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신(章新)
【정견망 2026년 9월 6일】
1.
가을의 꽃은 언제나 묵직하고 실속 있는 느낌을 준다. 이때 초목의 잎사귀는 약간 누렇게 바래고, 가을벌레들은 풀숲 아래 숨어 여유롭게 화답한다. 자신을 위해서, 그리고 꽃을 위해서일까? 햇살은 가을꽃이 만개할 때의 열렬함을 물들인다. 이것은 초목에게 있어 한 해 중 가장 빛나는 순간이다. 모든 꽃은 한 해의 마지막 시간 속으로 서둘러 들어가 피어나고 씨앗을 맺으려 하니, 이것이 바로 그들의 사명이다.
나는 마당의 벽돌 틈새에서, 채 한 치도 되지 않는 맨드라미 한 그루가 기운차게 꽃을 피운 것을 보았다. 민속 속담에 “입추 뒤 18일이면, 한 치 풀도 씨앗을 맺는다”고 하더니 정말 그대로였다. 이것은 내게 충격이자 감동을 주었다. 조물주의 신묘한 섭리를 그 누가 다 이해할 수 있겠는가?
그 후 며칠 동안 내 머릿속에서는 작디작은 맨드라미가 피어나던 그 광경이 문득문득 떠올랐다.
2.
꽃들이 차례로 피어나며 가을의 색채는 더욱 찬란해지고, 가을 역시 더욱 풍성해진다. 모든 꽃은 존중받아 마땅하며, 인간의 인간의 좋아하고 싫어함, 희귀하거나 흔함, 평범하거나 고귀함이라는 잣대로 그것들을 평가해서는 안 된다. 꽃은 사람을 아름다움에 취하게 하고 또 아름다움을 창조해낸다. 더욱 중요한 것은, 그것들이 대다수의 마음이 보내오는 메아리라는 점이다. 그것들은 언제 와야 할지, 어떤 환경으로 가야 할지, 바람을 맞고 비를 씻으며 어떻게 상처 속에서 그 상처를 아물게 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다. 그것들은 많은 사람들이 알지 못하는 무언가를 알고 있다.
그것들은 계절에 따라 서두르지도 늦추지도 않으며 자라나고, 찬란하게 피어난다.
3.
당신은 억새와 진달래를 분명 기억할 것이다. 도도하게 일렁이며 쌀쌀한 봄바람을 두려워하지 않고 봄을 향해 뛰어드는 모습을 말이다. 당신은 또 초여름의 아카시아꽃을 잊지 못할 것이다. 봄의 물결을 좇아 향기로운 하얗음을 높은 고사와 험준한 산령에 가득 뿌려놓던 그 모습을. 그리고 가을의 강아지풀은 도랑가에서, 물가에서, 길가에서, 다른 모든 초목들이 거들떠보지도 않는 그 모든 곳에서 피어났다.
힐끗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세상에 다른 꽃과 풀이 있다는 사실을 잊게 만든다. 눈가득 붉은 노을빛이, 눈가득 수줍은 기색이 차오르지만, 언제나 겸비하고 공경하는 자세를 잃지 않는다. 똑같이 아름답고, 똑같이 장관이며, 똑같이 음미하게 만드는 풍경이다.
4.
꽃을 좋아하는 사람은 성품이 대개 아름답다. 잘 웃는 사람이 마음의 경치가 아주 햇살처럼 밝은 것과 같다. 사람이 꽃을 사랑하는 것은 제각기 선호가 있고 저마다의 뜻을 드러낸다. 꽃은 사람을 대할 때 아양 떨지도 교만하지도 않으며, 누구에게나 겸손하고 미소를 머금는다. 당신이 좋아하든 말든 이것이 바로 꽃의 도량이다.
꽃과 사람의 이야기 또한 적지 않을 것
5.
세상에 드물고 흙도 필요 없으며 물도 필요 없는 그런 꽃도 존재한다. 그것은 뿌리가 없고, 마치 우주를 꿰뚫고 공간을 초월하여 과일의 껍질 위에, 나뭇잎 위에, 심지어 문 위에, 유리창 위에까지 꽃을 피워낸다… 그 뿌리는 과연 어디에 있는 것일까? 일단 피어나고 나면 시들지 않으며, 정교하고 독특하며 진주처럼 은은하게 빛난다.
그것은 성스럽고 고귀하며, 그토록 신기하니 이것이 바로 불경에 기록된 우담바라꽃(優曇婆羅花)이다. 3천 년 만에 한 번 피어나며, 활짝 피어날 때 전륜성왕(轉輪聖王)이 이 세상에 내려와 법을 전하고 사람을 구도하신다.
아! 이 상서로운 꽃은 중생이 구제받을 수 있는 복된 소식을 전해주니, 어찌 사람으로 하여금 감동의 눈물을 흘리게 하지 않겠는가?
6.
생명이란 어찌 한 그루의 신기한 꽃이 아니겠는가? 꽃의 세계를 거닐고, 꽃의 세계 속에서 눈을 뜨자. 우리가 중생들로 하여금 진상을 알게 하고 공산당의 마구니 손아귀에서 벗어나게 할 때, 어느 얼굴인들 꽃처럼 환하게 미소 짓지 않겠는가?
중생들이여! 구자진언(九字真言)을 마음속에 깊이 품고, 영원히 시들지 않는 생명의 꽃을 피워내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