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혜(德惠)
【정견망】
사람의 생명은 단지 육신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그 원신(元神)의 존재에 달려 있다. 청대서적 《광서비현지(光緒費縣志)》에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기록되어 있다.
산동 비현(費縣)에 양봉삼(楊奉三)이라는 사람이 있었는데, 대대로 그 지역 시장에서 거주했다. 그는 경영에 능하여 장년기에 가세가 점차 부유해졌다. 양봉삼은 성품이 어질고 베풀기를 좋아했으며, 가업이 번창한 뒤에는 더욱 너그럽게 재물을 내놓아 마을 사람들을 구제하고 공익사업에 열중하여 인심을 크게 얻었다.
쉰 살이 넘었을 때 양봉삼은 갑자기 온역(瘟疫 돌림병)에 걸려 병세가 위중해졌고 수십 일 동안 침상에 누워 시종 혼수상태에서 깨어나지 못했다. 가족들이 거의 절망하고 있을 즈음, 어느 날 그가 갑자기 두 눈을 뜨더니 큰 소리로 가족을 부르며 말했다.
“그동안 너희는 내가 정신을 잃고 누워 있는 것으로 보았겠지만, 사실 내 원신(元神)이 몸을 떠나 있었다. 나는 몽산(蒙山) 백운암(白雲岩) 일대에서 열흘 남짓 머물렀는데, 다행히 산속의 신령(神靈)님을 만나 도움을 받았다. 신령님이 동자 두 명을 보내 내 원신을 집으로 데려다주었기에 내가 다시 육신으로 돌아와 깨어날 수 있었던 것이다.”
가족들은 이 말을 듣고 그가 병중에 정신이 맑지 못해 헛소리를 하는 것으로 여겨 믿지 않았다.
그러나 양봉삼은 병이 완쾌된 후 매우 정중하게 친지 한두 명을 청하여 몽산으로 향했다. 위난 중에 자신을 구해준 신령에게 감사 인사를 올리기 위해서였다. 이상한 점은 그가 평생 몽산에 가본 적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가는 길의 굽이진 산길이나 도중의 묘우(廟宇), 동굴, 맑은 샘, 대나무 숲 등의 경치를 마치 오래전부터 그곳에서 살았던 사람처럼 막힘없이 설명하며 매우 익숙해했다는 것이다.
동행했던 이들은 그제야 크게 놀라며, 그가 위독해 혼수상태에 빠져 있을 때 그의 원신이 정말로 이곳에 머물렀음을 믿게 되었다.
마침내 양봉삼은 산속에서 한 묘우를 찾아내어 바로 이곳의 신령이 자신을 구해주었다고 지목했다. 신령의 은혜에 보답하기 위해 그는 200천(약 20만 문 역주: 당시 동전 1꾸러미가 약 천개인데 이것이 200개란 의미)을 기부하고 논밭 20여 무(畝)를 사서 모두 사찰 재산으로 기부했으며, 그 수익으로 장기적인 제사 비용을 충당하게 했다.
이 이야기에서 양봉삼의 육신은 혼수상태였으나 원신은 먼 곳까지 갈 수 있었고, 그가 본 풍경이 현실과 일치했다는 점은 생명의 본질이 어디에 있는지 깊이 생각하게 한다.
육신이 고요히 가라앉아 있을 때 의식은 사라지지 않았으며 오히려 또 다른 존재 형태를 경험한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우리에게 사람의 생명이 눈에 보이는 형체에만 머물지 않음을 시사한다. 사람은 정말로 원신이 있으며, 무신론은 철저히 잘못된 가설이다.
자료 출처: 중주고적출판사 《광서비현지》
원문위치: https://www.zhengjian.org/node/30173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