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구도인(無垢道人)
【정견망】
하지만 선고는 표범을 쫓는 사람이 열 살도 안 된 아이인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원래 산위까지 따라 올라가서 그의 목숨을 헛되이 하지 않게 도와주려 했지만, 뜻밖에도 표범은 아이가 쫓아오는 것을 보고 크게 표효하며 산 아래로 달려왔다. 선고는 이 일이 정말 기이하다는 것을 알았다, 그 아이는 신선의 화신이 아니면 분명 내력이 있는 사람일 것이다. 그렇다면 표범은 절대 그를 털끝 하나 건드릴 수 없을 것이다, 아예 나아가서 가로막고 검으로 표범의 목구멍을 향해 칼을 내밀었다. 표범은 정신없이 도망치고 있었는데, 고개를 들어보니 뜻밖에도 앞에서 누군가 가로막고 있어서 불끈 화를 내며 선고에게 달려들었다.
선고는 민첩하게 쳐다보며 황급히 머리를 숙이고 몸을 아래로 굽혀 이미 표범의 배 아래로 들어갔다. 그놈의 복부를 찌르려고 하자 표범도 그녀의 뜻을 알고 즉시 몸을 한 장 높이 날려 공중에서 선고의 검을 피했다. 이렇게 한쪽은 찌르고 한쪽이 피하자, 그 찰나에 뒤에 있던 아이가 달려와 표범이 공중에 뛰어오른 기회를 틈타작은 손을 공중으로 내밀어 표범의 다리를 잡았다. 표범은 먼저 선고의 검을 보고도 별로 겁을 먹지 않았는데 아이가 이렇게 붙잡자, 고통이 매우 심한 듯 또 크게 소리지르며 머리를 돌려 아이를 삼키려고 들었다.
아이의 작은 머리가 표범의 큰 입에 들어갈 듯하자, 선고는 자기도 모르게 “아”하는 소리와 함께 앞으로 나가 구조하려 하였다. 뜻밖에 아이는 피하지 않고, 오히려 추세를 따라 작은 머리를 표범의 입 속으로 밀어넣었다. 그 사이는 불과 몇 치 떨어져 있었고, 선고는 조급해져서 황급히 수중의 검을 들고 표범의 눈알을 찔렀다. 그러나 아이의 수법은 오히려 그녀의 이 검보다 더 빨랐다. 선고의 검이 막 표범의 눈에 가까와지자 표범은 약간 뒤로 물러섰고, 동시에 아이는 이미 표범의 머리를 뛰어넘어 몸을 뒤집어 표범의 등위에서 잠자리처럼 거꾸로 서서 두발은 하늘 위로 향하고 두손은 표범의 등을 꽉 잡았다. 잡힌 표범은 땅에 바짝 엎드려 마치 큰 산이 몸을 누른 것처럼 꼼짝도 않고 아가리로는 헉헉하며 힘이 다 빠져 매우 숨이 찬 듯했다.
선고는 비로소 이 아이가 정말 맹수를 제압할 힘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자신이 보검을 가지고 있었는데, 번번이 찌르지도 못하고, 도를 닦고 법술이 있는 사람으로 헛되이 지낸 셈이 되었다. 부끄러운 마음이 생겨 얼른 보검을 검집에 집어넣고, 아이와 말을 하려는데, 갑자기 아이가 등을 뒤집어 표범의 등에 올라타더니 선고를 가리키며 웃었다.
“누나는 마음 좋은 사람같이 생겼는데, 아쉽게도 보검을 헛되이 사용하여 큰 벌레 몸에 있는 털도 깎을 수 없겠네요. 이런 병기는 고양이나 죽이고 물고기 자라 해부나 하며 그것도 아니면 광주리 대나무 벗기고 풀이나 베는 것이지 어디 쓰겠어요? 만약 이런 큰 벌레를 잡으려면 누나같이 가느다란 몸이 한입에 잡아먹혀 나는 감히 이마를 찌푸리지도 배를 문지르지도 못하겠네요.”
선고는 아이가 이렇게 경박한 것을 보고 또 내심 부끄러워 그와는 어떻게 하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그와 같은 천재는 충분히 키울 수 있을 것 같았다. 만약 기회에 그를 경계하지 않으면 점점 더 안하무인이 되어 반드시 온갖 악행을 저지르는 원흉이 될 것이다. 그러면 좋은 재목을 낭비할 뿐만 아니라, 사람들에게 해를 끼치는 문제가 있을테니, 정말 안타깝고 걱정스러운 일이다. 그 생각에 자기도 모르게 양미간을 찌푸리고 한가지 계책을 생각해냈다. 그래서 웃으며 아이에게 말했다:
“얘야, 너는 힘이 정말 대단하구나. 하지만 힘을 쓰지 않으면 안 돼. 만약 이 정도의 힘이 없다면, 진작에 이런 큰벌레의 점심거리가 되어 지금은 큰 벌레가 싼 똥으로 변했을거야. 그래서 빈도의 생각에는 이것은 대단한 능력이 못된다.”
