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소련(小蓮)
【정견망】
본문에서는 ‘구함이 없음(無求)’에 대한 경험을 서술한다.
주인공은 여전히 효운이며 이때는 여자였다. 이 일은 순임금 시기에 발생했다.
순임금 시기에는 우리가 《사기》등 역사서로부터 알 수 있다시피 이미 도기(陶器 질그릇) 만드는 업이 이미 보편적이었다.
효운은 당시 여자 아이였는데 도공들과 교류하길 좋아했다. 그의 부친은 도기 제조에 많은 경험이 있었다.
그는 늘 딸에게 도기 제조에는 인내심이 필요하며 서둘면 안 된다고 말했다. 오직 모든 부분마다 다 잘하면 최종적으로 만들어져 나온 것이 완성품이 된다고 했다. 그렇지 않으면 분명 흠이 생긴다고 했다.
말을 이렇게 하지만 이 과정을 진정으로 해내기는 쉽지 않았다. 어떤 때 그녀는 좀 잘하려고 했다. 이런 희망은 자기의 솜씨를 더 좋게 하려는 것이 아니라 결과를 기대한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하면 효과는 늘 그리 좋지 못했다.
나중에 효운은 세상에 떠돌아다니는 선인(仙人)을 만났다. 이 신선은 그녀를 보고 말했다.
“도기 제작업은 다른 업종과 마찬가지로 모두 신이 사람에게 전해준 일종의 기예(技藝)란다. 도기를 만들 때 마음을 매 하나의 마디에 정성을 들여야 된다. 또 마음을 써서 도기와 소통해야 하고 시간이 길어지면 흙이 네 마음과 통할 것이다. 이런 효과를 어떻게 얻을까 노력하지 말아라.”
그는 말을 마치고는 그녀의 머리를 5번 두드리고 떠나갔다.
선인이 떠나간 후 효운이 다시 도기를 만들 때 많이 순조롭고 뜻대로 되었다. 또한 점점 부동한 공정 중에 어떻게 빚을 것인지 알게 되었고 흙과 소통을 중시하게 되었다. 이렇게 시간이 길어지자 그녀가 만든 도기는 품질이 매우 좋았고 사람들은 기꺼이 와서 도기를 사갔다.
나중에 나이가 들어 출가할 연령이 되자 그녀는 나이가 어느 정도 알맞고 성격이 좋으며 손재주가 있는 사람을 찾고 싶었다. 조건이 까다롭지 않고 합리적인 것 같았으니 만족할만한 사람을 찾지 못해 부모도 조급했다.
어느 날 그 선인이 또 찾아오자 부모님이 이 일을 말했다. 그러자 선인이 웃으며 말했다.
“당신들 딸의 혼인 인연은 아직 오지 않았습니다. 억지로 구해선 안 됩니다.”
부모님은 선인이 이렇게 말하자 다급히 물었다.
“그럼 언제나 인연이 닿을 수 있습니까?”
선인이 말했다.
“천천히 기다려보시오. 모두 월하노인이 하는 일이라서…” 하고는 크게 웃으며 떠나갔다.
효운의 부모가 그 일을 말하자 효운은 자기는 이 방면에 너무 많이 생각해서는 안되며 많이 생각하면 고민만 많아질 것이라고 느꼈다. 그래서 구하고자 하는 마음을 모두 내려놓고 다만 도기 만드는 솜씨에만 공력을 들였다.
이렇게 하루하루가 지나가 효운이 어느덧 50이 되었다. 어느 날 키가 작고 평범하게 생긴 사람이 여기에서 와서 배우겠다고 했다. 효운은 당시 손이 필요했던 터라 그를 일꾼으로 삼았다.
이 사람은 여기 온 후 일을 매우 부지런히 했고 또 효운과 마음이 잘 맞았다. 효운이 무슨 생각을 하거나 무슨 일을 해야겠다고 생각하기만 하면 그 사람을 곧 알아차렸고 또 알맞게 일을 처리했다. 시간이 오래되자 두 사람은 갈수록 더 잘 맞았다.
또 날이 좀 흘러 효운의 부모가 차례로 병이 들었다. 뜻밖에 이 사람은 병을 고칠 줄 알았다. 그는 의술을 펼쳐 효운 부모의 병을 고쳤다.
