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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신연의》 별해 (4): 달기의 짐승본성[獸情妲己]

글/ 명모

【정견망】

사람에게 인정(人情)이 있다면 짐승에겐 수정(獸情 짐승의 본성)이 있다. 사람이 만약 짐승과 같은 일을 한다면 사람들은 곧 그들을 짐승이라고 욕한다. 인류가 동물계의 사상(思想)을 접촉하기란 드문 일인데 여우요괴(狐狸精)란 어떤 물건인가? 바로 달기를 보면 알 수 있다.

달기는 원래 헌원의 묘에 살던 천년 묵은 여우요괴(狐狸精 호리정)으로 여와의 명령을 구실로 사람의 형상을 얻었다. 하지만 짐승의 본성으로 인간 세상에 참여했으니 어떤 재앙이 나타나겠는가?

3월 15일 여와낭랑의 탄신일을 맞아 재상 상용(商容)이 주왕에게 여와 묘에 행차해 향을 사를 것을 청한다. 나중에 이 일로 인해 상용 자신의 죽음은 물론이고 상조(商朝)의 멸망을 초래한다. 상용은 자신이 추대한 주왕이 어진 덕을 지닌 성군(聖君)처럼 대했고 자신도 단속하지 못하고 술과 여색에 빠진 미치광이인 줄은 생각조차 못했던 것이다. 주왕은 아름다운 여와낭랑의 모습을 보고는 뜻밖에도 여와궁의 벽에 성명(聖明)을 모독하는 시를 남기고 궁으로 돌아온다.

한편 여와낭랑은 화운궁(火雲宮)에 가서 복희(伏羲), 염제(炎帝), 헌원(軒轅) 세 성인을 만나고 여와궁에 돌아온 후 벽에 적힌 시를 발견하고는 크게 화를 내며 말한다.

“무도한 혼군(昏君)인 은수(殷受 주왕)가 몸을 닦으며 덕을 세워 천하를 지킬 생각은 안하고 도리어 하늘을 두려워하지 않고 나를 모독하는 시를 썼으니 정말 못되었구나.”

사람은 본래 여와가 만든 것으로 누가 만들었으면 바로 그가 관할하는 법이다. 낭랑은 인간 세상에서 색심(色心)의 위해(危害)를 경고하기 위해 천년호리정(千年狐狸精 천년 묵은 여우요괴), 구두치계정(九頭雉雞精 머리 아홉인 꿩 요괴), 옥석비파정(玉石琵琶精 옥석으로 된 비파 요괴)에게 명령을 내려 사람 몸을 빌려 궁궐에 들어가 주왕을 미혹시키고 나중에 무왕(武王)이 주를 토벌할 때 성공하도록 돕되 중생을 해쳐선 안 된다고 분부했다.

천하에 수많은 요괴들이 있는데 여와낭랑은 왜 오직 이들 세 요괴만 불렀을까? 요괴의 도(妖道)는 인도(人道)와 마찬가지로 모두 각자 심성(心性)을 지니는데 인간의 일에 참여해 색심(色心)의 악독함을 가장 잘 연기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여우요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와낭랑은 자비로워서 세 요괴에게 “중생을 잔혹하게 해쳐선 안 되며”고 오직 이렇게 할 수만 있다면 짐승의 본성을 없애고 수련 성취할 수 있노라고 했다. 하지만 이는 야수(野獸)에게 있어 넘기 힘든 관이었다. 우리 인류가 동물을 짐승으로 보는 것처럼 동물계에서는 인류를 짐승으로 본다. 가령 수라도(修羅道)의 짐승요괴들(獸精)은 마치 사람이 동물 고기 먹길 좋아하는 것처럼 사람 잡아먹기를 좋아한다.

자고로 예쁜 얼굴은 재앙의 화근(紅顏多禍水)이라 했으니 사물이 극에 달하면 반드시 반대로 변하게 마련이다. 인간세상은 특수한 경계(境界)로 미색(美色)이 가장 정점에 오를 때가 바로 그녀들이 인형(人形)을 정점까지 닦은 것으로 만약 사람의 테두리를 벗어나지 못하고 또 모습을 숨기지 못한다면 어찌 되겠는가?

