쩡쯔헝(曾子衡)
【정견뉴스】

중국 장쑤성 타이저우시에서 수확 철을 맞아 농민들이 논에서 벼를 베고 있다. (STR/AFP via Getty Images)
미국 매사추세츠 공과대학교(MIT)의 한 연구에 따르면, 식물은 소리를 감지하는 능력이 있어 비가 내릴 때 나는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험 결과, 벼 종자는 빗소리를 들은 후 빗소리에 노출되지 않은 종자보다 발아 속도가 더 빨랐다.
연구팀은 벼 종자를 얕은 물에 담가 두고 관찰했는데, 빗방울이 떨어질 때 생기는 음파 진동이 휴면 상태에 있던 종자를 효과적으로 깨워 조기 발아를 유도하며, 발아 속도 또한 동일한 음파 진동을 받지 않은 종자보다 눈에 띄게 빠르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 실험 결과는 식물의 종자와 묘목이 자연계의 소리를 감지할 수 있다는 점을 과학계가 처음으로 직접 증명한 증거다. 연구팀은 올해 4월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 저널에 이 보고서를 발표했다.
벼는 토양과 얕은 물 환경 모두에서 발아할 수 있기 때문에 이상적인 연구 대상이 되었다. 연구팀은 이와 유사한 특성을 가진 많은 식물 종자 역시 빗소리를 감지하는 능력을 갖추고 있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대만 핑둥현 논의 벼. (젠후이민/에포크타임스)
왜 ‘빗소리’가 종자를 발아하게 할까?
연구팀은 종자가 어떻게 이러한 일을 해내는지 설명하기 위해 하나의 가설을 제시했다. 빗물이 물웅덩이 표면이나 지면에 떨어질 때 음파가 발생하고, 이는 얕은 물 속에 있는 종자를 포함해 주변 환경의 진동을 유발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진동의 강도는 종자 내부의 ‘평형석(statoliths)’을 이동시키기에 충분할 수 있다.
‘평형석’이란 종자 세포 내에 있는 미세한 중력 감지 세포소기관으로, 세포질보다 밀도가 높아 세포 내에서 이동하고 가라앉을 수 있어 식물이 중력을 감지하는 원천 중 하나가 된다. 평형석이 세포 바닥에 가라앉을 때 그 위치가 중력 방향을 반영하므로, 종자가 ‘뿌리’나 ‘싹’을 틔우는 방향을 안내하는 신호가 된다.
연구팀은 수학적 계산을 통해 물방울이 일으키는 물리적 진동이 종자 내부의 평형석을 교란할 수 있는지 판단했다. 만약 이 결과가 성립한다면, 이 가설은 소리가 식물의 성장을 직접 자극할 수 있다는 메커니즘을 뒷받침하게 된다.
그들은 계산 과정에서 빗방울의 크기와 종단 속도(물체가 낙하할 때 최종적으로 도달하는 속도)를 반영했으며, 물방울이 만들어내는 음파의 진동 폭을 추산했다. 그 결과, 벼 종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실험 결과가 자신들의 계산과 일치함을 발견했다. 빗소리가 실제로 종자의 평형석을 이동시키고 흔들리게 한 것이며, 이 평형석이야말로 식물이 빗소리를 ‘감지’하고 빠르게 성장하게 만드는 근본적인 원인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연구 저자이자 MIT 기계공학과 교수인 니콜라스 마크리스(Nicholas Makris)는 “세계적으로 식물이 중력을 감지하는 메커니즘을 밝혀낸 훌륭한 연구들이 이미 많이 나와 있습니다. 우리 연구는 이 메커니즘이 종자로 하여금 빗소리를 감지하게 하여, 토양이나 물속에서 자신의 깊이가 생존에 유리한지 판단하도록 돕는 것으로 보인다는 점을 보여줍니다”라고 밝혔다.

모내기 전 물을 댄 논에 가로세로 줄을 긋고 있는 모습. (셰웨친/에포크타임스)
빗소리 ‘듣자’ 발아 속도 30%~40% 향상
실험에서 연구팀은 약 8,000개의 벼 종자를 얕은 물 용기에 담근 후, 일부 종자에 물방울을 떨어뜨리는 테스트를 통해 가랑비, 보통 비, 장대비 등 다양한 강도의 강우 상황을 시뮬레이션했다. 이 종자들은 물방울에 직접 닿지 않고 오직 소리(음파)의 영향만 받았다.
이와 동시에 그들은 수중 마이크(hydrophone)를 사용해 물방울이 물속에서 만들어내는 음향 진동을 측정했고, 이 데이터를 물웅덩이, 연못, 습지, 토양 속 소리를 포함한 자연 환경의 비 오는 날 녹음과 비교했다. 그 결과 실험실의 물방울이 실제로 자연 강우와 동일한 음향 진동을 생성한다는 것이 증명되었다.
연구원들은 시뮬레이션된 빗소리를 들은 종자 그룹의 발아 속도가 빗소리에 노출되지 않은 대조군보다 30%에서 40% 더 빠르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리고 수면이나 토양 표층에 더 가까운 종자일수록 물방울 소리를 더 잘 감지해 성장을 가속화했다.
실험 결과는 빗소리를 감지할 수 있는 종자가 생물학적 우위를 점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종자가 빗소리에 반응할 수 있다는 것은 대개 그 종자가 비교적 얕은 흙 속에 위치해 있음을 의미하며, 이러한 깊이는 수분을 흡수하고 순조롭게 위로 싹을 틔우기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마크리스 교수는 “연구에 따르면 종자는 어떤 방식으로든 소리를 감지할 수 있으며, 이러한 능력은 생존에 도움이 됩니다. 동시에 빗소리가 가져다주는 에너지가 종자의 성장을 촉진할 수도 있습니다”라고 지적했다.
(에포크타임스 전재)
원문위치: https://www.zhengjian.org/node/3030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