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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자들, ‘허무(虛無)’ 속에서 입자가 탄생하는 순간 최초 관측

쉐즈모(薛止墨) 편역

【정견뉴스】

미시세계의 고에너지 입자 충돌 시각화 예시도. (Shutterstock)

고에너지 양성자 충돌 실험에서 진공으로부터 한 쌍의 입자가 직접 자극되어 생성되는 현상이 연구진에 의해 최초로 포착됐다. 이는 고에너지 자극을 통해 물질의 질량이 아무것도 없는 것처럼 보이는 ‘양자 진공’으로부터 구체화되어 나타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가장 명확한 증거다.

이번 발견은 최근 미국 브룩헤이번 국립연구소(BNL)의 상대론적 중이온 충돌기(RHIC)에서 진행된 ‘STAR 실험’의 성과다. 이는 일반적인 물질이 가진 무게의 대부분이 어디서 유래했는지를 재해석함과 동시에, 우주 공간 자체가 단순히 수동적인 배경 무대가 아니라 양자 요동으로 가득 차 있으며 에너지를 통해 물질을 만들어낼 수 있는 능동적인 매개체임을 시사한다.

충돌 내부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났나

양성자들이 서로 충돌한 후 발생한 수많은 파편 속에서, 연구진은 서로 밀접하게 연관된 한 쌍의 람다(Λ) 중입자와 반(反)람다 중입자를 발견했다. 이 입자들은 서로 공통된 스핀(Spin·자전) 배열 패턴을 보였는데, 이는 물리학자들이 예측했던 ‘진공 속 강한 장(Field)에 의해 생성된 기묘 쿼크(Strange Quark) 쌍’의 전형적인 특징과 일치했다.

브룩헤이번 국립연구소의 투저우둔밍(塗周頓明, Zhoudunming Tu) 박사는 충돌 후 남겨진 이러한 스핀 패턴을 추적해, 원시 스핀 배열이 최종적으로 검출된 입자에 이르기까지 그대로 보존된다는 사실을 증명해냈다.

이 배열은 곧바로 사라지지 않고 수명이 극도로 짧은 초중입자(Hyperon) 단계까지 이어졌으며, 이후 이 입자들이 약한 상호작용을 통해 붕괴하는 과정에서 내부 구조가 더욱 명확히 드러났다.

이처럼 스핀 신호가 지속되는 특성은 ‘진공에서 유래한 질서 있는 구조가 과연 얼마나 오랫동안 유지될 수 있는가’에 대한 명확한 한계를 설정해 주는 동시에, ‘이러한 양자 강장(量子強場)의 질서가 어떻게 측정 가능한 질량으로 전환되는가’라는 더 깊은 과학적 질문을 던지고 있다.

지속적으로 포착된 스핀 신호

람다 입자(람다 입자는 u 쿼크, d 쿼크, s 쿼크 등 3개의 쿼크로 구성된 중입자다)와 반람다 입자가 각도상으로 서로 가까워질 때, 연구진은 이들 사이에 18%의 스핀 상관관계(Spin Correlation)가 있음을 관측했다. 이 결과의 통계적 유의성은 4.4 표준편차(Sigma)에 달한다.

만약 기묘 쿼크와 반기묘 쿼크가 진공 속의 강한 장에 의한 극화(Polarization)로 탄생한 것이 맞고, 생성 당시부터 특정 방향의 스핀 상관관계를 가졌다면 이론적으로 정확히 이러한 배열 신호가 나타나야 한다.

진공에서 탄생한 기묘 쿼크 조합이 아닌 다른 유형의 입자 쌍에서는 이와 같은 패턴이 관찰되지 않았다. 덕분에 핵심 신호가 일반적인 충돌로 발생하는 배경 잡음(노이즈) 사이에서 뚜렷하게 도드라질 수 있었다.

이러한 선명한 차이는 연구진의 가설, 즉 ‘서로 연관된 쿼크 쌍이 충돌 후 무작위로 남겨진 부산물이 아니라 진공 속의 특정한 생성 메커니즘(양자색역학QCD 진공의 진공 극화)에서 기원한 것’이라는 점을 더욱 강력하게 뒷받침한다.

