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신전문화 중국역사 연구팀
【정견망】
2. 천(天)이 곧 신이며 중국 역사문화의 근원이자 수호자다
일단 ‘신(神)’이나 ‘상제(上帝)’를 언급하기만 하면 많은 사람들이 기독교 등 서방 종교에서 강조하는 유일신 ‘GOD’을 연상한다. 사실 중화민족이야말로 신을 가장 공경하고 사랑하는 민족이다. 역사적으로 창세의 반고(盤古), 사람을 만든 여와(女媧), 하늘로 날아올라간 대도(大道), 득도한 진선(眞仙), 수련으로 삼계를 벗어난 나한(羅漢), 대자대비한 보살, 중생을 널리 제도한 불타에서부터 천지산천은 물론 성현(聖賢)의 영혼에 이르기까지 드넓은 신주대지(神州大地)는 그야말로 만물에 영(靈)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일상생활에서 중국인들은 머리 석 자 위에 신령이 있다(頭上三尺有神靈)고 말하는데 생로병사, 혼인인연, 자녀양육, 학업과 관직, 복록과 운세, 길흉(吉凶)이나 성패(成敗)에 이르기까지 크고 작은 모든 일에서 부동한 층차의 신명(神明)이 안배하고 있다는 뜻이다. 신은 그야말로 없는 곳이 없다.
그렇다면 신이란 무엇인가? 중국인의 직관적인 인상 속에서 신(神)은 아름답고 사람의 형상을 지녔다. 이는 물론 여와신이 자신의 형상을 따라 사람을 만든 것과 직접 관련이 있다. 그러나 중국인의 전통문화 속에서 신이 전한 한자(漢字)의 문화적 바탕 속에서 신의 함의는 ‘신’이란 글자의 구조 속에 감춰져 있다.
‘신(神 shen)’의 좌변 ‘시(示)’는 상천과 신 및 천지음양의 도가 세간에 대해 점화하고 계시함을 상징한다. 우변의 ‘신(申)’은 ‘신(神)’의 본래 글자로 갑골문,금문,소전(小篆)에서는 이런 모양이다(역주: 이 부분 그림 파일이 깨져 있어서 본문만 번역). 상형(象形)과 회의(會意)라는 한자의 특징에서 보자면 이는 두 개의 상반상성하고 상생(相生)상화(相和)하면서도 변화막측한 ‘인(人)’의 형상이다(역주: 이 부분에도 원래 갑골문 등 人의 4가지 그림이 있는데 그림파일이 깨져 있어서 본문만 번역). 사람은 신에서 내원하는데 신의 모습을 모방해 사람의 형상을 만들었다는 뜻이다.
이외에도 갑골문이나 금문 소전에서 신(神 역주: 이 부분에도 3개의 그림 파일이 깨져 있음)이란 글자의 모양에서 보다시피 태극(太極) 신기한 연계가 있음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이것은 대략 본론에서 언급할 이번 차례 중화문명의 연원과 도가(道家)의 관계를 미묘하게 표현하는 것이다.
‘도(道)’에 관해 말하자면 전통문화 속에는 3가지 함의가 있다.
첫째 도가에서 인식하는 우주본원(宇宙本源)이자 진리대도(真理大道)다. 때문에 노자는 “도라고 말할 수 있는 도는 상도가 아니다(道可道,非常道)”라고 했다. 또 “하나가 둘을 낳고 둘이 셋을 낳고 셋이 만물을 낳는다(一生二,二生三,三生萬物)”고 했다.
둘째로 ‘도’의 신(神)을 나타낸다. 예를 들면 “음양으로 헤아릴 수 없는 것을 가리켜 신이라 한다(陰陽不測之謂神)”, “신이란 변화의 극(極)으로 만물을 묘하게 함을 이르며 형태(形)로는 따질 수 없다(神也者,變化之極,妙萬物而爲言,不可以形詰)”는 등이다. 이는 모두 ‘신(神)’의 각도에서 ‘도(道)’를 묘사한 것이다.
셋째, 도는 또 도가의 이치를 따라 수련하는 사람을 가리킨다.
총괄하자면 중국전통문화의 인식 중에서 천도(天道)와 신이 우주만물을 만들었으며 신의 형상과 정보는 도처에 없는 곳이 없다.
