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견망 2002년 6월 9일】
동한(東漢) 때 여남성(汝南城)에 약을 파는 노인이 있었다. 그의 약은 백가지 병을 고칠 수 있었으며 약이 닿기만 하면 병이 없어졌다. 노인은 약을 팔 때 약을 사는 사람에게 약을 먹은 후 무엇을 토하고 며칠만 지나면 낫는다고 말했는데 하나하나 효험이 있었다. 그러나 그의 약은 대개 값을 깍아 주지 않아 매일 상당한 수입이 있었다. 그러나 이 노인은 매일 자신에게 약간의 돈만 남기고 나머지는 즉시 길거리의 가난한 사람들에게 주어버렸다. 사람들은 자주 그가 앉았던 곳에 하나의 표주박이 걸려 있는 것을 보았는데 이상한 것은 매일 해가 진 후 노인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고 단지 표주박만 텅 빈 집에 걸려 있었으며 누구도 그 노인이 어디로 갔는지 알지 못했다.
나중에 그 지방의 한 하급 관리가 그의 비밀을 발견했다. 알고 보니 노인은 매일 해가 진 후 뛰어올라 표주박 안으로 뛰어 들어가는 것이었다. 이 사람은 노인이 보통 사람이 아닌 것을 알고 매일 정성껏 노인을 위해 청소를 하고 먹을 것을 보냈는데 노인은 사양하지 않고 모두 받았다. 시간이 흘러 노인은 이 사람이 나태하지 않으며 아무런 요구도 하지 않는 것으로 보아 이 사람은 확실히 도를 구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어느 날 노인이 그에게 말했다. “해가 진 후 아무도 없을 때 조용히 내게 오게나.” 저녁에 아무도 없을 때 그는 노인을 만나러 갔다. 노인은 “자네는 내가 표주박 속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았으니 자네도 따라서 뛰면 나를 따라 들어갈 수 있다네.” 노인은 한번 솟구치더니 사라졌다. 그는 노인의 분부에 따라 몸을 솟구쳐 뛰었고 과연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표주박 속으로 들어갔다.
표주박 안으로 들어가서 후 보니 원래 표주박은 뜻밖에 하나의 광활한 세계였으며 그 속에는 오색찬란한 첩첩의 누각과 정자와 굽어진 회랑이 있었고 수십 명의 하인들이 노인의 좌우에 대기해 있었다. 노인은 말했다. “나는 원래 선인(仙人)으로 죄를 지어 잠시 인간세상에 귀양을 갔다네. 자네는 가르칠만한 사람이라 연분이 있어 나를 만난 걸세.” 이에 이 사람은 노인에게 절을 올리고 사부로 모셨다.
어느 날 노인이 그를 찾아와 자신과 같이 마실 술을 가져왔다고 했다. 이 사람은 아래층으로 몇 사람을 보내 술을 가져오도록 했으나 그 술은 어떻게 해도 들 수가 없었으며 수 십 명이 달려들어도 안 되었다. 그래서 그 노인에게 이야기하는 수밖에 없었다. 노인은 내려가더니 한 손가락으로 가볍게 들어 술을 가지고 왔다. 이 관리는 노인과 함께 동이 틀 무렵까지 술을 마셨다. 겉보기에 술은 얼마 되지 않는 것처럼 보였지만 아무리 마셔도 끝이 나지 않았다.
노인이 말했다. “며칠 후에 나는 가야하네, 자네는 나를 따라 가겠나?” 이 사람이 대답했다. “저는 어르신을 따라 가기로 결심했지만 저희 가족들에게 알리고 싶지는 않습니다. 어떻게 할까요?” 노인은 “그야 아주 쉽지.” 하면서 푸른 대나무 장대를 하나 주어 분부했다. “자네는 집에 가서 아픈 척 누워있게나. 다음날 이 푸른 장대를 침상에 놓고 나서 아무 말도 말고 즉시 나오도록 하게.”라고 했다. 그 사람은 그대로 따라 했다. 가족들이 본 것은 장대가 아니라 오히려 그가 침상에서 죽어 있는 모습이었다. 할 수 없이 그를 장례지내는 수밖에 없었다.
한편, 이 사람은 노인을 따라 홀연히 어느 곳으로 갔다. 노인은 이 사람을 한 무리의 늙은 호랑이들 사이에 두었는데 늙은 호랑이는 흉악하게 생긴 이빨을 갈고 있었으며 입을 크게 벌려 그를 물려고 했다. 그는 조금도 마음이 흔들리지 않았다. 다음날 노인은 이 사람을 석실(石室)에 가두었는데 석실 위에는 큰 바위를 새끼줄로 묶어 놓았고, 뱀들이 새끼줄을 갉아 먹고 있었으며 바위가 흔들리면서 떨어지려 했다. 노인은 하하 웃으면서 말했다. “자넨 확실히 쓸 만한 그릇일세.” 이번에는 구더기가 가득 한 분뇨를 한 소반 가져와 먹도록 했다. 그가 보니 악취가 나서 어디 먹을 수 있겠는가. 노인은 그가 이렇게 하는 것을 보고 탄식하며 말했다. “자넨 결국 신선으로 성취되지 못하겠네. 단지 지상에서 왕이 될 수 있고 수백 세까지 살 수 있을 걸세.” 알고 보니 그 악취는 선약(仙藥)이었으며 이 사람의 도심(道心)이 확고한지 시험하기 위해 만들어낸 가상이었다.
이 사람은 시험을 통과하지 못해 매우 실망했으며 어떻게 해야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 몰랐다. 노인은 죽장 하나를 주며 그것을 타면 돌아갈 수 있다고 했다. 그가 죽장을 타자 한순간에 집 앞에 도달해 있었다. 죽장은 하나의 청룡이 되어 날았던 것이었다. 그가 집에 들어가자 식구들은 귀신을 보았다고 여겨 깜짝 놀랐다. 그의 설명을 듣고 또 묘를 파헤쳐 보니 과연 관 속에는 하나의 죽장이 있을 뿐이었다.
그는 겨우 하루 집을 떠났다고 생각했는데, 식구들에게 물어보니 벌써 일 년이 지났다고 했다. 이 사람은 비록 신선이 되지는 못했지만 일부 세간 소도를 배워 세인을 구제했고 하루에 천리를 갈 수 있었다.
[이야기 출처: 사고전서-신선전(神仙傳)]
(영문원문:http://www.pureinsight.org/pi/index.php?news=875)
발표시간:2002년 6월 9일
정견문장 : http://zhengjian.org/zj/articles/2002/6/9/16395.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