기주후(冀州侯) 소호(蘇護)에게 달기(妲己)란 딸이 있었는데 자태가 몹시 아름다웠다. 주왕이 그녀를 차지하기 위해 병력을 동원해 기주를 공격한다.

이에 화가 난 소호는 모든 게 못난 딸을 낳았기 때문이라며 괴로운 마음으로 칼을 들고 달을 죽이러 갔다. 하지만 얼굴 가득 함박웃음을 지으며 자신을 찾아온 이유를 묻는 딸을 보자 차마 죽이지 못한다.

소호는 눈물을 머금고 고개를 끄덕이며 딸에게 이렇게 말한다.

“이 웬수야! 너 때문에 오빠가 사로잡히고 우리 성도 곤경에 빠졌다. 부모가 남의 손에 죽게 생겼고 종묘마저도 남의 손에 넘어가게 생겼구나. 너를 낳는 바람에 우리 소씨 가문이 끝장나게 되었단 말이다!”

나중에 멸족의 화를 피하기 위해 소호는 어쩔 수 없이 달기를 주왕에게 바치기로 하고 또 직접 경성인 조가까지 호송을 맡았다. 달기가 가족들과 이별하면서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는데 그 모습이 마치 안개에 쌓인 작약이나 빗물 머금은 배꽃 같았다.

달기를 태운 수레가 은주역(恩州驛)에 이르렀을 때 천년 여우요괴는 이미 이곳에서 3년을 잠복하고 있었다. 이날 밤 달기의 혼백은 여우에게 빨려 죽고 여우가 사람의 몸을 빌려 사람의 외모를 지니고 주왕을 미혹하러 간다.

조가에 도착한 달기가 주왕에게 나아가 인사를 올리자 주왕이 유심히 살펴본다. 삼단 같은 검은 머리에 살구처럼 발그레한 얼굴, 복숭아 같은 볼이며 가늘고 부드러운 허리가 마치 햇살 아래 해당화나 빗물 머금은 배꽃과 같았다. 요지(瑤池)에 내려온 구천(九天)의 선녀나 월궁의 항아(嫦娥)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 미인이었다.

달기는 앵두 같은 붉은 입술을 벌려, 봉황 같은 그윽한 눈매로 눈꼬리에서 수 만 가지 추파를 던지며 말한다.

“죄인의 딸 달기가 폐하께 인사 올립니다. 만세, 만세, 만만세!”

이 몇 마디에 주왕의 혼(魂)은 하늘 밖으로 날아가고 백(魄)이 구소(九霄)에 흩어져 온몸이 나른해지면서 귓불이 달아오르고 눈에 경련이 일어나 어찌할 바를 몰랐다.

달기와 주왕의 추태가 드러나니 진실로 천박한 것들이다. 전체 인류의 눈에 역겹게 보이는 것도 모르고 스스로는 아주 좋다고 여긴다. 사람의 미(美)란 사실 사상행위다.

속담에 “사랑하는 사람의 눈에는 서시(西施)로 보인다”는 말이 있는데 사실 이 말은 거짓이며 사상이 왜곡된 결과물이다. 사실 인체는 실질적으로 한 장의 조잡하고 냄새나는 가죽주머니에 불과할 뿐이다. 겉으로 본다면 돼지가죽과 무슨 차이가 있는가? 식물의 껍질과 무슨 차이가 있는가? 아울러 그 안에 든 것은 온통 똥이나 오줌, 고름, 피, 작은 벌레, 세균, 바이러스, 병소 등으로 소위 아름다움이란 실제로는 구더기가 먹는 똥일 뿐이다.

문인소객(文人騷客)들이 명예와 돈을 벌기 위해 또는 무지하거나 음란한 의도에서 아름다움에 관한 수많은 문장을 만들어 세인들을 기만한 것이다.

주왕은 달기를 차지한 후 짐승 같은 일을 한다. 날마다 잔치를 벌이고 밤마다 쾌락에 빠지니 조정의 정사는 전혀 돌보지 않아 상소문이 쌓여만 갔다. 여러 신하들이 간언을 해도 모두 애들 장난으로 여겼다. 달기의 요기가 궁궐을 감싸니 문서방(文書房)에는 문서가 산처럼 쌓였고 천하가 큰 혼란에 빠지게 된다.

