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원(新元)
【정견망】
책을 읽는 것이든 일을 하는 것이든,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마음을 써야 한다는 점이다. 만약 마음이 그곳에 있지 않다면 결국에는 반드시 아무것도 이루지 못할 것이다.
송대의 문인(文人) 진선(陳善)은 이렇게 말했다.
“책을 읽을 때는 오직 단단히 기억하는 데에만 힘써야 날로 발전이 있게 된다. 진진지(陳晉之)는 하루에 오직 120자만 읽었으나 나중에는 그가 이해하지 못하는 책이 없게 되었다. 소위 ‘하루의 셈은 부족하지만 한 해의 셈은 남음이 있다’는 것이 바로 이를 두고 한 말이다.
오늘날의 사람들 중에 책을 읽지 않는 사람이 누구인가? 하루에 수천 자를 읽으니 처음에는 기뻐할 만해 보이지만, 읽자마자 곧바로 잊어버려 비록 1년이 지나도 120자조차 기억하지 못하니, 하물며 하루야 어찌 말할 나위가 있겠는가? 나는 젊은 시절에 진실로 욕심을 부려 많이 읽으려는 병폐가 있었기에, 지금까지도 뱃속이 텅 빈 것을 생각할 때마다 비로소 진진지의 방법이 터득한 바 있는 바른 방법이었음을 알게 된다.”
사람이 자신을 통제하여 읽는 책의 양이 일정 글자 수 이상이 되도록 하는 것은 어쩌면 어려울지 모른다. 하지만 만약 당신에게 최대 몇 글자 이상을 넘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면, 사실 그것은 더욱 어렵다. 일단 기분이 좋아지면 ‘득의양양’해져서 더 많이 읽게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진정으로 독서 효과를 결정하는 것은 수량의 많고 적음이 아니라 바로 마음을 썼느냐 아니냐이다. 진진지가 가리킨 것은 사실 사람이 문자의 내함을 진정으로 깨달을 수 있는 수량이며, 너무 많으면 대뇌의 수용력 때문에 헛되이 읽게 된다.
대법 사부님께서는 《정진요지 2》〈원만을 향해 나아가자〉에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어떤 사람은 지금까지도 여전히 전념하여 책을 보지 못한다. 특히 대법(大法)을 위해 일하는 사람들, 당신들은 어떠한 구실로도 당신들이 책을 보지 않고 법을 배우지 않는 것을 덮어 감출 수 없는데, 당신이 사부인 나 개인을 위하여 일할지라도 역시 날마다 마음을 조용히 하고 법 공부를 해야 하며 착실하고도 착실하게 수련해야 한다. 당신들이 책을 볼 때 난잡한 생각을 하면 그 책 속의 무수한 불(佛)ㆍ도(道)ㆍ신(神)은 당신의 가소롭고도 가련한 사상을 보고 있고, 사상 속의 업력이 가증스럽게 당신을 통제하고 있는 것을 보고 있는데 당신은 아직도 잘못을 고집하여 깨닫지 못하고 있다.”
예전의 나 자신은 법을 공부할 때 늘 수량을 보장하려고만 생각하여, 가령 하루에 한 강이나 반 강을 읽는 식이었다. 나중에 나는 수량을 위해 법을 배우면서 정작 마음을 쓰는 것을 잊어버렸음을 발견했다. 결과적으로 그것은 정말로 소화상이 불경을 낭송하는 것과 같아서, 정작 자기 자신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도 알지 못했다. 결국 제고할 수도 없다.
무엇을 하든 만약 수량에 집착한다면 집착을 형성하게 되고 근본을 잊어버리게 된다. 애초에 집착인 이상, 수련 중에서는 마땅히 제거해야 할 사람의 마음이므로 더욱 특별히 주의해야 한다.
하지만 역시 주의해야 할 점은, 수량이 적은 것이 목적이 아니라 목적은 일을 하고, 책을 읽고, 법을 공부할 때 진정으로 마음을 쏟는 것을 보장하는 것이지, 단순히 수량만 줄이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다른 각도로 말하자면, 만약 수련인이 법을 많이 배우면서도 여전히 마음을 쓸 수 있다면 그것은 더욱 좋은 일이다. 수량이 핵심이 아니라 마음을 쏟는 것이 핵심이다. 또다시 다른 집착에 빠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