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우(林雨)
【정견망】
고안은 벗을 몹시 소중히 여겼다. 많은 위대한 문장가들은 대개 가장 친한 벗이 있었다. 예를 들어, 원백(元白)은 당대의 시인 원진(元稹)과 백거이(白居易)를 가리킨다. 이들의 평생 우정은 참으로 떼려고 해도 뗄 수 없었다.
원진의 시 《이별 생각 다섯 수(離思五首) 중 네 번째》는 가장 유명한 작품이다.
일찍이 넓은 바다를 본 사람은 다른 물에 만족할 수 없고
무산의 구름을 보면 다른 것은 구름으로 여기지 않네
그저 스쳐 지나가며 꽃 무더기 돌아보지 않음은
절반은 도를 닦기 때문이요 절반은 그대 때문이라네
曾經滄海難爲水
除卻巫山不是雲
取次花叢懶回顧
半緣修道半緣君
많은 사람들이 이 작품을 아내에 대한 애정 시로 해석한다. 하지만 원진의 작품들을 살펴보면, 주로 백거이와의 우정을 언급했지 애정을 소재로 다룬 경우는 거의 없으니 이 시 역시 예외가 아니다.
“일찍이 넓은 바다를 본 사람은 다른 물에 만족할 수 없고
무산의 구름을 보면 다른 것은 구름으로 여기지 않네”
이 시는 지향(志向)을 표현한 것이다. 도연명의 “쌀 닷 말에 허리를 굽히지 않으리라”와 유사한 함의를 지닌다. 이 시는 대체로 백거이가 유배당했을 때 벗에 대한 그리움을 쓴 것으로 보인다. 즉 백거이가 어디에 있든 시인의 눈에는 그만이 최고라는 뜻이다.
“그저 스쳐 지나가며 꽃 무더기 돌아보지 않음은
절반은 도를 닦기 때문이요 절반은 그대 때문이라네”
자신이 아름다운 꽃밭에 있어도 기분이 썩 좋지 않은 이유는 절반은 자신이 도를 닦기 때문이고 나머지 절반은 절친인 백거이가 유배가서 없기 때문이다.
한편 백거이의 시 《이표직과 함께 취해 원진을 그리며(同李十一醉憶元九)》는 원진이 귀양 갔을 때 쓴 작품이다.
꽃필 때 함께 취해 봄 시름 잊고
취한 뒤 꽃가지 꺾어 셈 대 삼네
홀연히 멀리 떠난 벗 생각에
헤아려보니 오늘쯤 양주에 도착했으리
花時同醉破春愁
醉折花枝作酒籌
忽憶故人天際去
計程今日到梁州
“꽃필 때 함께 취해 봄 시름 잊고
취한 뒤 꽃가지 꺾어 셈 대 삼네”
원진이 떠난 후, 백거이 역시 마찬가지로 외로웠다. 그는 시름을 달래기 위해 술을 마시고, 꽃을 꺾어 술잔을 세는 셈 대로 삼았다. 고인은 술이 시름을 달래준다고 믿었지만, 사실 술이란 사람을 더욱 시름겹게 할 뿐이다.
“홀연히 멀리 떠난 벗 생각에
헤아려보니 오늘쯤 양주에 도착했으리”
누군가의 여정과 날짜를 계산한다면 그는 아마 당신의 가장 가까운 사람이거나 가장 친한 벗일 것이다.
우리가 이별 잔치에서 사람을 송별하면 종종 곧 잊어버린다. 그저 일종의 형식적인 절차일 뿐이다. 하지만 백거이는 그렇지 않았다. 진심으로 상대를 위해 생각하는 마음을 엿볼 수 있다.
지금 사람들은 “영원한 친구도 없고, 영원한 적도 없다”고 말한다. 사실 이것은 이익의 기점에 서서 문제를 본 것이다. 진정한 벗은 이익에 얽매이지 않는다. 예를 들어 관숙과 포중아의 관포지교(管鮑之交), 백아와 종자기의 우정을 표현하는 지음(知音), 유비, 관우, 장비의 의리를 표현한 도원결의(桃園結義) 등이 이를 잘 보여준다.
백거이와 원진의 우정도 마찬가지였다.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알다시피 사람은 사실 천상(天上)에서 내려왔다. 모두 법(法)을 얻기 위해 온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내려올 때 동반한 이들이 있을 것이다. 인간 세상에 내려와 어떤 사람은 절친이 되었고, 또 어떤 사람은 부부가 되었으니 이는 각자 인연이 다르기 때문이다.
어찌 되었든 우리는 지금이 이 연분을 소중히 여겨야 한다. 대법제자들이 진상을 알리는 것은 바로 일찍이 자신과 인연이 닿았던 그런 사람들을 깨우는 것이다. 하루빨리 법을 얻어 자신의 천국 세계로 돌아가라고.
오늘날 법(法)의 인연을 소중히 여겨야 하는데 두 번 다시 오지 않는다.
원문위치: https://www.zhengjian.org/node/2982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