만약 단지 이렇게 주왕을 미혹시키기만 하고 중생을 해치지 않았더라면 달기 역시 여와낭랑이 부여한 사명을 완수할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여우요괴의 마음을 불편하게 만드는 사건들이 잇따라 일어난다.

먼저 운중자(雲中子)가 주왕에게 목검(木劍)을 바치며 요귀를 없애기 위해 분궁루(分宮樓)에 걸어 놓게 했는데 하마터면 달기의 목숨을 앗아갈 뻔했다. 또 사천대(司天臺)를 주관하는 태사 두원선(杜元銑)은 상소문을 올려 “불길하고 괴이한 안개와 요사한 빛이 내전(內殿)을 감싸고 있고 깊은 궁궐이 으스스한 기운에 덮여 있다”면서 달기가 임금의 총기를 가리고 조정의 기강을 혼란시켰다고 비판했다.

또 대부 매백(梅伯)은 직언으로 상소를 올려 주왕과 달기를 비판했다.

“지금 폐하께서는 반년이 넘도록 조회도 열지 않고 내궁에서 매일 밤낮으로 잔치를 열고 즐기시면서 조정의 정사는 돌보지 않고 신하들의 간언도 듣지 않고 있사옵니다.”

“총애하는 후궁의 말만 믿고 두원선을 죽이는 것은 선왕(先王)의 대신을 없애는 것입니다.”

이는 달기를 격노하게 했고 마침내 짐승의 본성이 크게 폭발하게 만든다. 달기는 주왕에게 새로운 형벌을 하나 제안한다.

포락형(炮烙刑)이 그것이다. 높이 두 길 둘레 여덟 자 가량 되는 구리기둥을 만들어 상중하(上中下) 3곳에 불구멍을 내고 안에 시뻘겋게 달군 숯을 넣는다. 그리고는 바른 말을 한 관원의 관복을 벗기고 구리기둥에 쇠사슬로 묶은 후 사지 근골을 지져버리면 잠시 후 모조리 타서 재로 변하게 만드는 형벌이었다.

주왕은 달기의 말에 따라 두원선은 효수하고 매백은 9칸 대전 앞에서 포락형을 가해 죽였다.

주왕은 이렇게 충성스럽고 선량한 신하들의 간언을 막아놓고 새로운 형벌이 아주 훌륭하다고 여겼지만 이 처참한 형벌을 목격한 문무관원들은 다들 두려움에 떨면서 마음이 움츠러들었고 벼슬길에서 물러날 생각만 했다.

한편, 어느 달 초하루 강(姜) 황후가 중궁(中宮)에서 여러 비빈들의 인사를 받았다. 서궁(西宮)의 황(黃) 귀비, 형경궁(馨慶宮)의 양(楊) 귀비도 모두 정궁에 들어왔고 달기도 들어와서 인사를 올렸다. 달기가 들어와 절을 올리자 강 황후가 일어나게 하고는 좌우에 두 귀비를 대동하고 달기를 꾸짖는다.

“천자께서 수선궁(壽仙宮)에서 밤낮 주색에 빠져 간언을 거부하고 충직한 신하들을 죽이시니 이는 성탕(成湯)의 법규를 무너뜨리고 나라의 안위를 망치게 하는 짓이다. 이 모두 네가 시킨 짓이 아니더냐. 네가 지금부터라도 잘못을 고쳐 군주를 올바른 길로 이끌지 않고 계속 거리낌 없이 방자하게 군다면 내 반드시 중궁의 법으로 너를 다스릴 것이다! 물러가거라!”

달기가 궁으로 돌아와서는 이를 갈면서 “나는 천자의 총애를 받는 비(妃)이건만 강 황후가 정실의 신분을 믿고 황 귀비와 양 귀비 앞에서 내게 말할 수 없는 치욕을 안겨주었다. 이 원한을 어찌 갚지 않을 수 있는가!”라고 분개한다.

