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효(劉曉)
【정견망】
삼국시기(三國時期)는 중국 역사상 군웅(群雄)들이 패권을 다투던 시대로, 이 시기 영웅들로는 제갈량, 유비, 손권, 조조, 주유, 관우, 장비, 조운, 노숙 등과 같은 사람들이 있다. 후세에 남긴 가장 큰 기억은 그들이 연기한 “충의(忠義), 신의(信義), 인의(仁義), 은의(恩義), 협의(俠義)”라는 호탕한 노래이며, 이 역시 하늘이 정성껏 배치한 것이다.
이들 곡목(曲目) 주역 중 하나인 동오대제(東吳大帝) 손권(孫權)은 삼국 역사인물 중에서 가장 오랫동안 정권을 맡아 총 52년간 집권했다. 재위 기간 동안, 그는 현명하고 유능한 인재와 재능을 목숨처럼 사랑했고, 서쪽으로 촉한(蜀漢)과 연합해, 북으로는 조위(曹魏)나라에 대항했으며, 안으로는 산월(山越)을 평정하고, 강남의 황무지를 개발했으니 그는 진시황이 6국을 통일한 이래 강남 출신 첫 번째 황제였다.
이외에도 동오(東吳)는 당시 세계 최고의 항해 기술을 보유하고 있었다. 북으로는 요동, 남으로 대만에 이르렀으며, 대륙에서 최초로 대만 항로를 개척해 대만과 경제적, 문화적 연결과 교류를 맺는 기록을 세웠다. 전성기 동오의 영토는 장강(長江) 중하류에서 교지(交趾 지금의 베트남 북부)까지 포함하며 면적은 위나라와 비슷했고 촉한보다는 훨씬 컸다.
그가 이룩한 이러한 업적 때문에 손권은 조조의 찬사와 송대(宋代) 사인(詞人) 신기질(辛棄疾)의 시 구절 “손중모(손권) 같은 영웅은 찾아볼 수 없네[英雄無覓，孫仲謀處]”라고 불릴 자격이 있다.
하지만 손권이 아무리 능력이 있다 해도 황제가 되려면 반드시 천명(天命)이 있어야 한다. 이 천명은 그의 조부가 신을 만났을 때 이미 정해져 있었다.
남조(南朝) 사람 유의경(劉義慶)이 쓴 《유명록(幽明錄)》에는 손권의 조부 손종(孫鍾)이 일찍이 오군(吳郡) 부춘(富春, 지금의 절강성 항주 부양富陽)에 살았다. 어려서 집이 가난하여 참외 재배를 업으로 삼았다. 그는 사람됨이 성실하고 신용을 지켰으며 어머니에 대한 효성이 지극했다.
참외가 익어가는 계절 어느 날, 화려한 옷차림의 소년 세 명이 산의 참외밭을 지나다가 목이 말라 손종에게 참외를 따서 갈증을 풀 수 있느냐고 물었다. 손종은 그들을 반갑게 원두막 안으로 불러들이고 잘 익은 참외를 대접했는데 매우 공손한 태도를 보였다.
세 소년이 떠날 때 손종에게 말했다.
“네 환대에 대해 보답하고 싶으니 묘지로 적합한 명소를 가르쳐 후세에 복을 주겠다. 후손들이 대대로 제후가 되길 원하는가, 아니면 몇 대의 천자가 되길 바라는가?”
손종은 깜짝 놀라 자신이 신선을 만났다는 것을 알고 서둘러 무릎을 꿇고 아뢰었다.
“후대에 몇대로 천자가 되기를 바랍니다.”
그러자 소년은 자신들이 사람의 운명을 관장하는 사명랑(司命郎)이라고 알려주었다. 그들은 손종이 산을 내려온 후 백 발자국 걷게 하고 뒤돌아보지 말라고 했다.
손종은 말대로 하였으나, 육십 걸음을 걸었을 때 소년이 아직 있는지 보려고 뒤를 돌아보았다. 이때 세 소년은 백학(白鶴)이 되어 날아갔다. 그 후 그는 발 디딘 곳에 양친을 매장했고, 묘지에는 자주 자기(紫氣)가 피어올랐는데, 이는 곧 제왕이 나올 징조였다. 현지인들은 모두 “손씨가 흥하겠구나!”고 말했다.
이 일화에서 사명랑은 아마 참외를 먹는 일을 통해 손종의 품행을 살펴보고 또한 백 발자국 동안 뒤돌아보지 않게 한 것은 아마 그의 후손들을 천자로 삼아 백 년간 안배했을 터이다. 하지만 손종이 일찍 돌아보았기 때문에 동오의 국운도 그 걸음 수(60년) 이상을 벗어나지 못했다.
훗날 손종은 손견(孫堅)을 낳았고, 손견이 손책(孫策)과 손권을 낳았다. 나중에 손권이 황제를 칭했고, 손권의 자손인 손량(孫亮), 손휴(孫休), 손화(孫和), 손호(孫皓)가 차례로 제위를 이어받아 약 60년 동안 제왕의 자리를 누렸다. 그 후 동오는 진(晉)에 멸망했고 손호는 귀명후(歸命侯)로 강등되었다.
손권의 출생에 대해서는 역사서에도 기이한 현상(異象)이 기록되어 있다. 《강표전(江表傳)》에 따르면, 손권은 태어날 때 눈에서 빛이 났고 턱이 네모나고 입이 커서 생김새가 기이해 보통 사람과 달랐다고 한다.
한편 《수신기(搜神記)》에 따르면 오(吳) 부인이 손책을 임신했을 때 달이 날아드는 꿈을 꾸었고, 손권을 임신했을 때는 해가 들어오는 꿈을 꾸었다고 한다.
손견은 부인의 말을 듣고 기뻐하며 “해와 달은 바로 음양의 정화이니 이는 지극히 부귀한 상징”이라 단언했다.
아니나 다를까, 손권은 형 손책이 죽은 후 그의 자리를 물려받아 주유(周瑜)·장소(張昭) 등 구신(舊臣)을 계속 중용하는 한편 노숙(魯肅)·제갈근(諸葛謹) 등 현사(賢士)를 등용했다. 이들 양신(良臣)들의 도움을 받아 손권은 강동에서 세력을 확장해 마침내 한 지역을 제패하는 황제가 될 수 있었던 것이다. 이 모든 것은 다 하늘의 배치였다.
원문위치: https://www.zhengjian.org/node/2800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