병이 나은 후 효운의 부모는 진심으로 그 사람에게 시집을 가라고 효운에게 말했다. 효운은 그리 달갑지 않았지만 그의 위인됨을 알고 응낙했다.
그녀가 시집간 후 1년 정도 지나자 그는 외출하겠다고 하며 사나흘 후면 돌아올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돌아올 때 보니 그는 키가 큰 미남이 되어있었다.
효운이 놀라서 물었다.
“이 나이가 되어 어떻게 키가 자라고 또 용모가 준수하게 변했어요?”
그가 말했다.
“당신에게 얘기해주겠소. 그때 우리 둘이 천상에서 인연이 있었는데 순임금 시기에 인간세상에 와서 역사를 이루기로 약속을 했소. 바로 이 시기에 천계(天界)에서 한분 선화(仙花)가 내려오려고 했고 또 나와 혼인의 인연이 있다고 했소. 월하노인은 여기를 지나가다 이 상황을 보고 말했소. ‘자네와 선화는 순임금 시기에 먼저 부부가 되고 그 후 선화는 하늘나라로 돌아가기로 하지. 이 단계 중에 자네는 자네의 심태를 잘 파악해야하네. 남녀의 사랑에 빠져 있어서는 안 된다네. 그렇게 하면 자네와 효운의 혼인에 불리할 걸세.’
그 결과 나는 완전히 월하노인이 말한 그 상태에 도달할 수 없었고 어느 정도 이 그곳에 빠져 있었소. 나중에 선화가 어느 날 나를 떠나 하늘로 돌아간 후 내 신체는 당신이 이전에 본 그 모양으로 변했소. 나중에 나는 월하노인의 말을 단단히 기억하고 일마다 자기를 수련하고 자기 어떤 마음도 속세에 빠지지 않도록 했소. 당신과 혼인을 한 후에도 말이요. 그러자 나는 이번에 문을 나선지 얼마 안 되어 당신이 전에 내게 말했던 그 선인을 만났소. 그는 내게 일종의 선수(仙水)를 주었는데 내가 그 물을 마시자 원래 모습을 회복한 것이오.”
효운은 이 말을 듣고 그 봉해졌던 기억이 새로이 열려 그 인연을 알았다. 마지막으로 한마디 했다.
“월하노인이 만약 세상에 오고 우리가 인연을 만난다면 그에게 좀 잘 대접해야 겠어요. 우리에게 관심을 가져주고 애를 썼으니 말이에요.”
그는 효운의 말뜻을 알았다. 효운은 어쨌든 그를 만났을 때 좀 늦었다고 느꼈다. 하지만 이 일체는 월하노인과 관련이 있었다.
또 며칠이 지나 그 선인이 또 나타났다. 효운은 그에게 마음속의 불만을 말했다. 선인은 엄숙하게 말했다.
“월하노인의 배치가 네 마음에 썩 부합하지 않았을 거야. 그는 비록 능력과 지혜가 한계가 있지만 그의 행위의 표준이 있지 않는가, 함부로 할 수 없지. 만일 그 월하가 장래 정말 인간세상에 온다면 자네들은 어쨌든 그와 한 단락 연분이 있다네. 기억하게나, 만사는 구함이 없이 인연을 따르는 것이 가장 좋다네.”
이 말을 듣고 효운은 분명히 알았다. 나중에 인생에서 그녀와 남편은 함께 생이 끝날 때까지 부지런히 자기 능력껏 할 수 있는 일을 했다.
이번 생에 효운이 처음으로 ‘어린 월하노인’을 보았을 때 특별히 이 아이를 좋아했다. 아이는 그녀의 품에서 매우 순하고 말을 잘 들었다. 이런 것은 다 인연 때문이다.
바로 다음과 같았다.
도기 만드는 솜씨는 신선이 전한 것으로
구함이 없이 세심하게 연마해야 하네
혼인의 인연은 모두 하늘이 정한 것이니
인연에 따르되 미혹을 벗어남을 소중히 여겨야 하네
制陶手藝神仙傳
無求專攻細心練
姻緣皆是上蒼定
隨緣珍惜出迷嵐
원문위치: https://www.zhengjian.org/node/2725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