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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산(仿山)의 전설

작자: 설연(雪蓮)

[정견망] 산동성 정도(定陶)현 북쪽 60킬로 떨어진 곳에 방산(仿山)이라는 유명한 산이 있다. 옛사람들은 산은 높지 않아도 신선이 있으면 유명하다고 한다. 방산은 산동, 하북, 강소, 안휘 등의 성에서 유명하니 반드시 신선이 여기에 나타났을 것이다. 주변 도시의 민간에서 확실히 신의 흔적이 전해 오고 있다. 아래는 노서(魯西) 남쪽에서 전해지는 전설을 소개한다.

유청명(劉淸明)은 청나라 말기에 태어난 사람인데 유둔(劉屯)촌에 정착해 어려서부터 농사를 부지런히 지은 보통 농민이었다. 30살 됐을 때 군벌이 마을에 와서 장정들을 잡아가자 그는 병사가 되기 싫어 도망쳤다. 유청명은 방산에 도착해 절을 찾아 휴식을 하려 했다. 이때 갑자기 커다란 절이 보였는데 대문에 방산영성사(仿山靈聖寺)라고 새겨져 있었다. 몇 년간 이곳에 오지 않았는데 그 사이에 아마 어느 집에서 돈을 내서 이 절을 지은 듯했다. 유청명이 가볍게 문을 세 번 두드렸더니 젊은 스님이 문을 열며 말했다 “시주님 무슨 일이죠?” 유청명은 합장하며 말했다. “걷다 피곤해 잠시 이곳에서 좀 쉴까 합니다! 폐를 끼쳐도 괜찮겠습니까?” 젊은 스님은 그를 데리고 방장 스님을 뵈러갔다.

사원은 밝고 예쁘며 경치가 화려했다. 하늘이 높고 푸르며 맑아 풀도 반질반질 윤택을 띠었으며 송백나무는 초록빛이 뚝뚝 떨어지는 듯했고 풍경이 뎅그렁 울렸으며 향 피우는 연기가 감돌았다. 누대의 전각은 오색찬란하며 정취가 가득했다. 고대 복장을 한 남녀가 즐겁게 왔다 갔다 했으며 유유자적했다. 유청명은 걸어가면서 다 볼 수 없어서 걸음을 몇 번이나 멈췄다.

방장은 유청명이 온 것을 이미 알고 있었고 객실에서 그를 접대했다. 비록 간소했지만 매우 맛이 있었다. 식사 후 방장이 말했다. “우리는 비록 지척에 있지만 왕래한 적이 없는데 이번에 만난 것도 연분입니다. 제게 고서가 하나 있는데 사람의 운명과 길흉화복을 예측할 수 있습니다. 이것으로 호구지책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함부로 천기를 누설하면 안 되며 인간 세상의 질서를 어지럽히면 안 됩니다.” 유청명은 보서를 받아들고 즐겁게 밖으로 나와 피난하러온 것을 잊어버리고 즉시 방장에게 작별하고 유둔촌으로 돌아가려 했다.

유청명이 절 대문을 나가서 고개를 돌려 스님과 작별하려 하다가 크게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절의 종적이 보이지 않았고 눈앞에는 황량한 벌판뿐이었으며 먼 곳에 다 허물어진 절이 하나 있을 뿐이었다. 마치 꿈을 꾼 듯하여 품을 더듬어 보니 책은 아직 품속에 있었다. 그는 흐리멍덩하게 집으로 가는 길을 밟았다. 보니 원래 작은 길이 넓어져 있었고 마을이 크게 변했으며 집도 다 새로 지어져 유청명은 유둔으로 가는 옛길을 찾을 수 없었다. 길가 사람들에게 물어보아 겨우 유둔으로 가는 길을 찾았다. 그러나 이미 많이 변해서 흙집은 없어져 보이지 않았고 큰길 양쪽에 다 벽돌, 청기와로 지은 집들이었다. 유청명은 온 마을을 다녀도 아무리 해도 자기 집을 찾을 수 없었다. 온 마을에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자기를 알아보는 사람이 없었다. 그는 매우 생소한 곳에 온 것을 느꼈다.