람다 입자가 이토록 중요한 이유

람다 입자가 이번 연구에서 특히 중요한 이유는 이들의 붕괴 과정이 내부 기묘 쿼크가 가졌던 스핀 정보(이른바 ‘스핀 분석기’ 역할)를 완벽하게 보존하기 때문이다.

각 람다 입자가 100억 분의 1초도 안 되는 짧은 순간에 붕괴할 때, 여기서 생성되는 딸입자(양성자와 중간자 등)의 방출 각도를 보면 원래 어미입자가 가졌던 스핀 방향을 역으로 추적할 수 있다.

따라서 쿼크 자체가 ‘쿼크 가둠(Quark Confinement)’ 현상 때문에 단독 상태로 직접 관측된 적은 없을지라도, 연구진은 최초 두 입자의 스핀이 서로 정렬되어 있었는지 여부를 재구성해낼 수 있었다.

이 방식을 통해 찰나에 사라지는 붕괴 사슬은 연구진이 입자의 진짜 기원을 추적하고 해독할 수 있는 귀중한 기록이 되었다.

진공은 비어 있는 게 아니라 ‘양자 구조’를 품고 있다

현대 물리학은 이제 진공을 완벽하게 텅 빈 허무의 공간으로 보지 않는다. 진공 내부의 에너지장이 지속적으로 양자 요동을 일으키며 가상 입자 쌍을 끊임없이 잠깐씩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강한 상호작용을 설명하는 이론인 양자색역학(QCD)에 따르면, 쿼크들은 서로 극도로 단단하게 묶여 있어 자유 쿼크 상태로는 단독 존재할 수 없다.

그러나 고에너지 충돌이라는 극단적인 조건 속에서 외부로부터 주입된 에너지는 이 순간적으로 나타났다 사라지는 가상 입자 쌍을 실제 존재하는 ‘실제 입자’ 성분으로 ‘격상’시킬 수 있으며, 충돌 후 결합을 통해 더 큰 입자의 일부가 되게 만든다.

바로 이 점 때문에 이번 연구 성과의 중요성은 단일 검출기의 관측 범위를 넘어선다. 진공이 단순히 수동적인 배경막이 아니라, 물질을 만들어내는 능동적인 원천임을 실험으로 입증했기 때문이다.

우리가 보는 질량은 어디서 오는가

힉스장(Higgs Field)은 쿼크나 전자 같은 기본 입자에 최초의 정지 질량을 부여한다는 점에서 여전히 매우 중요하다. 이 이론적 맥락은 지난 2012년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가 힉스 보손(Higgs Boson)을 발견하면서 사실로 증명됐다.

그러나 양성자와 중성자의 실제 질량은 내부에 있는 개별 쿼크들의 질량을 단순히 합친 것보다 훨씬 더 크다(개별 쿼크 질량이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의 1%도 채 되지 않는다).

즉, 우리가 볼 수 있는 나머지 99%의 우주 물질 질량은 강한 상호작용력의 글루온 동역학 에너지, 그리고 쿼크와 주변의 ‘강한 상호작용 진공(카이랄 응축)’이 상호작용하면서 발생하는 동적 질량에서 비롯된다.

이번 새로운 발견이 질량의 기원에 얽힌 모든 수수께끼를 완벽히 풀어낸 것은 아니지만, 물리학자들에게 이를 연구할 수 있는 완전히 새로운 실험적 수단을 제공한 셈이다.

질서가 무너지기 시작할 때

연구 결과에 따르면, 위상 공간에서 입자 쌍 사이의 거리(의사신속도 및 방위각 등)가 멀어질수록 이러한 효과는 점차 약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로 멀리 떨어진 입자 쌍은 가까운 거리의 입자들이 보여주었던 공통된 스핀 정렬 특성을 잃어버렸다.

연구진은 이 현상을 ‘결어긋남(양자 퇴색·Decoherence)’이라고 불렀다. 양자적 질서가 주변의 복잡한 환경과 상호작용하면서 점차 소멸되어, 원래 서로 동기화되어 연관되어 있던 시스템이 동시성을 잃게 되는 현상이다.