이에 주왕을 시해하는 자객을 보내 체포한 후 강 황후에게 모든 죄를 뒤집어씌운다. 그리고는 두 눈을 파내고 두 손을 불로 지져 죽게 만들었다. 또 황후 소생인 동궁 태자 은교와 둘째 아들 은홍은 어미의 억울함을 풀려다 도리어 쫓기는 신세가 된다. 우여곡절 끝에 도피에 실패한 두 황자는 오문(午門) 앞에서 형장의 이슬로 사라지기 직전 적정자와 광성자에 의해 구출된다.

이렇게 태사를 목 베어 죽이고 대신(大臣)을 소금에 절이고 황후와 그 아들까지 주살한 후 달기는 대대적으로 생령(生靈)을 해치기 시작한다.

어느 날 주왕이 적성루(摘星樓)에서 달기와 주연을 즐기다 술이 얼큰하게 취하자 달기가 노래하며 춤을 추었다. 삼궁(三宮)의 비빈과 육원(六院)의 궁인들이 모두 갈채를 보냈지만 강 황후를 모시던 72명의 궁녀들만 주모(主母)의 억울한 죽음에 눈물을 흘리며 환호하지 않았다. 이에 화가 잔뜩 난 달기가 주왕에게 이들을 처벌할 새로운 형벌을 제안한다.

소위 ‘채분(蠆盆)’이라는 것으로 적성루 아래에 폭 24길, 깊이 5길의 구덩이를 파고 도성 백성들에게 한 가구 당 4마리씩 뱀을 바치게 한다. 이 뱀들을 모두 구덩이 안에 풀어놓고 못된 궁녀들을 발가벗기고 두 손을 뒤로 묶은 후 구덩이에 처넣어 뱀의 밥이 되게 하는 것이다.

주왕이 기뻐하며 이를 허락했다.

문서방의 관원 교력(膠鬲)이 이를 보다 못해 주왕에게 악형을 없애도록 간언했지만 주왕은 도리어 그를 궁녀들과 함께 채분에 던져넣으라고 한다. 교력은 적성루에서 뛰어내려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그래도 화가 풀리지 않은 주왕이 이미 사망한 그의 시신에서 옷을 벗겨 72명의 궁녀들과 함께 두 손을 뒤로 묶어 채분에 던져 뱀의 먹이로 만든다.

이 사악한 여우요괴가 천 년간 수련해서 성취된 것이 결국은 사람들의 손가락질을 받는 악독한 살인이었다.

한편, 주왕이 이런 짐승 같은 일을 훌륭한 형벌이라며 칭찬하자 달기는 한술 더 떠서 ‘주해(酒海)’와 ‘육림(肉林)’을 제안한다. 즉 채분 왼쪽에 늪 오른쪽에 연못을 하나씩 파고, 늪 안에는 술지게미로 산을 쌓고 연못에는 술을 가득 채운 후 술지게미 산 위에 나뭇가지를 가득 꽂아 얇게 썬 고기를 걸어 육림이라 하고 술을 가득 채운 연못을 주해라 한 것이다.

이렇게 주해와 육림이 완성되자 주연을 열어 한창 술을 마시던 달기가 주왕에게 또 이런 제안을 한다.

“음악소리도 지겹고 노래도 매일 부르니 실증이 납니다. 폐하 궁녀와 환관들더러 서로 싸우게 해서 이긴 사람한테는 연못 속의 술을 상으로 하사하시고 진 사람은 쓸모없는 것들이니 금과(金瓜 끝이 박처럼 둥근 금속 몽둥이)로 때려죽여 술지게미 안에 묻어버리소서.”

이렇게 보면 주왕의 어리석고 악랄함과 달기의 사악함은 고대에 보기 드문 일이었다. 하지만 이게 끝이 아니었다.

달기는 또 주문왕의 아들 백읍고(伯邑考)를 유혹하려다가 실패하자 수하들에게 명령을 내려 손과 발 4곳에 못을 박고는 칼로 살을 썰게 했다. 하지만 백읍고는 손발이 못에 박히고도 호통을 그치지 않았다.

“천한 것! 네가 성탕의 금수강산을 흔적도 없이 사라지게 만드는구나. 내가 죽는 것은 아깝지 않으니 충성스런 이름은 영원히 남고 효도와 절개 역시 영원히 살아남을 것이다! 천한 것아 내가 살아서 네 살을 씹어 먹진 못할지라도 죽어 여귀(厲鬼 억울하게 죽은 혼)가 되어서라도 기필코 네 혼(魂)을 먹어버릴 것이다!”

