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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목기(玄木記) 시즌 2 (10)

화본선생

【정견망】

백작은 화가 머리끝까지 나서 엘리아를 멧돼지의 날카로운 어금니에 물려 죽게 하라는 명을 내렸다.

엘리아는 곧 교수대에 묶여 처형을 기다리게 되었다.

이때 일진천은 더욱 큰 혼란에 빠졌다. 안배에 이런 과정이 없었을 뿐만 아니라, 이 사형 방법이 너무나 잔혹했기 때문이다. 교수대에 오르는 이는 바로 그들의 주(主)가 아닌가!

신선들이 아무리 하늘만큼 큰 법력(法力)이 있다 해도 안배만 할 수 있을 뿐, 이런 돌발적인 사태에는 함부로 개입할 수 없었다. 일단 개입하면 하늘의 뜻을 거스르는 것이 되어 천궁에서 쫓겨나야 한다.

세 자매는 어찌할 바를 몰라 발을 동동 굴렀다. 혜맹은 무릎을 꿇고 구지신군의 옷자락을 붙잡으며 어머니를 구해달라고 애원했다.

“구지 신군님, 이 모든 게 당신께서 안배한 것이니 분명 어머니를 구할 방법이 있을 거예요! 제발 부탁드려요….”

구지는 혜맹의 말에 대꾸도 하지 않은 채 미간을 찌푸리며 계속 중얼거렸다.

“그녀가 왜 내 안배를 뒤틀었을까? 왜 내 안배를 어겼을까? ……”

혜희는 울면서 남동생을 일으켜 세우며 말했다.

“그는 어머니를 구하지 않을 거야! 그 사람 마음속에는 오직 자기 ‘안배’뿐이라고!!”

“사부님! 이제 어떻게 해야 하나요?” 혜교가 구지에게 물었다.

구지가 말했다.

“지금 우리가 보니 많은 정신도(正信徒)가 죽은 후 원신이 복서국의 천사들에게 인도되어 가더구나. 아마 군주님도 그런 운명이겠지! 일단 서두르지 마라!”

다시 시선을 지상으로 돌려보자.

엘리아는 교수대에 묶여 있었다. 비록 얼굴은 초췌하고 눈빛에는 공포와 두려움, 억울함이 서려 있었으나 후회하는 기색은 조금도 없었다.

로마 왕권은 피에 굶주린 잔인한 맹수들을 많이 길렀다.

그들은 거대하고 살찐 멧돼지 한 마리를 데려왔다. 이 돼지가 곧 엘리아의 사신(死神)이 될 것이다.

혜희는 이미 목놓아 울고 있었다. 누구나 알 수 있듯, 어머니는 이제 멧돼지의 어금니에 참혹하게 죽임을 당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 멧돼지는 흉측한 얼굴로 포효하며 으르렁거리는 소리와 함께 엘리아를 향해 달려들었다!

그 순간 혜희는 가슴을 부여잡고 바닥에 주저앉고 말았다……

어금니가 엘리아의 가슴을 찔렀고, 선혈이 엘리아의 금발을 붉게 물들였다……

엘리아는 죽었다. 하지만 복서국의 천사는 오지 않았다.

일진천은 다시 술렁이기 시작했다. 바로 이때, 형언할 수 없이 눈부신 푸른 광채가 하늘을 찌를 듯 솟구쳤다. 일진천의 신들이 눈을 뜰 수 없을 정도로 강렬한 빛이었다. 그들은 이 푸른 빛이 인간 세상에서 곧장 쏘아 올려진 것임을 직감했다.

푸른 빛이 서서히 걷히고 그들이 천천히 눈을 떴을 때, 더욱 기이한 일이 벌어졌다. 정화군의 원신이 사라진 것이다. 그녀가 어디로 갔는지 누구도 찾아낼 수 없었다.

이 상황에 이르자 모두가 다급해졌다. 혜교조차 침착함을 잃고 무릎을 꿇어 사부에게 도움을 청했다.

혜희가 말했다. “구지신군님, 도대체 어디서 잘못된 건가요? 왜 우리의 관심술이 통하지 않았죠? 그 푸른 빛은 대체 뭐고, 어머니는 어디로 가신 건가요? 그리고 안배에 차질이 없을 거라 장담하셨는데, 지금 이 상황을 어떻게 설명하실 건가요?!”

