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자/ 유풍(劉豐)
【정견망】
사람이 아무리 노력해도 흔히 결과는 마찬가지인데 마치 무형의 힘이 일체를 장악하고 있는 듯 하다. 옛날 사람들은 운명을 믿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사는게 좀 수월했다.
이부영사(吏部令史) 마유진(馬遊秦)은 당나리 개원(開元 당 현종의 치세) 년간에 임기가 만료되어 다른 사람을 선발해야 했다. 당시의 시랑(侍郎)은 배광정(裴光庭)이었다. 관례에 따르자면 구관 중에 새로운 사람을 선발하고 마유진을 다른 직책으로 바꿔야 했다. 마유진에게 어디로 갔으면 좋을지 어떤 요구가 있는지 묻자 그는 대답하지 않았다. 배광정이 재차 묻자 그는 말했다. “저는 일찍이 제가 무슨 관직을 할지 알기에 더 말할 필요가 없습니다.”
배광정은 “당신이 어떤 직책을 맡을 지는 내가 결정하는데 당신이 어떻게 아는가?” 유진은 대답하지 않았고 또 두려운 기색도 없었다. 광정이 화가 나서 말했다. “이왕 알고 있다면 한번 말해보는 것이 어떤가?” 유진은 “이 일을 글로 써드릴 수는 있지만 말로 할 수는 없습니다.”라고 했다.
결국 배광정은 그에게 관직명을 써내게 한 후 기둥 속에 감추어 놓고는 발표 후에 보기로 했다. 나중에 태상노군(노자)이 여산에 나타났는데 어가가 직접 이곳에 왔으며 이곳 이름을 회창현에서 소응현으로 바꾸었다. 배광정은 이전에 소응현이라는 이름이 없으므로 유진이 알 방법이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유진을 소응현 현감에 임명한다고 했다. 관직을 임명을 발표하는 날 기둥 속에 감추어 놓았던 기록을 꺼내보니 마유진이 쓴 것과 똑같았다.
《출처: 전정록(前定錄)》
문장위치: http://www.zhengjian.org/2016/06/17/153303.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