아이가 이렇게 자극을 받자 아이는 화를 참지 못하고 표범의 등에 올라타 새끼손가락 두 개를 치켜세우며
“당신같이 이 천한 자가 얼마나 재주가 있어서 감히 이런 망언을 하는거요. 지금까지 짐승을 때리는 사람은 자연히 힘에 의지했고, 기력이 나만큼 크면, 적수공권이 당신처럼 검을 쓰는 사람보다 백배나 더 강합니다, 설마 재주가 없다고 할 수 있겠습니까? 오히려 당신처럼 보검을 들고 표범 털 하나 깎지 못하는 사람이 능력이 있다고 할 수 있겠습니까?”
선고는 웃으며
”이런 말이 아니고 내 말은, 짐승들을 세게 때리면 짐승은 죽는다, 하지만 그건 단지 필부의 용기일 뿐이다, 만약 많은 무리의 짐승이 군대처럼 온다면, 네 기력이 아무리 좋아도, 이쪽 저쪽을 다 돌볼 수 없어서, 짐승의 배에 들어갈 수 밖에 없어, 구제할 방법이 없어.
빈도의 어리석은 견해에 따르면, 검으로 힘을 쓰는 것은 정말 편리하지 않다, 가장 좋기는 맨주먹도 사용하지 않는 것이 가장 좋다. 오히려 천 명의 맹수들이 머리를 숙이고 너의 지휘를 받아, 그를 움직이지 말라고 하면 그는 화를 낼 수 없고, 그가 움직이라고 하면, 그는 조금도 멈출 수 없다, 그러면 힘을 쓰는 것보다 더 편안하지 않겠느냐, 그리고 그것들을 이용하여 탈 것으로 쓰면 짐을 끌고 발걸음을 대신할 수 있다.”
아이가 듣더니 표범 위에서 표범에서 떨어질 정도로 크게 웃으며 말했다:
“내가 먼저 당신을 사람으로 생각하고 점잖게 말을 하여 너를 ‘누나’라고 불렀는데, 지금 보니 당신은 산 사람이 아니고, 그야말로 죽은 말만 하는 귀신에 불과해.”
선고는 웃으며
“어떻게 내가 귀신이라고 생각해?”
아이는 또 대소했다:
“당신이 산 사람이라면 왜 장난만 치는거요. 당신은 내가 어린애라고 생각했지, 내가 비록 어리지만 착한 사람인데 어떻게 너의 이런 헛소리를 들을 수 있겠소?”
선고: “어떻게 내가 헛소리를 한다고 생각해?”
아이가 웃었다:
“당신이 직접 나서서 내게 보여야 당신의 말이 진실이라고 믿겠습니다. 하지만, 또 당신의 법술을 시험해 보기도 전에 당신의 목숨이 먼저 산채 무덤에 묻힐까 염려되니 어찌 사서 고생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또 나를 웃음거리로 만들다니!”
선고는 웃었다:
”너는 정말 장난꾸러기구나, 하는 말이 모두 이치에 맞지 않고, 무슨 산 무덤이니, 사서 고생을 한다느니, 어린아이가 입이 이리도 제멋대로냐.”
아이가 듣고 자기도 모르게 또 화가 나서 큰소리로 꾸짖었다.
“헛소리, 나는 정말 호의로 한 것인데, 어째서 내가 불충하다고 말하는거요? 당신이 표범을 잡지 못하면 표범이 반드시 당신을 삼킬 것이다, 그럼 당신 몸은 어찌 표범의 배에 장사지낸 것이 아니겠소.
