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오(明奧) 정리
【정견망】
제3편 이순풍 원천강의 《추배도(推背圖)》
제21상 손괘(損卦)
참(讖)에 가로되:
그 궁중이 텅 비고
눈이 석 자나 쌓였도다
슬프다 원수(元首)여,
남쪽으로 가려다 북쪽으로 가는구나
空厥宮中
雪深叄尺
籲嗟元首
南轅北轍
송(頌)에 가로되:
요사스러운 기운이 가라앉지 않아 편안치 못하니
북쪽의 봉화를 쓸어내며 제경(帝京)을 바라보네
다른 성씨가 조정을 세워 국가의 지위를 끝내니
점친 세상이 삼륙(三六)이요 또다시 남쪽으로 가도다
妖氛未靖不康寧
北掃烽煙望帝京
異姓立朝終國位
蔔世叄六又南行
김성탄:
“이 상은 금(金) 병사가 남하하고 휘종이 선양한 일을 주관한다. 정강(靖康) 원년 11월 수도인 개봉이 함락되고, 이듬해 4월 금이 북송의 두 황제 및 종실의 비빈들을 데리고 북쪽으로 가고 장방창(張邦昌)을 세워 황제로 삼았다. ‘점친 세상이 삼륙’이라는 것은 송나라가 태조부터 휘종·흠종까지 무릇 9세(九世)임을 말하며, 남으로 장강을 건넌 후 또 한 일세(一世)가 된다.”
이 상은 북송 말년, 여진족이 세운 금이 송조를 침범해 정강 원년에 개봉을 함락시키고 휘종과 흠종을 북방으로 잡아간 일을 예언한다. 그림 속의 두 관원이 등을 돌리고 떠나는 모습은 휘종과 흠종 두 황제가 포로가 되어 북쪽으로 가는 것을 의미한다.
“궁중이 텅 비고 눈이 석 자나 쌓였도다. 슬프다 원수여, 남쪽으로 가려다 북쪽으로 가는구나.”
이 구절들은 매우 명확한데, 궁궐이 텅 비고 두 황제와 궁인들이 금나라 사람들에게 잡혀갔음을 말한다. 그들은 눈이 깊게 쌓인 대막(大漠)으로 끌려갔다. 두 황제는 나라의 원수로서 본래 남쪽으로 가야 했으나 북쪽으로 끌려갔으니, 이 어찌 ‘남원북철’이라 탄식하지 않겠는가. 사실 이는 두 황제가 오랫동안 사치와 부패에 빠진 결과이다.
“요사스러운 기운이 가라앉지 않아 편안치 못하니”는 이 사건이 ‘정강(靖康)’ 연간에 일어났음을 짚어낸다.
“북쪽의 봉화를 쓸어내며 제경을 바라보네”는 이어지는 혼란 속에서 수도를 수복하려는 의지를 말한다. 금이 장방창을 황제로 세운 것이 “다른 성씨가 조정을 세워 국가의 지위를 끝냄”이며, “점친 세상이 삼륙이요 또다시 남쪽으로 가도다”는 북송이 9대 만에 끝나고 남쪽으로 옮겨가 남송(임안, 지금의 항주)이 됨을 예언한다.
제22상 을유(乙酉)
참(讖)에 가로되:
하늘에 말이 떠 있으니
흉함이 극에 달해 길함이 보이네
물이 아득하고 깊으니
나무 횃불에 크게 힘입도다
天(馬)當空 否極見泰
(眾馬)淼淼 木篝大賴
송(頌)에 가로되:
신령한 서울의 왕기가 동남에 가득하니
갈수(褐水)가 왕양하여 책략을 막는구나
나무 하나가 2, 8월을 지탱하니
떠날 때 말의 색깔이 반쯤 평안하도다
神京王氣滿東南
褐水汪洋把策幹
一木會支二八月
臨行馬色半平安
김성탄:
(원문의 “馬”와 “眾馬”는 알아보기 힘든 옛 글자라 의미가 통하는 현대 글자로 대신해서 풀이함)
“신령한 서울의 왕기가 동남에 가득하다”와 “나무 횃불(木篝)에 크게 힘입다”를 통해 조구(趙構, 고종)가 남으로 천도해 남송을 세운 일임을 알 수 있다.
‘목구(木篝)’란 곧 번체자인 ‘구(構)’를 말한다.