이렇게 부친을 구하기 위해 조가를 찾아왔던 효자는 수만 번의 칼질에 살이 발라졌다. 달기는 이것으로도 부족해 그의 살로 만두를 만들어 부친인 문왕에게 먹게 했다.

달기의 악행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황숙(皇叔) 비간(比干)을 해치기 위해 꿩 요괴를 호희미(胡喜媚)로 변장시키고 자신은 큰 병이 난 것처럼 꾸민다. 주왕이 깜짝 놀라 달려오자 호희미가 달기에게 원래 고질적인 심장병이 있으니 일곱 구멍이 영롱한 심장이 있어야만 고칠 수 있다고 했다.

주왕이 급히 명령을 내려 그런 심장을 찾아오라고 하자 호희미가 손가락을 구부려 이리저리 계산하는 척 하더니 이렇게 아뢴다.

“조정에서 관직이 아주 높은 한 신하만이 그것을 가지고 있사온데, 이 사람이 심장을 내놓지 않는다면 황후마마를 구할 수 없사옵니다.”

“그게 누구요 빨리 말해보시오!”

“오직 아상(亞相) 비간만이 영롱한 일곱 구멍이 있는 심장을 가지고 있사옵니다.”

“비간은 황숙으로 황실의 직계인데 설마 황후의 깊은 병을 치유하기 위해 영롱한 심장 한 조각을 아끼며 내놓지 않을 리가 있겠소? 빨리 어명을 내려 비간을 불러오라!”

이렇게 해서 비간은 배를 가르고 심장을 꺼낸 후에 죽고 만다.

보라, 주왕의 눈에 사람의 목숨이란 무엇인가? 황숙의 목숨이 무엇인가? 제멋대로 남의 심장을 꺼내니 이 독부(獨夫 임금 자격이 없는 폭군)의 마음은 사갈보다 더 독하다.

또 어느 해 봄 주왕이 백관들과 모란정에 나아가 모란꽃을 감상했다. 늦은 밤까지 연회가 이어지니 달기가 술에 취해 일찍 잠들었다. 삼경이 지나자 달기가 여우요괴의 본모습을 드러내 궁궐 안에서 잡아먹을 사람을 찾아다녔다. 마침 주연에 참석했던 황비호가 풀어놓은 요괴를 잡는 금안신앵(金眼神鶯)의 발톱에 얼굴을 다친다. 이에 달기는 황비호에게 앙심을 품는다.

주왕 21년 정월 설을 맞아 문무백관들이 조회에 참석해 축하인사를 올리고 여러 왕공(王公)과 대신의 부인들도 모두 내전에 들어와 황후인 달기에게 문안인사를 올렸다. 달기는 속으로 ‘황비호 네가 힘을 믿고 신앵을 풀어 내 얼굴에 상처를 입혔으니 오늘 네 처 가씨(賈氏)가 내 올가미에 들어왔구나!’라고 하며 흉계를 꾸민다.

달기는 황비호의 부인을 속여 적성루도 데려가서는 주왕과 짜고 억지로 희롱하려 한다. 가 씨는 부인의 정절을 지켜 적성루에서 뛰어내려 자살했다. 황비호의 동생이자 서궁(西宮)의 귀비 황씨(黃氏) 역시 가씨의 소식을 듣고는 적성루로 올라가 주왕에게 따지다가 다툼이 벌어져 결국 주왕에 의해 적성루 아래로 던져져 죽고 말았다.

어리석은 군주와 여우요괴는 이처럼 사람을 죽이고도 눈도 깜짝하지 않았다.

어느 날 조가에 눈이 내린 후 주왕이 달기와 함께 난간에 기대 설경을 감상하는데 문득 서문 밖에 작은 개울이 보였다. 한 노인이 맨발로 물을 건너는데 추위를 두려워하지 않고 발걸음이 상당히 빨랐다. 또 한 젊은이가 맨발로 물을 건너는데 찬 기운이 무서운 듯 두려워보였다.