그러므로 전통문화에서는 종래로 하늘을 본받고 도를 따르며(法天順道) 신을 공경하고 부처님께 예를 올리는 것(敬神禮佛)을 중시해 왔다. 심지어 인륜강상(人倫綱常 역주: 삼강오륜의 인륜)을 강조하는 유가에서조차 그 전제는 역시 하늘을 공경하고 조상을 본받으며 ‘천명(天命)을 두려워하고’ 인간의 윤상(倫常 인륜)을 ‘천륜(天倫)’으로 받드는 것이다. 조종(祖宗)에 대한 최고의 예찬은 신께 제사 드리는 심태와 의식으로 조상의 영혼인 귀신(鬼神)을 제사지내고 숭배하는 것이다. 또 ‘천지인(天地人)’ 삼재(三才)의 도에 대한 깨달음이 인륜강상과 예의 중에 반영되고 표현된다.
중국 선인(先人)들의 문명맥락이 천(天)에 바탕을 두었음은 아주 명확하게 볼 수 있었다. 예를 들면 주(周)나라 때 채택한 육관(六官)제도는 ‘천관(天), 지관(地), 춘관(春), 하관(夏), 추관(秋), 동관(冬)’이다. 이는 삼대(三代 역주: 하상주夏商周 세 왕조를 말함)판 제도화된 ‘천인합일’의 인문적 해석이다. 또 역대로 조대(朝代)마다 ‘천부지모(天父地母)’라 하여 도가의 천도(天道)와 음양의 이치를 중시하고 유가의 인륜과 효도를 중시해왔다.
또 다른 예를 들자면 서한(西漢)의 대유학자 동중서(董仲舒)는 도가 및 음양가의 음양과 오행이론을 끌어들였고 전국시대 법가(法家)를 대표하는 한비(韓非)가 “신하가 임금을 섬기고 아들이 아버지를 섬기며 아내가 남편을 섬김”을 확대시킨 ‘삼강오상(三綱五常)’ 학설은 후세에 널리 보급되고 존중된 ‘천지군친사(天地君親師 역주: 하늘 땅 임금 부모 스승이 가장 존귀하다는 의미)’가 되었다.
이것들은 모두 천리(天理)와 천도(天道)가 각기 다른 시기에 인문의 층차에서 연역된 것들이다. 바로 중국인들이 천리와 천도를 문명의 근원으로 삼았기 때문에 고인(古人)들은 역대로 ‘역천반도(逆天叛道 하늘을 거스르고 도를 배반)’, ‘기사멸조(欺師滅祖 스승을 기만하고 조상을 능멸)’를 가장 용서할 수 없는 큰 죄악으로 여겨왔다.
오늘날에도 중국인들의 사유체계는 여전히 하늘과 신에 대한 기억을 보존하고 있다. 때문에 설사 아무리 고집 센 사람이 말로는 신불(神佛)을 믿지 않는다고 말할지라도 막다른 길에 다다르면 내심에서 자발적으로 우러나와 “하늘이여! 하느님”을 찾고 아무리 미쳐 날뛰며 입으로는 하늘도 땅도 두렵지 않다고 하는 자들도 만겁에도 회복될 수 없는 때에 이르면 반드시 “명(命)을 인정”한다.
여기서 ‘천(天 하늘)’이란 바로 신(神)으로 함의가 더욱 광대하고 풍부하며 심원한 신을 말한다.
여기서 명(命)이란 바로 천명(天命)으로 하늘이 정한 운명이다.
고대 전적에서 여러 차례 상천(上天), 호천(昊天), 황천(皇天) 등을 언급한 것을 흔히 볼 수 있는데 바로 높은 하늘 위에서 천하의 신명(神明)을 주재한다는 뜻이다. 몇 가지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감히 상천(上天) 신후께 고하나니 유하를 죄주시길 청합니다(敢昭告於上天神后,請罪有夏)”
“호천상제(昊天上帝)께선 나를 버리지 않으셨다”
“황천이 돌보고 명하시어 사해를 다스리는 천하의 군주가 되셨습니다(皇天眷命,奄有四海爲天下君)”
“하늘이 현조에게 명해 내려가서 상을 낳게 하셨다(天命玄鳥,降而生商)”
“천성을 생각하지 않고 따라야할 법으로 나아가지 않는다(不虞天性,不迪率典)”
중국인들은 일상생활에서도 흔히 ‘천(天)’을 말하는데 대부분 천도(天道), 천의(天意), 천수(天數), 천명(天命), 천기(天機), 천제(天帝), 천신(天神), 천계(天界), 천당(天堂), 천위(天威), 천위(天位), 천뢰(天籟) 등을 가리킨다. 설사 우리 머리 위의 층층 끝이 없고 볼 수는 있어도 만질 수 없는 우주를 가리킬 때조차 천공(天空)이라 하는데 사람에 대해 말하자면 영원히 신비막측(神秘莫測 역주: 신비하여 헤아릴 수 없음)한 것이다.