“흉함이 극에 달해 길함이 보인다(否極見泰)”는 송의 운명이자 조구 본인이 남쪽으로 도망치던 긴박한 과정을 뜻한다. 전설에 따르면 강왕 조구는 흠종의 아우로 원래 금에 볼모로 잡혀 있었으나, 두 황제가 잡혀간 후 꾀를 내어 탈출했다. 말을 타고 남쪽으로 달아나는데 큰 강이 가로막고 뒤에는 추격병이 붙었으나 말이 물에 들어가길 두려워했다.
위급한 때에 어디선가 준마(駿馬) 한 마리가 달려왔고 그는 즉시 말에 올라탔다. 그 말은 단숨에 강으로 뛰어들어 헤엄쳐 건너갔으며 건너편의 어느 신묘(神廟)에 이르러서야 멈추었다. 조구(趙構)가 눈을 돌려 보니 말은 보이지 않고 묘 안의 진흙 말이 온몸이 젖은 채로 있었다. 조구는 이 말이 진흙으로 만든 말인데 나를 구하기 위해 강에 뛰어들었으니 자신을 희생한 것이 아닌가 하고 생각했다. 그렇게 생각하던 중에 그 진흙 말이 서서히 녹아 없어지는 것을 보았다.
“하늘에 말이 떠있으니(天馬當空)”는 아마 전설상의 이 일을 가리키는 것일지도 모른다. “묘묘(淼淼)”와 “갈수왕양(褐水汪洋)”은 모두 강을 건너는 험난한 현상이 발생함을 암시한다.
“떠날 때 말의 색깔이 반쯤 평안하도다”는 남송이 임안에 치우쳐 안주하며, 근근이 버티는 작은 조정이었기에 ‘반쯤 평안(半平安)’이라 한 것이다.
“나무 하나가 2, 8월을 지탱한다”는 당시 최대의 간신 진회(秦檜)를 짚어낸다. ‘나무 목(木)’과 ‘모일 회(會)’를 합치면 ‘회(檜)’ 자가 된다. 또한 ‘2, 8월’은 봄(春)의 절반과 가을(秋)의 절반을 합친 모양으로 ‘진(秦)’ 자가 된다. 바로 이 진회 때문에 남송은 겨우 ‘반쯤 평안’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림에 말이 한 마리 있으니 예언 중 여러 곳에 마(馬)가 출현하니 아마 고종의 처지가 말과 큰 관계가 있는 것은 아닐까?
제23상 이괘(履卦)
참(讖)에 가로되:
도(道)인 듯하나 도가 아니니
하늘은 가라앉고 땅은 검증되네
상서로운 빛이 우내(宇內)에 가득하나
한 줄기 강에 노(楫)가 부러졌도다
似道非道 乾沈坤驗
祥光宇內 一江斷楫
송(頌)에 가로되:
오랑캐가 위엄 있게 토벌하러 오니
두 기둥이 하늘을 받치나 힘이 부치는구나
어찌하여 전란의 불길이 하늘에 닿는 밤에
오히려 등불을 켜고 물놀이를 즐기는가
胡兒大張撻伐威
兩柱擎天力不支
如何兵火連天夜
猶自張燈作水嬉
김성탄:
“이 상은 가사도(賈似道)가 권력을 잡고, 왕립신(汪立信)과 문천상(文天祥) 등이 단독으로 송 황실을 지탱하지 못한 일을 주관한다. 양양과 번성이 포위되어 위급한데도 가사도는 여전히 서호 가에서 밤잔치를 벌였으니 송실(宋室)이 망하는 것도 마땅하다.”
“도인 듯하나 도가 아니다(似道非道)”라는 표현은 실로 묘하다. 남송 멸망기의 대간신 이름이 바로 ‘가사도(賈似道)’이기 때문이다. [가(賈)는 ‘가(假 가짜)’와 음이 같으니 ‘가짜 사도’라는 뜻이 된다.] 이는 위충현(魏忠賢)이 조금도 충현(忠賢)하지 않아 위충현(偽忠賢)이라 불렸던 것을 떠올리게 한다. 역사상의 유명한 인물들은 정면 인물이든 반면 인물이든 그 이름에 모두 커다란 유래가 있는 듯하다. 그렇지 않다면 어찌 예언가들에 의해 이토록 신묘하게 쓰일 수 있겠는가.
이 가짜 사도는 대적이 국경을 압박할 때도 등불을 켜고 밤새 잔치를 벌였다.
“어찌하여 전란의 불길이 하늘에 닿는 밤에 오히려 등불을 켜고 물놀이를 즐기는가” 이 구절은 참으로 망국의 흔한 현상이다. 이러한 추측은 곧바로 검증될 수 있는데 “상서로운 빛이 우내(宇內)에 가득하나”는 바로 문천상(文天祥)의 빛이 천고에 천우(天宇)를 비춤을 말한다. 그의 이름 역시 매우 좋고 절묘하게 지어지지 않았는가.
