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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의도협전(忠義道俠傳) 제1회 도인이 화산에서 제군을 만나고, 성왕이 윤회하여 다시 인간 세상으로 오다 (5)

북국촌로

【정견망 2021년 1월 10일】

이 장진인(張眞人)은 어떤 사람인가? 본명은 장백단(張伯端)으로, ‘오진선생(悟眞先生)’이라 불리며 일찍이 광양진인(廣陽眞人) 유해섬(劉海蟾)을 따라 신선 수련을 하여 도호가 ‘자양진인(紫陽眞人)’이었다. ‘용성(用成)’이라는 이름은 도우(道友)들끼리 부르는 친근한 호칭이다. 태백성군에게 받은 칙령을 받들자, 자양진인은 일찌감치 제자를 인간 세상으로 내려보냈고, 날짜를 계산하여 스스로 정청(定清)의 모습으로 변신해 도관에서 세 사람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렇다면 노조(老祖)는 또 누구인가? 독자 여러분, 앞선 이야기에서 노도 스승과 제자 세 사람이 산을 오를 때 한 표사(鏢師)를 만나 등패(藤牌)를 선물했다고 했다. 그 등패 앞면에는 ‘백운(白雲)’ 두 글자가, 뒤에는 ‘희이(希夷)’ 두 글자가 쓰여 있었으니, 그 화산 노조는 바로 진단(陳摶), 진희이(陳希夷)로 ‘백운선생(白雲先生)’이라 불리는 인물이다. 이번에 고향을 다시 찾은 것은 본래 장자양을 방문하기 위함이었다. 북극현무궁을 다녀온 후 걱정이 가득하고 감회가 복잡하여 자신이 겪은 일을 자양에게 하나하나 털어놓으며, 어떻게 환생한 성왕을 찾아 깨달음을 얻게 할지 상의했다.

자양진인이 웃으며 말했다. “도남(圖南) 형, 너무 서두르지 마시오. 세상은 넓고 억만 중생이 가득한데, 단 한 사람을 찾는 것은 마치 바다에서 바늘을 찾는 것과 같으니 얼마나 힘든 일이겠소?”

노조가 반문했다. “당신은 참으로 태평하구려. 어찌 급하지 않다는 것인지 말해 보시오.”

자양진인이 대답했다. “허허, 저 또한 처음엔 도남 형처럼 당황하여 정청 제자를 산 아래로 내려보내 성왕을 찾게 했습니다. 지금 생각하니 성왕이 인간 세상에 내려왔다면 반드시 세상의 인연이 있을 것이고, 전생에 정해진 가족과 제자가 있을 터이니 이번 생에는 보통 사람처럼 참선하여 불문에 들거나, 도를 닦아 도종에 들 것이오. 때가 되면 스스로 당신을 찾아올 것이니, 우리들은 그저 도를 전하고 제자를 가르치며 널리 선한 인연을 맺으면 될 뿐이오.”

노조가 듣고 다시 물었다. “당신은 어찌 그가 정녕 도종에 들게 만들었단 말이오? 만약 삭발하고 출가한다면 내가 어떻게 그를 찾겠소? 또 어떻게 그에게 대도(大道)의 법을 전하겠소? 안 되겠소, 안 되겠어. 당신이 정청을 보냈으니, 나도 내려가 찾아봐야겠소.”

두 아이가 이 말을 듣고 의아한 듯 물었다. “스승님? 이제 막 도착했는데 바로 산을 내려가야 하나요?”

자양진인이 말했다. “도남 형, 급할 것 없소. 성왕은 아직 환생하기 전이니, 잠시 앉아 나와 바둑이나 한 판 더 둡시다. 곧 그 사람이 올 것이오.”

노조가 물었다. “누가 온다는 것이오?”

자양진인이 말했다. “그 사람은 근기가 나쁘지 않고, 당신의 제자와도 깊은 인연이 있소. 선악은 한순간의 생각에 달려 있고 은원(恩怨)은 그로 인해 생기니, 사람의 목숨을 구해야 비로소 충량(忠良)함이 드러나는 법이지요. 좋은 일이오, 좋은 일이야. 안심하고 앉아 계시오.”