주왕이 이를 이상하게 여기자 달기가 대답한다.

“저 노인은 골수가 충만해서 추위를 두려워하지 않는 것이고 젊은이가 추위를 두려워하는 것은 골수가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주왕이 두 사람을 잡아오게 해서 도끼로 정강이뼈를 쪼개 확인하게 했다. 확인 결과 달기의 말이 맞자 주왕이 크게 기뻐하면서 시종들에게 시신을 가져다 묻게 했다. 가련하게도 무고한 백성들이 이토록 참혹한 형벌을 당한 것이다.

주왕이 달기를 칭찬하자 달기는 한술 더 떠서 자신의 능력을 과시한다. 임신부를 보면 태아가 아들인지 딸인지 바로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주왕이 병사들에게 명령을 내려 임신부를 잡아오게 하자 병사들이 조가성을 샅샅이 뒤져 세 명의 임산부를 붙잡아왔다.

주왕이 이들을 녹대로 데려와 배를 갈라 달기의 말이 맞는지 확인해보니 과연 그 말이 맞았다. 주왕이 크게 기뻐하며 “황후의 오묘한 술법은 신묘하여 거북점도 상대가 되지 않겠소이다!”라고 했다.

하지만 임신부의 배를 가르던 이날 천지가 어두워지고 해와 달이 빛을 잃었다.

주왕은 이외에도 달기의 말을 듣고 어린 사내의 불알을 잘라 국을 끓여 먹게 해 백성들의 후사를 끊었다. 그 잔인하고 참혹한 행위는 고금의 원한이 극한에 이른 것이다.

달기의 이쪽 얼굴은 미색(美色)으로 티 없이 고운 옥이나 말하는 어여쁜 꽃과 같다. 얼굴은 아침노을처럼 발그레하고, 새하얀 이에 앵두 같은 입술, 솔잎처럼 헝크러진 머리로 끊임없이 추파를 던지며 온갖 매력을 발산한다.

하지만 저쪽 얼굴은 바로 마귀(魔鬼)로 주왕을 교사해 포락형으로 충성스럽게 간언하는 신하들을 살해하고 강 황후의 눈을 파내고 두 손을 지져 죽였으며 채분을 설치해 수많은 궁녀들을 죽였다. 또 녹대를 만들어 천하의 재물을 탕진했고 주지육림을 만들어 내관들을 해쳤으며 비간의 심장을 적출했으며 무고한 백성들의 정수리 뼈를 가르고 임신부의 배를 갈랐다.

이런 참혹한 죄악은 죽음으로도 용납할 수 없는 것으로 천지인신(天地人神)을 모두 분노하게 했다. 비록 그것의 살을 먹고 가죽을 벗겨 침구로 만들어도 허물을 갚기에는 충분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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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色)이란 무엇인가? 달기가 바로 그것이다.

악(惡)이란 무엇인가? 달기가 바로 그것이다.

사갈미녀(蛇蠍美女 뱀이나 전갈처럼 악독한 미녀)란 무엇인가? 바로 달기와 같은 것이다.

진실로 사람을 잡아먹고 뼈마저 뱉지 않는다는 말로도 그것을 다 형용하기 어렵다. 오늘날 사람들은 심성이 야수와 같은 미녀를 좋아하는데 생각해보면, 이는 달기가 만든 채분 속의 뱀 먹이가 되는 것이 아닌가?

역대 조대(朝代)에서 발생한 산채로 사람을 삼키고 사람의 껍질을 벗긴 사건들은 대부분 수류(獸類)가 전세(轉世)해 저지른 것으로 달기가 여우인 것과 같다. 붉은 왕조 중공(中共)의 공산당 관리들의 다수는 사갈(蛇蠍) 등의 축생이나 독충(毒蟲), 귀신이나 요괴가 전세한 것이다. 때문에 그것들은 줄곧 인류를 적으로 여기는데 달기보다 더욱 악독한 짓을 저질렀고 거국적으로 파룬궁(法輪功) 수련생들의 생체에서 장기를 적출하는 등 하늘에 사무치는 범죄를 저질렀다.

 

원문위치: https://www.zhengjian.org/node/2711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