구지가 “흥”하며 콧방귀를 뀌더니 말했다. “군주님께서 멋대로 행동해 내 안배를 바꾸셨다! 자신의 약속을 저버렸으니 나로서도 이젠 도와줄 방법이 없구나!”

혜희는 너무나 기가 막혀 구지를 바라보며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갑자기 혜희의 목에 걸린 포도석이 빛났다. 혜희는 문득 생각했다. ‘도를 전하던 분이 벨라의 오빠이니, 그분이라면 분명 어머니가 어디 계신지 알 거야!’

혜희는 앞뒤 잴 것 없이 소란스러운 대전을 뒤로하고 곧장 그 거대한 용나무를 향해 날아갔다.

벨라도 나무구멍 문 안에서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 문이 열리자 나타난 이는 눈물 범벅이 된 혜희였다.

“아희! 무슨 일이야?”

“벨라! 네 오빠가 돌아왔지! 빨리! 나를 그분에게 데려다줘!”

“오! 가여운 아희, 대체 왜 그래? 우리 오빠는 왜 찾는 거야? 무슨 일인지 천천히 말해봐.”

혜희는 자리에 앉아 그동안 있었던 일들을 천천히 들려주었다……

그 시각, 구지신군과 여러 신관은 필사적으로 정화군의 원신을 찾고 있었다. 온갖 수단을 다 동원했고, 정사재의 상고 서고까지 샅샅이 뒤져 엉망진창이 되었다.

“벨라! 네 오빠라면 분명 우리 어머니가 지금 어디 계신지, 어떻게 하늘로 돌아오실 수 있는지 알 거야! 그렇지?” 혜희가 초조하게 벨라에게 물었다.

벨라는 잠시 망설이다가 말했다.

“아희, 사실 우리 오빠도 우리 복서국에서 내려간 신들만 데려왔어. 다른 천국에서 내려간 신들은… 음… 우리 오빠도 관여할 방법이 없어.”

혜희는 더욱 혼란스러워졌다. “우리 어머니는 인간 세상에서 네 오빠의 도를 믿으셨어! 그것도 아주 확고하게 말이야! 그런데 왜 오빠가 어머니를 돌보지 않는다는 거야?”

“아희! 너도 똑똑히 알아야 해. 우리 오빠도 그저 배우 중 한 명일 뿐이지, 최종적인 설계자는 아니야! 오빠도 자기 천국 사람만 관리할 수 있어. 오빠의 수많은 신도 중에는 우리 복서국보다 몇 층이나 더 높은 우주에서 온 분들이 계시는데, 오빠가 어떻게 그분들을 다 관리하겠니?”

혜희는 그제야 정신이 번뜩 드는 것 같았다. 왕자도 최종 설계자가 아니었다. 그렇다면 그 최종 설계자는 누구란 말인가? 설마 구지일까? 아닐 것이다. 그에게 그만한 능력이 있었다면 이런 차질이 생기지도 않았을 터다. 그렇다면 우리보다 훨씬 높은 불(佛)·도(道)·신(神)일까? 그는 대체 누구일까?

어머니가 하신 말씀이 기억났다. 인간 세상에 연극을 하러 가고 문화를 다지는 것은 모두 무상왕(無上王)님과 인연을 맺기 위해서라고 했다. 대체 무상왕은 누구신가? 그분은 어디에 있는가? 아마 그분이라면 방법이 있을 텐데, 아득한 우주 속에서 자신은 그저 한 알의 먼지일 뿐이니 그 ‘신비로운 무상왕’을 어디서 찾는단 말인가?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혜희의 표정이 쓸쓸해졌다. 벨라가 그녀를 위로했다. “너무 걱정하지 마, 아희. 방법이 있을 거야. 너희 엄마는 꼭 돌아오실 거야……

갑자기 혜희의 손바닥에 글자가 나타났다.

“어머니 원신을 찾았으니 속히 돌아오세요. — 혜맹”

혜희는 이 글을 보자마자 입가에 웃음이 번졌다. 얼른 벨라와 작별하고 바람처럼 달려갔다.

 

원문위치: https://www.zhengjian.org/node/279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