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제자
【정견망】
몇 달 전의 어느 날, 나는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오랜 세월 동안 나는 대법 웹사이트에 꽤 많은 글을 발표했어. 글도 상당히 많아서 모아놓으면 책 한 권쯤은 거뜬히 낼 수 있겠는 국내외의 그 많은 동수들이, 이 글들을 적어도 많은 사람이 읽어보았을 테고 나도 정말 대단하네. 그럼 난 앞으로 다른 일은 안 하고 오직 글만 써야겠어.’ 그렇게 우쭐해서 한참 상상에 젖어 있는데, 내 머릿속에 아주 미묘한 변화가 살짝 일어나는 것이 어렴풋이 느껴졌다. 하지만 그때는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그냥 넘어갔다.
며칠이 지나자, 나는 더 이상 글을 쓸 수 없게 되었다는 것을 발견했다. 예전에는 법을 공부하며 수련하는 중에서나 일상생활과 공부 속에서 보고 느낀 깨달음이 있으면, 마음속으로 제목 하나만 정해도 글 내용이 구름이 흘러가듯 아주 매끄럽게 잘 써지곤 했다. 그런데 갑자기 글자에 대한 감각이 싹 사라져 버린 것이었다. 조금의 깨달음이 있어 주제를 하나 잡아보아도 머리가 쪼개질 듯 아프기만 할 뿐, 단 한 자도 짜내지 못했다. 사존께서 《전법륜(轉法輪)》에서 말씀하신 것처럼 “그의 머릿속 어떤 부위를 폐쇄해 버린다”라는 대목처럼, 나는 다른 공간에서 머릿속의 문장 구성 통로가 정말로 꽉 닫혀버렸음을 절실히 느꼈다.
나는 내가 틀렸음을 깨달았다. 사존과 대법께서 내게 베풀어주신 지혜를 나의 능력으로 착각하고, 환희심과 교만심을 품었던 것이다. 사존께서는 《2003년 정원절 설법》에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어떤 사람은 이 방면에서 능력이 좀 있고, 어떤 사람은 저 방면에서 능력이 좀 있을 뿐이다. 그러므로 당신은 허망한 생각을 하지 말라. 당신은 자신이 이처럼 큰 능력이 있어 어떠어떠하다고 말하는데, 그건 법이 당신에게 부여한 것이다! 당신은 능력이 없어서도 안 된다. 정법이 필요에 따라 당신의 지혜를 그 경지에 도달하게 한 것이므로, 당신은 당신 자신이 어떻게 능력이 있다고 여기지 말아야 한다. 어떤 수련생은 나에게 그의 능력을 보라고 하는데, 사실 내가 생각하건대 모든 것은 내가 준 것이므로 볼 필요가 없다.”
사실 수련 중에서 사존의 법신이 늘 보살펴 주시지 않는다면 우리는 자신의 생명 안전조차 보장할 수 없는데, 하물며 법을 증명하는 일을 어찌 논할 수 있겠는가. 그러므로 우리가 무엇을 했든 그것은 모두 사존께서 우리가 그런 소원을 품고 있는 것을 보시고 상응하는 지혜와 능력을 부여해 주신 것뿐이다. 내가 도대체 무엇이 잘났다고 교만을 떨며, 하늘의 공로를 가로채려 했단 말인가.
나는 우리가 법을 실증하는 일을 해낼 때마다 그 모든 것이 사존의 자비로운 보살핌과 가지(加持) 및 깨우침 속에서 완성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내가 썼던 글들을 되돌아볼 때마다 나는 늘 놀라곤 했다. ‘이게 정말 내가 쓴 글이란 말인가?’ 어휘의 정확함이나 구조의 연결 상태를 보면 내 실력을 훌쩍 뛰어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때로는 마음속으로는 어떤 단어를 생각했는데, 막상 쳐지는 글자는 전혀 다른 단어이면서도 이곳에 쓰이기에는 기가 막히게 딱 맞아떨어지곤 했다. 우리가 하는 모든 일에는 사존의 심혈이 깃들어 있지만, 사존께서는 오히려 위덕(威德)을 세울 기회를 제자들에게 남겨주셨다.
동수들이 나를 거울삼아, 결코 자신이 대단한 능력이 있다고 잘못 생각하지 않기를 바란다. 사실 모든 것은 전지전능하신 사존과 대법으로부터 오는 것이다.
제자는 사존의 자비로운 구도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