말을 마치기 무섭게 갑자기 한 사람이 도관으로 들어왔다. 황급히 달려오다 걸려 넘어질 뻔했는데, 다행히 짧은 몽둥이로 바닥을 짚고 공중제비를 돌아 착지하며 급히 무릎을 꿇고 외쳤다. “노신선님, 어서 사람을 살려주십시오!” 사람들이 자세히 보니 반쯤 올라온 잔도에서 만났던 그 표사였다. 표사는 즉시 등패를 꺼내 파란 옷을 입은 아이에게 건네며 이어 말했다. “소인이 원외를 호위하여 약을 캐러 갔다가 위험을 만났습니다. 소인은 범인이라 감당할 수가 없어 원외가 위급한 상황입니다. 부디 노신선님께서 제발 좀 구해주십시오.”

노조와 자양진인은 일어나 아이들에게 표사를 부축하게 하고 사유를 물은 뒤, 몇 사람은 도관을 나와 원외를 찾아 나섰다. 알고 보니 장 표사와 조 원외는 도인 일행과 헤어진 후 산 정상으로 향하려 했으나, 수행하던 길잡이가 두 사람을 산 뒷길로 유인했다. 도중에 사나운 짐승의 소리가 들리자 길잡이는 바닥에 엎드려 외부인을 데려왔으니 ‘공양’으로 바치겠다고 외치고는 두 사람을 버리고 도망쳐 버렸다. 원외가 농부와 다투려 할 때 뒤에서 둥치처럼 굵고 핏빛 입을 벌린 거대한 뱀(長蚺)이 나타나 원외를 덮쳐 통째로 삼키려 했다. 표사는 망설임 없이 몽둥이를 뽑아 머리를 내리쳤다. 뱀은 방심하다 정신을 잃고 원외를 놓아주었는데, 배가 몹시 고팠는지 곧바로 농부를 쫓아갔다. 두 사람은 그 틈을 타 산길로 도망치다 노도가 준 등패를 떠올리고 정상으로 달렸다. 원외는 겁에 질려 발을 헛디뎌 추락할 뻔했으나 표사의 기지로 덩굴에 묶여 절벽에 매달리게 되었다. 표사는 다급히 몇 마디 당부하고 홀로 정상으로 달려온 것이었다.

자초지종을 알게 된 사람들은 서둘러 구하러 달려갔다. 현장에 도착해 보니 과연 조 원외가 절벽에 갇혀 있었다. 옷은 갈기갈기 찢어지고 머리는 헝클어져 이전의 위세는 온데간데없었다. 그는 고마워하기는커녕 이곳에서 고생하게 만들었다며 욕설을 퍼부었다. 표사가 변명하려 하자 노조가 웃으며 물었다. “네가 구하려는 자가 바로 이 무례한 자냐?” 원외는 도사를 보고 왜 이제야 나타났느냐며 화를 냈다. 사람들은 개의치 않고 표사를 시켜 그를 구출했다.

남의동자가 착한 마음으로 다가갔으나, 어느새 뱀이 다가와 있었다. 그 뱀은 매 끼니에 사람을 두 명씩 잡아먹었다. 뱀은 농부를 삼킨 뒤 또 한 사람을 잡아먹어야 그만둘 심산이었다. 다른 먹이를 찾다가 냄새를 맡고 나타나 독을 뿜으며 벽을 타고 달려들었다. 겁에 질린 조 원외는 혼이 나가다시피 하여 제 살길을 찾으려 남의동자를 뱀에게 떠밀고 덩굴을 타고 올라왔다. 사람들이 멀리 있어 구하지 못해 경악했으나, 다행히 아이는 경공을 잘해 덩굴을 붙잡고 몸을 날려 뱀의 아가리를 피했다.

먹이를 놓친 뱀은 남의동자에게 덤벼들었다. 이때 가장 가까이 있던 사람이 표사였고 표사가 아이를 구하려 몽둥이를 던졌으나 뱀은 꼬리로 막아냈다. 표사는 마음이 급하여 노조에게 무기를 빌려달라고 청했다. 그러자 노조는 기민하게 소매에서 장검을 꺼내 주었다.

