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운(陸雲)
【정견망】
사람들이 공자에게 효가 무엇인지 묻자 공자의 대답은 사람에 따라 다 달랐다. 그러나 우리는 모두 “예(禮)”라는 한 글자를 떠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인, 의, 예, 지, 신”은 사람이 되는 기본적인 원칙이다.
맹의자(孟懿子)가 효가 무엇인지 묻자 공자는 “효는 (예를) 어기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얼마 후 번지(樊遲)가 공자의 수레를 끌면서 묻자 공자가 말했다.
“맹손(孟孫 맹의자)이 내게 효도가 무엇이냐 묻기에 나는 예를 어기지 않는 것이라고 대답했느니라.”
번지가 “무슨 뜻입니까?”라고 묻자 공자는 “부모님이 살아 계실 때는 정해진 예절에 따라 모시고, 부모님이 돌아가셨을 때는 정해진 예절에 따라 장례를 치르고 제사를 지내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맹무백(孟武伯)이 효가 무엇인지 묻자 공자가 대답했다.
“질병에 걸리는 것 외에 자식 일로 걱정을 끼치지 않게 하는 것이다.”
자유(子遊)가 효가 무엇인지 묻자 공자가 말했다.
“오늘날 많은 사람들은 효란 부모를 부양하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사실 개나 말도 사람이 기르는 것이다. 자기 부모를 공경하고 효도하지 않는다면 부모를 부양하는 것이 개와 말을 기르는 것과 무엇이 다르겠느냐?”
공자가 보기에 사람과 사람 사이에 모두 예(禮)로 대해야 한다. 다만 서로 다른 사람 관계에 따라 서로 다른 예절이 존재할 뿐이다. 자녀로서는 부모에 대해 상응하는 예가 있어야 한다. 이것은 단순한 예의나 겸양이 아니다. 고인(古人)은 부모님께 아침이면 문안 인사를 하는 습관이 있었는데, 이렇게 하면 사람이 게으른 습관이 생기는 걸 피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사람과 사람 사이에 최소한의 예절이 된다. 우리가 청조(淸朝) 황제들을 살펴보면 비록 일국의 군주라는 존귀한 지위임에도 모친에 대해서는 반드시 공경했다. 이는 단지 한 가지 형식이 아니라 진정한 효도가 있는 곳이다.
공자는 또한 부모님을 먹여 살리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고 부모님을 기쁘게 해드려야 한다고 언급했다. “자식이 멀리 있으면 모친이 걱정한다”는 말처럼 부모님께 걱정을 끼치지 않는 것도 효도다. 공자는 이를 보충해서 “부모님이 살아 계실 때는 멀리 나가지 말고 멀리 가면 반드시 행선지를 알려야 한다”고 했다. 이 역시 부모님께서 걱정을 끼치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다.
공자가 말한 예는 또 다른 원인이 있다. 그것은 바로, 부모를 공경하는 동시에 너무 한쪽으로 치우쳐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공작동남비(孔雀東南飛)》를 들 수 있다. 이렇게 하면 효도가 아닐 뿐만 아니라 부모가 잘못을 저지르게 하는 것이다. 즉 부모에 대한 사랑도 너무 지나쳐서는 안 된다.
[역주: 《공작동남비》는 후한 건안 연간(196~220)에 쓰여진 중국 문학사상 가장 오래된 서사시다. 내용은 억울하게 시어머니에게 쫓겨난 여인이 친정에서 재가시키려 하자 물에 빠져 죽고 뒤늦게 이 사실을 알고 후회한 남편도 나무에 목을 매 자진한다. 즉 부모님을 공경하되 너무 지나치지 말아야 함을 알 수 있다.]
원문위치: https://www.zhengjian.org/node/29693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