표범이 당신같은 날씬한 몸을 잡아먹으면, 살이 부어 죽지 않으나 특별히 보양식을 먹으면 오히려 살이 찌고 튼튼해지는데, 그럼 당신 묻힌 곳이 산 무덤이 아니겠습니까? 게다가 표범은 내게 굴복했는데 당신과 무슨 관련이 있소, 하필이면 당신은 또 이런 수법을 생각해내서 그것을 부추길 마음이 있군요, 분명히 호랑이 입에서 먹이를 빼앗아 먹는다는 속담이 있는데, 또 호랑이 수염을 맨손으로 잡아채는 것이라고 하는데, 당신은 이것이 목숨이 있다고 생각하시오? 그래서 이것을 사서 고생이라고 합니다. 당신 같은 여자는 정말 똑똑한 사람 같은데 어떻게 하는 말이 시시비비를 전혀 몰라요. 또 이렇게 허튼소리를 한다면, 내가 당신을 이 표범과 같이 취급한다고 탓하지 마시오. 그때는 정말 사람이 우악스럽다고 탓하지 마시오!”
말하면서 앙천대소하는데 마치 버드나무가 바람에 흔들리듯 몸을 흔들었다. 대체로 인간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이 웃고 울고 하는 것은 피할 수 없지만, 두 가지 모두 건강 여부에 대해서는 반비례이다. 위생학자와 의학자의 논조에 따르면, 많이 우는 사람은 근심이 사람을 다치게 하고, 슬픔은 몸을 망친다고 하며, 잘 웃는 사람은 웃음은 근심을 잊게 하고, 기쁨은 마음을 상쾌하게 한다고 하니, 웃음과 울음이 우리 사람과의 관계를 알 수 있다.
그러나 모든 일에는 일정한 범위와 한계가 있어야 한다, 울고 웃는 것은 피할 수 없다, 하지만 우리가 하루 종일 입을 벌리고 웃을 수도 없고, 눈살을 찌푸리고 슬퍼할 수도 없다, 그러면 신체적으로 너무 불편하지 않겠는가? 원래 이 웃고 울고 하는 것은 모두 평소의 일과 비슷하여 항상 적당한 범위가 있다. 울음이 지나치지 않으면 신체적으로 반드시 심각한 해로움이 있는 것은 아니다, 웃음이 지나치면 문제가 생기지 않는 것은 아니다. 이것은 매우 명백한 이치이니, 다시 주석을 달 필요가 없다.
그저 표범을 잡는 아이만 말하자. 이 아이는 힘이 정말 대단하지만, 어쨌든 이 정도 나이밖에 안 되는데, 지식은 도대체 좀 모자란다. 옛사람들은 호랑이의 꼬리를 밟는 것과 봄에 물을 딛는 것은 모두 매우 위험한 일이라고 했는데, 하물며 표범이 호랑이보다 더 맹렬한데, 네가 표범의 등에 올라탔을 때 어떻게 항상 조심하고 각별히 주의하여 그가 반동적인 행동을 하지 않도록 해야하겠다.
뜻밖에 이 아이가 선고와 말다툼을 해서 정신을 차리고 한바탕 크게 웃자 온몸의 마디가 느슨하게 되어 뼈가 가볍다는 속담에 들어맞을 줄이야. 이른바 웃음의 해로움이 울음의 해로움에 못하지 않다는 것이다.
역시 이 아이가 한번의 위험을 만나야 했다. 그가 크게 웃을 때 뼈마디가 느슨해지자 오랫동안 억눌려 꼼짝도 하지 않던 표범은 갑자기 몸의 중력이 10배나 가벼워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이때가 바로 속박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기회였다. 그것은 있는 힘을 다해 몸을 위로 젖히고 아이를 바닥에 내동댕이쳤다. 아이가 예전에 표범을 잡았을 때, 본래는 매우 조심하고 조금도 소홀히 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렇게 표범을 제압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때 크게 웃자 뼈가 가벼워져서, 한순간에 그의 실력을 회복할 수 없었다, 게다가 이같이 가볍게 나가떨어져 놀라고 부상을 면치 못하니, 표정과 태도가 더욱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 세 가지 이유 때문에 몸부림칠 때 당연히 평소보다 조금 완화되어, 동시에 표범은 오히려 우위를 점했고, 패배한 후 승리를 거두어 기세가 더욱 살아났다. 아이가 떨어진 것을 보고 어찌 감히 조금 소홀히 할 수 있겠는가. 그래서 표범은 매처럼 몸을 돌려 아이에게 달려들었다. 말하기는 급하지 않지만, 그때는 백배 더 빠르다. 그 아이가 버티며 일어나기도 전에, 표범의 두 발은 이미 아이의 몸 위로 곧장 달려들어, 마치 아이가 자기를 누르는 방법으로 대응하려는 것처럼, 아이를 몸으로 눌러서, 그가 어디로 도망가지 못하게 한 후에, 비로소 그의 피묻은 아가리를 크게 벌리고, 천천히 그를 삼키는 맛을 음미하려고 했다.