표사는 과연 호한이었다. 두려워하지 않고 검을 빼어 뱀에게 달려들었다. 이 검은 평범한 것이 아니어서 검기가 닿기도 전에 뱀은 위협을 느끼고 도망치려 했다. 그러나 또 포기하기가 싫었는지 조원외가 옆에서 구경하는것을 보고는 악한 마음이 사라지지 않아 또 그를 향해 달려들었다. 그러나 표사는 뱀을 반토막 내어 꼬리를 잘라버렸고 뱀은 검은 연기가 되어 산아래로 도망갔다.

검은 연기가 사라지자 뱀 꼬리는 고름으로 변해버렸다. 사람들은 그제야 안심했따. 원외는 태도를 바꿔 땅에 엎드려 절하며 사례했다. 그러면서 요괴를 만나지 않도록 특별히 약을 달라고 청했다.

표사는 그의 태도에 화를 내며 꾸짖었다: “진인께서 내가 부탁하여 당신을 구한 대은인인데 당신은 은혜를 원수로 갚으려고 아이를 뱀 먹이로 던져놓고도 감히 약을 달라고 해?” 그러자 원외는 자기의 죄를 알지만 자식을 얻지 못하면 대가 끊긴다며 매달렸다.

노조가 말했다. “너 같은 무례한 자는 상대도 하기 싫다. 네가 뱀에게 아이를 던졌던 일을 생각하면 도와줄 이유가 없다. 그러나 이 재앙은 우연이 아니다. 그 뱀은 사악한 자를 찾아다니는 요괴인데, 네 얼굴에 흉한 기운이 가득하니 네가 지은 죄의 대가다. 요괴가 아니더라도 액운을 면키 어려웠다. 가벼워도 부모를 해치고 무거우면 비명횡사 하거나 자손이 끊길 운이다. 모두 네 손으로 지은 죄로 네가 덕을 잃은 탓이다. 어떻게 부귀와 자손을 얻겠느냐!”

원외는 듣더니 묵묵히 말이 없다가 통곡하며 과거의 잘못을 뉘우치고 개과천선하겠다고 맹세했다. 노조는 “자손은 약이 아니더라도 선을 베풀고 재물을 나누어 주면 훗날 자손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고 일러주었다.

원외는 기뻐하며 ‘네, 네 소인 잘 기억하겠습니다. 다만 신물을 하나 보여주셨으면.“

사람들은 그 말에 모두 화를 냈다. 이 자는 정말 염치가 없구나!

그러나 자양진인이 말했다: “만약 네가 좋은 사람이 되고 조건이 없으면 아직도 믿지 않는구나. 네가 오늘 도남 형제에게 목숨을 빚진 것을 인정하느냐?”

원외는 :“어찌 감히 인정하지 않겠나이까?”

자양진인은 남의동자를 가리키며 말했다: “기억하라. 네가 나이 60이 될때까지 다리 세개를 놓고 길을 보수하며 36호의 집을 구호하며 330만냥의 은자를 뿌린다면 이 아이를 너의 아들이 되게 하고 이 사람에게 빚진 것을 깨끗이 갚을 기회를 주겠다. 하겠느냐?”

원외는 기뻐하며 “ 하고 말고요, 아이만 주신다면 못할게 뭐가 있겠습니까?”

노조(老祖)가 수염을 쓰다듬으며 생각에 잠기더니, 무언가 깨달은 듯 고개를 돌려 장(张) 표사에게 무언가 일렀다. 표사가 두 손으로 장검을 받들어 돌려주려 하자, 노조가 말했다.

“이 검은 신물(神物)로, 이름은 ‘혜광(慧光)’이라 한다. 스스로 영성이 있어 오직 요마를 베는 검이지. 방금 그대의 손에서 처음으로 그 위력을 드러냈으니, 빈도가 이 검을 그대에게 주겠노라.”

표사가 감히 받지 않으려 하자, 자양진인(紫阳真人) 또한 거들었다.

“아까 보니 대협의 솜씨가 범상치 않고, 걷는 모습이 매우 안정적이더군요. 군에서 익히는 법도가 엿보이니, 필시 충렬한 장문의 후예일 터. 이 보검을 가질 자격이 충분합니다. 오늘 헤어지면 다시 보기 어려울 텐데, 이 물건은 필시 대협과 인연이 있는 것이니 가보로 삼아 기념하도록 하십시오.”