마침내 나이가 80이 넘어 보이는 노인이 문 앞에 돌 위에 앉아 쉬고 있는 것을 보고 다가가 물었다. “노인장, 이 마을에 유청명이라는 사람이 있습니까?” 노인은 가늘게 눈을 뜨고 눈앞의 젊은이를 헤아려 보더니 천천히 말했다. “당신이 그를 어떻게 아는가? 이 마을에 나 외에 그를 아는 사람이 몇 안 될 텐데. 우리 둘은 어려서부터 함께 놀았기에 평생 안 잊어버리지. 그 아들도 이미 세상을 떠났고 손자는 아직 심천(深圳)에서 일을 하고 있는데 손자는 할아버지 얼굴을 본적이 없고 이름도 모를걸. 50 몇 년 전 청명은 가출했는데 줄곧 무소식이었고 아마 살아있다면 80 몇 살 됐을 거야.”

유청명은 노인의 말을 듣고 더욱 의심이 일어났다. 그래서 말했다. “나를 잘 보시오 그 당시 유청명 같지 않습니까?” 노인은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한번 살피더니 “좀 그런 것 같소만, 기억이 똑똑하지 못해서. 반평생 이전의 일이라 어찌 잘 알겠소. 한 마을에 살아 이름은 잊지 않는데 모습은 정확히 기억 못하오.” 유청명은 다짜고짜 말했다. “이건 매우 기이한 일입니다. 나는 줄곧 꿈을 꾸고 있는 것 같은데 당신은 연세가 있으니 보고 들은 게 많지 않겠소. 한번 말해보시오. 내가 바로 이 마을의 유청명이요. 어제 장정을 잡아가는 것을 피하러 방산으로 도망갔는데 그곳에서 밥한 끼 먹고 돌아오니 모든 것이 변했습니다. 우리 촌도 몰라보겠고 남녀노소도 아무도 나를 몰라보고 나도 저 사람들을 몰라보겠습니다. 이게 어찌된 일이요?”

노인은 이 말을 듣고 머리를 긁으며 한참을 생각하다가 무릎을 탁 치며 말했다. “알았다 알았어. 알고 보니 노인들이 말한 전설이 사실이구만. 하늘에서 딱 하루가 흘렀는데 지상에서는 이미 천년이라는 말이 있지 않은가. 당신이 어제 본 방산에서 본 것은 낡은 절이 아니라 분명 신선이 연화해낸 큰 절이며 그곳은 천당 같은 곳이지. 그곳에서 밥 한 끼 할 시간이면 인간 이곳에서 이미 50여 년이라네, 이렇지 않겠소?” 노인의 말은 유청명을 문득 깨우쳤다.

그는 갑자기 활짝 말했다. “당신 말이 맞습니다. 내가 절 문을 떠날 때 절은 종적도 없어졌어요, 이것도 내 전세에 쌓은 덕인가 보네요. 내가 인연이 있어 직접 신선을 만났군요. 신선이 내게 책을 하나주었습니다!”

유청명은 품에서 누런 껍질의 책을 꺼냈다. 노인이 한번 보더니 말했다.
“당신 말대로라면 이것은 천서라고 할 수 있으니 가치를 헤아릴 수 없는 보물이요. 그것으로 위로는 천문 아래로는 지리를 통달하여 우주의 건곤을 가슴속에 품은 것과 같으니 천하를 돌아다녀도 굶지는 않겠소. 당신은 젊으니 전도가 무량하겠군요, 축하합니다!”

이때부터 유청명은 고향을 떠나 정말 사방으로 유랑했다. 산동과 주위의 성에서는 유선생이라는 분이 있는데 점치기 풍수가 매우 정확하다고 한다. 그는 얼굴이 붉고 정신이 또렷하여 도무지 백세 노인 같지 않고 그저 4,50세의 중년으로 보인다고 한다. 듣는 바에 의하면 몇 년 전 그는 대도(大道)에 들어 정법을 얻었으며 어느 시골에서 정착해 살며 수련하고 있다고 한다.

발표시간: 2012년 1월 27일
정견문장: http://www.zhengjian.org/node/801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