독자 여러분들, 작자는 표범이 아닌데 어찌 표범의 심리를 알겠는가, 모름지기 세상일은 왕왕 한번 보면 둘을 알게 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일에 근거한 도리를 따져보면, 당시 표범이 아이를 다루는 상황을 보면, 실제로 이런 생각이 드는 것 같다.
하지만 이 사람은 항상 겸허하고, 어떤 일이든 혼자 억측하고 함부로 긍정하는 말을 하지 못하기 때문에, 표범의 심리를 발표하기 전에 특별히 ‘마치 ~ 인것 같다’라는 두 글자를 붙였고, ‘마치 ~ 인것 같다’는 것은 나의 관측이 아직 옳고 그름 사이에 있다는 것을 나타내는 것일 뿐이고, 감히 필연적이라고 단정하지 못하는 것이다.
어휴, 말이 너무 많았다. 설령 이유가 충분하다고 해도, 독자들은 또 내가 짖궂게 사람을 조롱하는 추태를 부리려고, 일부러 이 절박한 때에, 이런 별로 중요하지 않은 빈말을 끼워 넣으려고 한다고 말할 것이다. 이것은 결국 작자의 명예와 관련이 있지 않는가. 그래도 여기서 그치고 그 표범이 사람을 공격하는 이야기를 다시 하는 것이 좋겠다.
표범이 위에 있고, 아이가 아래에 있는 것은 개폐할 수 있는 기관처럼 위아래가 ‘찰칵’ 소리를 내기만을 기다렸다.
자물쇠가 잠기면, 이 사람과 짐승 쌍방의 승패와 생사는 이것으로 판결이 나니, 더 이상 구제할 여지가 없다. 표범의 몸은 너무 무겁고, 아이는 너무 작기 때문에, 아이가 표범을 제압하는 것은 전적으로 타고난 체력에 의존한다. 표범이 아이를 제압하려면, 편안한 자세로 아이의 몸에 눕기만 하면 된다. 더욱이 입을 벌리고 삼킬 필요도 없이 아이의 몸이 가루가 되도록 보장할 수 있다.
당시 정세는 이미 이 지경에 이르렀다. 이 순간, “아아악” 하는 괴성이 들렸다. 가엾게도 천성적으로 엄청난 힘을 가진, 아주 영리한 아이의 작은 몸이 이미 표범의 아랫배에 접근하여 머리와 배가 서로 닿았다. 그 아이의 담력이 10배는 더 커져도 그 아이의 담력은 비명을 지르고 혼이 다 날아갈듯 자기도 모르게 몸이 앞으로 달려들어, 등을 돌려 등이 표범의 배를 향하게 하여 땅에 엎드렸다. 동시에 표범도 안간힘을 다하여 아래로 눕고 네 발을 바짝 붙여 아이가 도망가지 못하게 하였다. 이때 아이는 열 개의 목숨이 있어도 살아있는 무덤까지 가지 않으면 안되게 되었다.
이렇게 만번 위급한 때에, 독자는 저마다 그 아이 때문에 손에 땀을 쥐게 될뿐만 아니라, 작자도 여기까지 쓰고, 마음속으로는 그를 위해 전전긍긍하며 120%의 주의를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작자는 역시 파악할 수 있는 사람으로서, 독자보다 미리 한 층 더 알수 있다. 아이는 책에서 중요한 인물이기 때문에 아무리 위험해도 단명하여 죽을 수는 없는데, 거의 죽을뻔 할 때는 자연히 의외의 구세주가 그를 대신해서 험악한 환경을 돌리는 일이 있게 마련이다. 다른 사람은 둘째치고, 하선고 혼자만 놓고 보면, 비록 선인이 되지는 못했지만, 도대체 도법이 풍부한 사람이 아이를 잘 키우려다 그를 오히려 단명시키게 되었으니 선고는 어떻게 스스로 해결할 수 있을까? 여러분들은 반드시 잘 기억해야 한다.
아이가 표범의 등에서 떨어져 배 아래로 눌려 들어가기까지는 삽시간에 불과했다, 이 삽시간에 그에게 말을 하는 사이에 하선고는 시종일관 그의 곁에 있었고 한 발자국도 떠나지 않았다. 아이가 나가떨어지는 것을 보고 그녀의 놀라움의 정도는 정말 위험한 일을 겪은 아이보다 더 컸다. 다행히 그녀는 응변이 빨라서 힘을 사용하는 것이 법을 사용하는 것보다 못하다는 것을 알고, 얼른 무슨 말을 중얼거리며 정신결定身决을 내어 소리질렀다:
”못된 짐승, 어서 놓아주지 못할까!”