표사는 진인의 말에 마음이 크게 흔들렸다. 생각해보니 아까 자신도 모르게 집안에서 내려오는 무예를 펼쳤던 것이다. 실제로 그의 선조는 군문에 몸담았다가 화를 피해 북쪽으로 옮겨왔기에, 진인의 말이 예사로운 계산이 아님을 깨달았다. 하지만 그는 그저 공손히 감사 인사를 올릴 뿐, 여전히 보검을 받으려 하지 않았다.

자양진인이 다시 입을 열었다.

“이제 천하에 큰 변고가 닥칠 텐데, 대협이 지닌 장문의 무예와 이 보검이 함께 있으면 눈에 너무 띌 것이오. 그러니 이렇게 합시다. 내가 순수(顺水)에 따라 인정을 베풀어 책 한 권을 줄 터이니, 돌아가 후손들에게 가르치시오. 칼춤을 추거나 창을 휘두르지 않아도 몸을 보전하고 입신양명할 수 있을 것이오.”

말을 마치고 자양진인은 노조의 대나무 상자에서 소요부(邵尧夫, 소강절)의 문집을 한 권 꺼내 장 표사의 손에 쥐여주었다. 노조가 가늘게 뜬 눈으로 긴 수염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그리하는 것이 좋겠군. 표사가 보검을 받기 꺼린다면, 앞서 빈도가 준 등패(藤牌)라도 잘 간직하도록 하게. 훗날 급한 일이 생기면, 그 물건이 그대의 목숨을 지켜줄 것이니.”

표사는 물건들을 하나하나 잘 챙겨 넣고 다시 한번 깊이 감사 인사를 올렸다.

자양진인 : “이렇게 하지. 내가 책을 한권 줄테니 후손들에게 가르치게. 무술을 익히지 않아도 입신양명 할수있다네.” 자양진인은 노조의 광주리에서 소요부의 집자(集子)를 꺼내주어 후손들이 읽게 하라고 했다. 노조는 눈을 가늘게 뜨고 수염을 쓰다듬더니 :빈도가 이전에 주었던 등패를 잘 간직하게. 그것도 자네를 보호해 줄걸세. 표사는 감사를 드렸다.

날이 저물자 노조와 자양진인은 장, 조 두 사람을 내려보내고 제자들을 이끌고 도관으로 돌아와 대전에 앉았다. 노조는 제자들에게 임무를 주었다. 남의동자가 조 가문의 자손으로 환생하여 성왕을 찾고 도를 전하는 임무를 맡았다. 홍의동자는 본래 하산하여 세간에 들어가야 했다. 그러나 노조는 :“ 자네는 총명하나 아직 인간 세상의 유혹을 견디기 어려워 내 곁에 두기로 했다. 그러나 운암은 조가의 집에 태어나서 좋은 집에서 잘 살 것이다. 그러나 사부가 부탁한 일을 잊지 말아라. 수행의 본래 뜻을 잊지 말아야 한다.”

두 동자는 스승의 분부를 삼가 명심하였다. 사형인 덕승(德胜)은 이제 놀이 상대가 사라지게 되니 적적함을 금치 못해, 운암(云庵)에게 당부하였다.

“사제, 사제! 일 다 마치면 꼭 돌아와야 해. 안 그러면 나랑 구슬치기 할 사람이 없잖아. 나 정말 안 그럴 거야(안 보내줄 거야)!”

두 아이가 주고받는 말끝에는 아쉬움이 묻어났다. 노조가 그 모습을 보고는 말을 끊으며 말했다.

“그만들 해라. 내가 너에게 술병 하나를 줄 테니 잘 알아두도록 하고, 어서 가 보거라.”

말을 마치자 남색 옷을 입은 동자(운암)는 몇 번이고 뒤를 돌아보며 문을 열고 떠나갔다.

바로 이렇다.

오고 가는 빚은 조금도 틀림없이 갚아야 하고,
전생의 인연과 결과는 분명히 드러나리라.
선량한 마음으로 세상에 나가 본성을 잃지 말고,
충의는 장차 집안에 도심(道心)이 싹트리라.

此之谓:
欠债要还分毫不差,
前因后果清白明了;
良善入世莫失根性,

인간 세상에 들어간 뒤 어떤 일이 벌어질지는 다음 회에서 계속된다.

 

원문위치: https://www.zhengjian.org/node/2644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