왜냐하면 사람은 하늘의 조화이자 신의 조화이기 때문에 인류는 태어나면서부터 가장 소중하고 개변할 수 없는 천진(天眞), 천량(天良), 천성(天性), 천부(天賦), 천륜(天倫) 등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신(神)과 천(天)의 다양한 글자 형태
《설문해자》에서는 “하늘은 정수리다. 지고무상한 것으로 일(一)과 대(大)를 따른다(天,顛也. 至高無上,從一大.)”고 했다.
하늘은 영원히 인류의 머리 위에 있는 ‘하나(一)’로 이것은 바로 노자가 말하는 “도가 하나를 낳는다”고 할 때의 하나이자 “도는 자연을 본받는다(道法自然)”고 할 때 법(法)이 만든 하나다. 결론적으로 말해 하늘은 저 높고 높은 곳에서 사람에게 명백히 알려주는 ‘도(道)’이자 최종적으로 사람을 가늠하는 ‘법(法)’이다.
고인(古人)들이 “하늘 밖에 하늘이 있고(天外有天)” “백성들은 일상생활에서 사용하지만 모른다(百姓日用而不知)”는 말은 아주 커다란 천기(天機)를 말한 것이다. 그것은 바로 천(天)이 사람을 주재하는 신명(神明)이며 또 무궁하게 여러 층면이 있고 무궁하게 여러 종류가 있으며 유형 또는 무형으로 인류를 주재하는 신명이다. 이를 현대 용어로 설명하자면 중화의 전통은 자고로 ‘다신론(多神論)’이었다. 이것은 다른 민족이나 종교에 비해 더욱 심원한 것이다.
다른 민족들은 모두 대대로 전해지는 신화 속에서 자신들의 창세신(創世神)을 존중하고 신봉하지만 모종의 종교형식에 편중되거나 심지어 다른 신명을 배척한다. 사실은 각기 다른 신들이 각기 다른 인종과 민족을 창조했고 그에 상응한 각기 다른 신앙과 수련 및 교화 체계를 전해왔다. 그러므로 그 하나의 특정한 민족이나 종교에 대해 말하자면 그 신명은 당연히 유일한 것이다. 하지만 중국은 신전문화 속에서 여러 신들이 존재해왔고 하늘 밖에 또 하늘이 있는 것으로 이는 중화 신전문화체계가 여러 신들보다 높고 또 여러 하늘 바깥에 있는 보다 높은 층을 지향한다는 것이다.
인류는 자고로 한 가지 공통된 인식을 지녀왔는데 바로 만물에는 하나의 공통 근원이 있다는 것이다. 중국인들의 ‘하늘 밖에 하늘이 있다’는 설은 만물의 근원으로 되돌아가는 길이 되었다. 인류는 시작부터 층층 위로 추론해 끝없는 천우창궁(天宇蒼穹)에는 반드시 한분의 가장 높은 하늘이자 가장 높은 신이 존재할 것이라고 여겨왔으며 우리는 그분을 ‘창세주(創世主)’라 존칭한다. 그분은 층층의 천(天)・지(地)・신(神)・인(人) 및 만사만물을 주재하고 만드셨으며 중국 역사상 각각의 조대(朝代)마다 각각 유일무이한 문화를 연역하셨다. 이것은 바로 인간세상에서 여러 하늘이 투영된 것이다.
중국 전통문화 속에서 신(神)의 내함이 이토록 박대정심(博大精深)하기 때문에 중국 옛사람들은 비로소 암암리에 천의(天意)에 순응해 함의가 광대무변(廣大無邊)한 ‘천(天)’이란 글자로 각기 자신의 근원이 되는 여러 신명(神明)과 층층 높은 하늘 위에서 가장 높은 주재자인 창세주를 존칭해왔던 것이다.
때문에 중국인들은 줄곧 ‘천인합일(天人合一)’의 이념을 존중해왔고 각종 학파나 심지어 개인에 이르기까지 천인합일 이념에 대해 각자의 해석이 있다. 하지만 이를 종합해서 논술하면 소위 ‘천인합일’이란 바로 사람은 하늘에 순응해야 하며 인도(人道)는 천도(天道)와 신(神)의 뜻에 순응해야 하며 최종적으로 최고의 천법(天法)인 창세주의 대도(大道)대법(大法)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원문위치: https://www.zhengjian.org/node/2343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