이 소리로부터 외치는 소리가 이끌려 나왔다.
알고 보니 표범은 선도의 도법에 의해 몸이 고정되어 비록 아이를 가뒀지만, 꼼짝도 할 수 없었다. 아이는 표범이 움직이지 않는 것을 보고 자신이 목숨을 걸고 복수할 기회가 또 왔다고 생각했다, 그것이 얼마나 독한가? 그래서 표범의 배에서 기어나오면서 서 있는 앞다리를 힘껏 잡아당겼다. 자기가 표범의 배 아래에서만 나오면 이길 수 있다. 갑자기 의기와 담력이 모두 회복되자, 먼저 표범의 다리를 부러뜨려 승리의 계책을 삼으려고 했다.
표범은 선고의 법술 정신술로 인해 몸을 움직일 수 없지만 온몸의 골육은 강철처럼 단단했다. 아이가 있는 힘을 다해 다리를 조금 밀었을 때, 표범은 전혀 눈치채지 못한 듯 아프다는 소리도 내지 않았다. 아이가 기어 나와 표범의 온몸을 훑어보았는데, 표범이 엎드려 한곳에 편안하게 있으며 두 눈이 번개나 횃불처럼 번쩍이며 선고를 향해 멍하니 지켜보는 것이 마치 사람이 기르는 순한 개같았다. 아이는 그제서야 조금 놀라며 선고를 향해 소리 높여 외쳤다.
“어째서 도고님, 이게 죽은 척하는 법을 가르쳐주신 겁니까?”
선고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것에게 죽은 척하는 것은 안 가르쳐주었으면 네 목숨이 살아있을까? 그때 진작 무덤 속으로 기어들어갔을 수도 있어.”
아이는 이렇게 비웃음을 당했지만 화를 내지 않고 갑자기 선고 곁으로 다가와 빙그레 웃으며 물었다.
“누님, 정말 이런 재주가 있다면, 제가 누님을 우리 집에 초대하겠습니다, 우리 집에는 큰 집과 큰 정원이 있어서 아주 놀기 좋아요. 제가 스승으로 모실께요. 저에게 표범을 잡고 호랑이 길들이는 법문을 가르쳐주세요, 알겠어요?”
이 말을 들은 선고는 속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이 아이는 능히 설복할 수 있다, 키울만한 아이다. 그래서 말했다:
“아직도 못 믿느냐. 내 손가락 하나만으로 이 짐승에게 바닥에 쭈그리고 앉게 가르쳤다. 너에게 타게 하고 집에 데려다 주겠다, 어때?”
아이는 크게 기뻐하며
“좋은 사부님, 어서 명령을 내려주세요. 그것이 꿇어앉아라고 하세요.”
선고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식지 하나를 내밀어 표범을 향해 ‘어서’하고 외치자 표범은 과연 땅바닥에 주저앉았다. 아이는 기뻐서 아무렇지도 않게 뛰어올라 표범의 등에 올라타더니, 작은 주먹 한 쌍을 내밀어 표범의 몸에 10여 차례나 때리고는,
“이 망나니야, 거의 내 목숨까지 잃을 뻔했어.”
표범은 맞아도 전혀 못 느끼는 것 같았다. 선고는 웃으며 말했다.
“이건 아직 내 도법에 얽매여 있어, 혼령이 몸에 없으니, 머리를 죽여도 고통을 느끼지 못한다.”
아이는 그제야 손을 놓았다. 또 물었다:
”사부님, 저와 함께 가시는 것입니까?”
선고는 웃으며 말했다:
“네 집은 어디에 있고, 집에 또 어떤 사람이 있는지, 네가 일일이 나에게 알려줘야 내가 너와 함께 갈 수 있어!”
아이는 얼른 말했다.
“누님은 더 이상 물어볼 필요가 없어요. 우리 집은 여기서 가장 가까워서 바로 산 뒤 호수입니다. 제 성은 종리, 이름은 권입니다. 아버지 이름은 종리준인데 지금은 늙어서 사냥하러 나오지 않고, 때로는 멀리 가기도 하고, 저의 누나에게 부축을 받기도 합니다. 또 아버지보다 나이가 많은 할머니가 한 분 계십니다.”
그 말을 듣고 선고는 자기도 모르게 웃었다.
아이가 또 무슨 말을 하는지 선고와 함께 갈지, 다음 번에 보기로 하자.
원문위치: https://www.zhengjian.org/node/2933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