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흠우(鑫宇)
배경음악: 진동(陳東)
제작: 당운(唐韻)
【정견망】
음악이 있는 시 낭송: 한 줄기 비가 만 리 티끌을 날려버리네 (MP4)
물밑은 분명히 하늘 위의 구름이거늘,
가련한 그 모습과 그림자 내 몸과 같아라.
어찌 마음껏 용을 따르는 기세로 펼쳐내어,
한줄기 비로 만 리 먼지를 날려 없애지 않으랴.
水底分明天上雲,可憐形影似吾身。
何妨舒作從龍勢,一雨吹銷萬裏塵。
—— 《조각구름(片雲)》 당(唐)·제기(齊己)
제기(齊己 863년~937년)는 속명이 호덕성(胡德生)이며, 말년에 스스로 ‘형악사문(衡嶽沙門)’이라 호를 지었다. 호남성 장사시 영향(寧鄉) 사람으로, 당말의 유명한 시승(詩僧)이다. 그의 시는 대부분 세속을 벗어난 초월적 생각과 자비로운 회포를 담고 있어, 만당(晚唐) 시단에서 독특한 일가를 이뤘다.
이 시 《조각구름》은 표면적으로는 물속에 비친 구름의 그림자를 읊은 것이지만, 사실은 구름에 빗대어 자신을 비유한 것이다. 하늘 위의 구름은 본래 자유롭고 아득히 높은 존재이지만, 물속에 비친 구름의 그림자는 마치 속세에 떨어져 인간 세상에 갇힌 자신인 것만 같다.
“물밑은 분명히 하늘 위의 구름이거늘,
가련한 그 모습과 그림자 내 몸과 같아라.”
시인이 고개를 숙여 물속의 구름 그림자를 바라보니 외롭고 쓸쓸한 것이, 마치 세간에 처해 있는 자신의 모습과 같아서 저절로 가엾은 마음이 든다. 이때의 제기는 아마도 일찍 출가하여 수행에 들어갔을 것이며, 인생과 세속의 정에 대해 더욱 깊은 체득을 가졌을 것이다.
세상 사람들은 겉보기에는 부모, 처자식, 친구를 가졌고 서로 간에 각종 현실적인 관계가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 같은 관계들은 대개 세속적 차원에 머물러 있다. 한 사람의 정신 경지가 점차 제고되고 마음이 끊임없이 승화된 이후에는, 종종 말로 다 표현하기 힘든 고독감이 싹트기 마련이다. 진정으로 마음이 서로 통하고 뜻과 취향이 맞는 사람이 갈수록 적어지기 때문이다.
사람에게는 비록 정이 있지만, 수련하는 사람이 추구하는 것은 이미 세상의 슬픔과 기쁨, 만남과 이별에 머물지 않는다. 심성이 제고된 후에는 ‘지음(知音 나를 알아주는 친구)을 찾기 어렵다’는 느낌을 더욱 쉽게 체감하게 된다. 마치 백아(伯牙)가 종자기(鍾子期)를 잃은 후에 탄식했던 것처럼, 고산유수는 비록 그대로 있을지라도 진정으로 자신을 이해해 주는 사람을 다시 만나기는 참으로 어려운 법이다.
“어찌 마음껏 용을 따르는 기세로 펼쳐내어,
한줄기 비로 만 리 먼지를 날려 없애지 않으랴.”
시인은 그 흰 구름이 용을 타고 비를 내리는 기세로 화하여, 한 줄기 단비로 세상 만 리의 티끌을 씻어내기를 바란다.
옛사람들은 종종 “용은 구름 속에서 다닌다”는 말을 하곤 했다. 여기서 ‘구름이 용으로 화하는 것’은 단순한 낭만적 상상일 뿐만 아니라, 시인 마음속 깊은 곳의 염원을 담고 있다. 즉, 자신도 언젠가는 정과(正果)를 이루어 자비로운 마음으로 중생을 구도하고, 인간 세상의 더러움과 고난을 말끔히 씻어내기를 바라는 것이다.
대법 사부님께서는 《전법륜》 제7강에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우리 수련하는 사람은 慈悲心(츠뻬이씬)이 있어야 하지 않는가? 우리가 慈悲心(츠뻬이씬)이 나올 때, 아마 중생이 모두 고생스러워 보이고, 누구를 보아도 모두 고생스러워 보이는, 이 문제가 나타날 것이다.”
시인의 당시 심경이 아마도 정확히 이와 같았을 것이다. 자비심이 싹튼 후에 중생들이 모두 고통 속에 있음을 보게 되니, 자연히 자신이 중생들을 고해(苦海)에서 건져낼 수 있는 능력을 갖추기를 바라게 되는 것이다.
사실 고인(古人)이 남긴 문화는 많은 부분이 오늘날을 위한 기초를 다진 것이다. 제기와 같은 시승의 시에 담긴 슬퍼하고 불쌍히 여김, 초탈, 그리고 세상을 구하려는 염원 등은 모두 수련 문화의 깊은 뜻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개인의 염원만으로는 결국 진정으로 중생을 구도하기 어렵다. 오직 오늘날의 대법만이 비로소 중생에게 구도될 희망을 진정으로 부여해 주었다.
안타깝게도 많은 사람들이 인간 세상의 잠깐 스쳐 지나가는 행복이란 가상에 빠져, 생명을 진정으로 제도할 수 있는 대법에 대해서는 보고도 못 본 듯하다. 이 어찌 깊은 유감이라 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유일한 소망은 하루빨리 수련을 원만해서 반본귀진하고 진정한 고향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생명의 가장 깊은 곳에 있는, 진정한 소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