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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 오고 가며 노래 부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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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견망】

강 위 붉은 누각에 비 개인 뒤 날이 개니,
양서(瀼西)의 봄물에는 비단결 같은 물결이 이네.
다리 동쪽과 서쪽에는 버들잎이 우거졌는데,
사람들이 오고 가며 노래 부르네.

江上朱樓新雨晴,瀼西春水縠文生。
橋東橋西好楊柳,人來人去唱歌行。

중화 대지는 지역이 넓고 인문적 토대가 두텁다. 지역마다 각각 독특한 자연 풍모와 생활 정취를 지니고 있다. 이 시는 당대(唐代) 시인 유우석(劉禹錫)의 《죽지사구수(竹枝詞九首)》에서 나온 것으로, 그중 언급된 양서는 양수(瀼水) 서쪽 기슭 일대로 지금의 중경(重慶) 봉절(奉節) 지역을 가리킨다.

“강 위 붉은 누각에 비 개인 뒤 날이 개니,
양서(瀼西)의 봄물에는 비단결 같은 물결이 이네”

갓 내린 비가 그치자 강가의 붉은 목조 누각은 먼지가 씻겨 내려가 유난히 맑고 산뜻하며 아름답다. 봄물은 미풍에 불려 곱게 주름진 비단 같은 물결을 일으킨다. 갓 내린 비(新雨)와 봄물(春水)은 계절을 알려주고, 양서는 구체적인 지역을 묘사하여 화면에 계절감뿐만 아니라 진실한 공간적 토대를 부여한다.

좋은 시는 흔히 풍부한 정보를 행간에 자연스럽게 숨겨두어 흔적을 드러내지 않으면서도 뒷맛을 느끼게 하며, 읽기에 편안하면서도 층차가 느껴지게 한다.

“다리 동쪽과 서쪽에는 버들잎이 우거졌는데,
사람들이 오고 가며 노래를 부르네.”

여기서 다리 동쪽과 서쪽은 단순한 반복이 아니라 민가나 가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나열 기법으로, 어투에 리듬감을 더하며 뒷 구절인 창가행(唱歌行)과 서로 호응한다. 다리의 동쪽과 서쪽에는 버드나무가 한창이고 봄 경치가 아름다우며, 오가는 사람들은 길을 걸으며 노래를 부르니 생활의 정취가 물씬 풍겨온다.

시 전체의 언어는 평이하지만 층차가 분명하다. 강물, 붉은 누각, 버드나무, 봄 경치처럼 볼 수 있는 풍경이 있고, 행인이 노래하며 끊임없이 오가는 소리처럼 들을 수 있는 소리도 있다.

풍경은 공허하지 않고 소리는 어지럽지 않아, 안정되고 여유로우며 경쾌하고 압박감 없는 봄날의 세계를 보여준다. 시 속에는 억지로 감정을 서술한 곳이 없으나 인간 세상의 침착함과 안온함이 자연스럽게 흘러나온다.

 

원문위치: https://www.zhengjian.org/node/3008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