“한 줄기 강에 노가 부러졌도다(一江斷楫)”에서 一과 江을 합하면 왕(汪)이 되므로 왕립신(汪立信)을 가리킨다. 송(頌)에 “두 기둥이 하늘을 받치나 힘이 부치는구나”에서 두 기둥이 바로 문천상과 왕립신이다.
어떤 이는 그가 단지 난을 당해서 구차하지 않은 사람에 불과할 뿐이라고 여긴다. 그는 건강(建康)이 백안(伯顔)에게 함락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송조에 희망이 없음을 알자 스스로 목을 졸라 죽었다. 또한 남송의 강산에 미친 작용이 크지 않아 지주라 불릴 만한 충신은 얼마든지 있으며 그의 차례까지 오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관건은 그의 정신이 당시 사람들을 고무할 수 있었다는 점이다. 만약 모든 사람이 난을 당해 구차하게 면하려 하지 않았다면 남송이 멸망했겠는가. 분명 그렇지 않았을 것이기에 그를 경천주(擎天柱 하늘을 받치는 기둥)라 부르기에 충분하다. “노가 부러진 것”과 “힘이 부치는 것”은 모두 그들이 남송의 멸망을 구하지 못했음을 설명한다.
“오랑캐”는 당연히 남송을 침입한 몽골인을 가리키며 참으로 그 공벌의 위세가 대단했다.
그림에 사람이 큰 입(口) 안에 있는 것은 가둘 수(囚) 자로 문천상이 갇혀서도 굴하지 않았던 천고의 사건을 암시한다.
[역주: 왕립신(汪立信)은 남송(南宋) 말기의 충신이자 장수로, 국운이 기울어가는 시기에 나라를 위해 헌신한 인물이다. 원나라 군대의 침공을 막기 위해 장강(長江) 방어선의 중요성을 역설하며 구체적인 방어 대책을 상소했으나, 당시 권력을 쥐고 있던 간신 가사도(賈似道)에 의해 그의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가사도는 왕립신의 유능함을 시기해 변방으로 내몰거나 요직에서 배제했다.
나중에 원나라 군대가 대대적으로 남하하여 파죽지세로 진격해 오자, 조정에서는 뒤늦게 왕립신을 다시 등용해 강회(江淮)를 방어하게 했다. 하지만 이미 대세는 기운 뒤였다. 수도인 건강(建康)이 함락되고 조정이 풍전등화의 위기에 처하자, 왕립신은 나라의 멸망을 예견하고 비통해했다.
“내가 일찍이 나라를 위한 계책을 올렸으나 쓰이지 못했고, 이제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르렀으니 죽음으로써 보답할 뿐이다”라는 취지의 말을 남기고 스스로 목을 매어 순국했다. 비록 나라를 구하진 못했으나, 끝까지 굴복하지 않고 절개를 지킨 그의 정신은 문천상(文天祥)과 더불어 남송 최후의 충절로 평가받는다.]
제24상 정해(丁亥)
참(讖)에 가로되:
산 벼랑과 바닷가에서
황제도 아니요 신선도 아니로다
삼구사팔(三九四八)이
만년토록 이어지리
山崖海邊 不帝亦仙
叄九四八 於萬斯年
송(頌)에 가로되:
열한 명의 점술가(十一卜人)가 작은 달(小月)에 끝나니
하늘을 돌릴 힘이 없고 도(道)가 모두 궁하도다
간과가 사방에서 일어나 갈 길을 잃었을 때
노도와 같은 거대한 물결 속을 지시하네
十一卜人小月終
回天無力道俱窮
幹戈四起疑無路
指點洪濤巨浪中
김성탄:
“이 상은 황제가 산으로 옮겨가고 원나라 장수 장홍범이 공격해오니, 남송 장수 장세걸의 병사들이 무너지고 육수부가 황제를 업고 바다로 뛰어들어 송나라가 멸망한 일을 주관한다.”
서기 1276년, 몽골군이 남송의 잔병을 추격해 광동성 애산(崖山)에서 포위했다. 대신 육수부는 막다른 골목에 이르자 어린 황제를 업고 바다로 뛰어들었으니 남송은 여기서 멸망한다. “열한 명의 점술가와 작은 달[十一卜人小月]”은 조(趙)를 파자한 것이다.
