뛰어 들어갔다. 숲속을 들여다보니 구고존(救苦尊 관음보살)께서 연꽃 좌대가 아닌 대나무 잎 위에 앉아 계셨다. 화장도 하지 않으신 나태한 모습이지만 용모는 더욱 아름다웠다. 머리는 대충 얹으셨고 장신구도 하지 않으셨으며, 푸른 가사도 걸치지 않은 채 속적삼 차림에 맨발이었다. 옥 같은 손으로는 강철 칼을 잡고 대나무 껍질을 깎고 계셨다.”

오공이 의아해한다.

“보살님께서 오늘 집안일을 새로 하시나? 왜 연꽃 좌대에 앉지 않으시고 화장도 안 하신 채 숲에서 대나무를 깎고 계실까?”

잠시 후 보살은 보랏빛 대나무 바구니(紫竹籃) 하나를 들고 나오며 “오공아, 내가 너와 함께 당승을 구하러 가자꾸나”라고 말한다.

손오공이 관음보살을 따라 상서로운 구름을 타고 공중으로 솟구쳐 날아가니 순식간에 통천하 경계에 도착했다. 보살은 곧 저고리를 묶었던 실띠 한 벌을 풀어 바구니를 단단히 매고는, 실띠를 잡은 채 반쯤 구름을 밟고 서서 바구니를 강물 속에 던졌다. 그러고는 상류 쪽으로 끌어당기며 입으로 노래를 읊조렸다.

“죽은 것은 가고 산 것은 남거라, 죽은 것은 가고 산 것은 남거라.”

이렇게 일곱 번을 외고 바구니를 들어 올리니, 바구니 안에는 번쩍거리는 금붕어(金魚) 한 마리가 눈을 깜빡이고 지느러미를 움직이고 있었다. 금붕어 정령을 거두어들인 후 저팔계와 사오정이 물길을 갈라 곧장 자라의 처소로 가서 당승을 찾게 했다. 알고 보니 그곳의 요괴와 물고기 정령들은 모두 죽어 짓물러 있었다.

금붕어 요괴를 굴복시키기 위해 관음보살께서는 왜 화장도 하지 않은 채 직접 대나무 바구니를 엮었을까? 손오공이 느낀 의구심은 전통문화의 ‘탈잠대죄(脫簪待罪, 비녀를 뽑고 죄를 기다림)’이란 전고를 떠올리게 한다.

서한의 유향(劉向)이 저술한 《열녀전(列女傳)》(권2)에 따르면 다음과 같은 기록이 있다.

“주 선왕의 강후(姜后)는 제후(齊侯)의 딸이다. 현숙하고 덕이 있어 예가 아니면 말하지 않았고 예가 아니면 행동하지 않았다. 주 선왕이 일찍 잠자리에 들고 늦게 일어나는 일이 잦아지자 왕후는 침실에서 나오지 않았다. 강후는 비녀와 귀걸이를 벗고 영항(永巷)에서 처벌을 기다리며, 보모를 통해 왕에게 전하기를 “첩이 불초해 음란한 마음이 드러났습니다. 결국 군왕께서 예를 잃고 조회를 늦추게 하였으니, 이는 군왕께서 색을 즐기고 덕을 잊으셨음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무릇 색을 즐기면 반드시 사치와 욕심을 좋아하게 되어 난이 일어나는 법입니다. 난의 근원은 이 천첩인 저부터 시작된 것이니 감히 천첩의 죄를 청합니다”라고 했다.

왕이 말하기를 “과인이 부덕한 것이니 실로 스스로 허물을 만든 것이지 부인의 죄가 아니오”라고 했다. 마침내 강후를 복귀시키고 정사에 힘쓰니, 아침 일찍 조회를 열고 늦게 퇴궐하여 끝내 중흥(中興)의 명성을 이루었다.

수련(修煉)의 각도에서 본다면, 금어(金魚)가 정령이 되어 연못에서 도망친 것은 심성(心性)에 누락(漏)이 있음을 나타내는 하나의 상(相)이다. 금어 정령이 세상에서 9년 동안 어지러움을 피우며 얼마나 많은 동남동녀를 잡아먹었는가, 이것은 누구의 누락인가? 금어 정령을 항복시킨 것은 단지 외형적인 표현일 뿐이며, 더욱 중요한 것은 심성 면에서 닦아 나오는 것이다.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제고이며 외부적인 상을 철저히 제거하는 근본이다. 상이 나타난 것은 바로 심성의 누락을 비추어 보기 위함이다.

그뿐만 아니라 관음보살이 “죽은 것은 가고 산 것은 남거라!”라고 일곱 번을 외자 물 요괴와 물고기 정령들이 모두 죽었으나, 바구니에 담긴 금어는 살아 있었다. 이는 이 금어가 불경을 들어 영기(靈氣)를 얻었기 때문이며, 정령의 괴이한 부분을 제거한 뒤에 데려간 것이다. 이것이 손오공의 여의봉으로도 그것을 때려죽이지 못한 이유이기도 하다. 자죽(紫竹) 바구니는 두 층의 공간을 구성하는 법기(法器)가 되어 살아남을 수 있는 자만이 바구니 속으로 들어갈 수 있다. 살고 죽는 선별과 분별은 법(法)으로 가늠하는 것이지 개인의 주관적인 소망에 따라 때려죽이거나 하는 것이 아니다.

이 말후(末後)의 말 “탕탕한 천문이 만고에 열리는(蕩蕩天門萬古開)” 우주 정법 시기에 어찌 이렇지 않은 것이 있겠는가. 시시각각 도처에 대법제자의 심성에 대한 고험이 있으며, 동시에 대법제자의 심성은 세간의 날씨에 영향을 미친다.

“천지는 하나의 여관이요, 영원히 티끌 같은 삶을 함께 슬퍼하네[天地一逆旅,同悲萬古塵]”

“지난날 비바람 몰아치던 쓸쓸한 곳을 돌아보니(回首向來蕭瑟處,歸去),

돌아가리라. 비바람도 없고 갠 날도 없으니(也無風雨也無晴)”

 

원문위치: https://www.zhengjian.org/node/294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