서기 1276년, 몽골군이 남송(南宋)의 잔여 세력을 끝까지 추격했고 마침내 광동(廣東) 신회(新會)의 애산(崖山)을 포위했다. 대신 육수부(陸秀夫)는 막다른 골목에 다다랐음을 보고 어린 황제를 등에 업고 거친 파도 속으로 뛰어들었으며 남송은 이로써 멸망했다. 참으로 십일복인소월종(十一卜人小月終)이라 할 만한데, 십일복인소월(十一卜人小月)은 번체자인 조(趙) 자를 파자한 것이다. “하늘을 돌릴 힘이 없고 도(道)가 모두 궁하도다”는 확실히 산도 물도 다 막힌 막다른 지경에 처했음을 가리킨다.
이 상(象)은 마치 예언가가 눈앞에서 직접 목격한 것과 같아서 지점과 상황에 대한 묘사가 매우 실감 난다. 예언이란 아마도 단순히 괘상(卦象)을 가지고 추산하는 것보다 복잡하며, 어쩌면 과거와 미래를 꿰뚫어 보는 특이공능(特異功能)의 일종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삼구사팔(三九四八)이 무슨 뜻인지는 아직 풀이하지 못했다. (버전에 따라 이구사팔(二九四八)로 되어 있기도 하다.)
이 그림에 대해서는 이해하기가 쉬운데, 태양이 바다로 가라앉으려 하는 것은 송나라가 망하려 함을 나타내며 황제(흔히 해로 비유됨)가 바다에 뛰어든 사건을 가리키기도 한다. 바다 위에 떠 있는 나무 한 토막 역시 바다에 투신한 사건과 의미가 통한다.
제25상 무자(戊子)
참(讖)에 가로되:
북쪽은 황제요 남쪽은 신하로다,
으뜸 하나(一兀)가 스스로 서니
알란하(斡難河 오논 강)의 물과
연나라 둥지의 보리로다
北帝南臣 一兀自立
斡難河水 燕巢補麥
송(頌)에 가로되:
솥발처럼 다투던 영웅들의 일이 본래 기이하니
한 마리 이리와 두 마리 쥐가 순식간에 판가름 나네
북쪽 관문의 빗장이 비록 견고하다 하나
자자손손 오오(五五)가 마땅하도다
鼎足爭雄事本奇
一狼二鼠判須臾
北關鎖鑰雖牢固
子子孫孫五五宜
김성탄:
“이 상은 원 태조가 강가에서 황제를 칭한 일을 주관한다. 태조의 이름은 테무친이며 원나라는 무릇 열명의 군주가 있었다. 그림의 도끼(鐵)와 자루(木)는 테무진(鐵木真)을 뜻하며 자루가 10마디인 것은 10명의 황제가 있음을 뜻한다.”
이 상(象)은 원 태조(元太祖)의 개국과 원나라 전체의 국운을 예언했다. 그림 속의 철도끼 한 자루는 자루가 열 마디로 나뉘어 있어 그 함축된 의미가 매우 집약적이다. 대략적인 해석은 다음과 같다. 도끼머리는 철(鐵)이고 도끼 자루는 나무(木)이니, 이는 원 태조의 이름인 철목진(鐵木真 테무진)을 암시한다. 도끼자루가 열 마디로 나뉜 것은 이후 원나라에 열 명의 황제가 나올 것임을 뜻한다. 간단한 그림 한 장으로 한 왕조의 거대한 흐름을 남김없이 묘사했다.
글 중에서 “자자손손 오오(五五)가 마땅하도다”에서 오오(五五)는 십(十)이 되므로 같은 의미다. 또한 “북쪽은 황제요 남쪽은 신하로다”라고 한 것은 남조의 한인(漢人)이 북방 호인(胡人)에게 신하로 복종할 것임을 예시한다. “알란하의 물”은 원 태조가 알난하(斡難河 오논 강)에서 황제로 칭호했음을 가리킨다.
“일올(一兀)”은 바로 원(元)이다. “솥발처럼 다투던 영웅들”은 원, 금 및 남송을 말하며, 이는 일랑이서(一狼二鼠)의 뜻이기도 하다. 이리(狼)는 원나라이고 나머지 둘은 의심할 바 없이 쥐(鼠)이니, 강약의 형세가 매우 뚜렷하여 전쟁이 일어나자마자 결과가 즉시 판가름 났다. 원나라의 북쪽 관문은 비록 견고했으나 대립하는 힘이 남쪽에서 오고 있었으므로 10대 제왕의 운수가 딱 들어맞는다.
(계속)
원문위치: http://zhengjian.org/node/4236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