검출기 내에서 입자 쌍의 간격이 충분히 멀어지면, 이들의 스핀 행동은 일반 입자들과 다를 바 없어지며 더 이상 특수한 상관관계를 보이지 않는다.

이러한 신호의 감쇄는 매우 중요한 단서다. 왜냐하면 이 스핀 신호가 입자가 탄생하던 초기 시점의 강한 장 내부에서 이미 존재했던 진짜 신호임을 암시하며, 후기 검출기 측정 과정에서 인위적으로 발생한 왜곡(가짜 신호)이 아님을 증명하기 때문이다.

연구팀이 배제한 다른 가능성들

입자 충돌 실험에서는 수많은 서로 다른 과정이 동시에 일어나기 때문에, 간혹 의미 있어 보이는 가짜 신호들이 연출되기도 한다. 따라서 연구팀은 다양한 경쟁 이론과 해석들을 철저히 검증해야 했다.

실험 데이터를 기준 사례들과 비교해 본 결과, 동일한 진공 쿼크 탄생 메커니즘이 개입되지 않는 케이(K)중간자 입자 쌍의 사례나 표준적인 기하학적 이벤트 시뮬레이션에서는 그 어떤 스핀 상관관계도 관측되지 않았다.

또한 연구팀은 전통적인 글루온 분열(Gluon Splitting)이나 입자가 생성된 이후 후기에 발생하는 강한 상호작용(Final-state Interactions) 등 다른 가능한 원인들도 검토했으나, 이러한 요인들만으로는 이번에 포착된 강력한 스핀 상관관계를 완전히 설명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러한 검증 작업이 학계의 토론을 완전히 끝낸 것은 아닐지라도, 다른 단순한 야기 요인들이 들어설 입지를 크게 좁힌 것은 사실이다.

새로운 실험적 접근법

이번 실험에 사용된 STAR(RHIC의 대형 솔레노이드 트래킹 검출기) 장치는 고에너지 충돌로 인해 발생하는 수많은 입자 파편을 추적하기 위해 설계됐다. 이 검출기는 건물 한 채만 한 거대한 크기에 무게가 약 1,200톤에 달하며, 미국 뉴욕주에 위치한 브룩헤이번 국립연구소 단지 내에 설치되어 있다.

그리고 상대론적 중이온 충돌기(RHIC)는 입자물리학계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데, 고에너지 편극(스핀 방향이 정렬된) 양성자 빔을 서로 충돌시켜 스핀 현상만을 전문적으로 연구할 수 있는 세계 유일의 대형 가속기이기 때문이다.

이 독특한 인프라 덕분에 연구팀은 단순히 어떤 입자가 생성되었는지를 확인하는 수준을 넘어, 입자 내부의 스핀 정보가 ‘쿼크 가둠’ 및 ‘강습화(Hadronization)’ 과정 속에서 어떻게 전달되는지 그 궤적을 낱낱이 추적할 수 있었다.

이 성과는 진공 구조, 스핀, 그리고 질량의 기원이라는 세 가지 난제 사이의 연결고리를 연구할 수 있는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연구의 한계와 향후 과제

이 복잡한 입자 충돌 이벤트를 재구성하는 과정에서 여전히 고에너지 배경 효과나 아직 이론화가 완벽하지 않은 강습화 모델의 영향이 남아있을 수 있기 때문에, 학계의 모두가 이번 결과로 완전히 결론이 났다고 보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투저우둔밍 박사는 이번 성과의 의의를 다음과 같이 간결하게 요약했다. “이번 측정은 우리에게 양자색역학 진공 속에서 쿼크 쌍이 어떻게 얽히고 생성되는지 그 메커니즘을 직접 연구할 수 있는 완전히 새로운 방법론을 제시해 줍니다.”

향후 진행될 실험들은 더 높은 운동량을 가진 입자, 중이온 충돌과 같은 다양한 충돌 시스템, 그리고 훨씬 더 뜨거운 쿼크-글루온 플라스마(QGP) 환경에서 테스트를 이어갈 예정이다. 이러한 극한 조건에서는 진공 자체의 성질(예를 들어 카이랄 대칭성의 회복 여부)도 변화하게 된다.

이러한 후속 연구들을 통해 현재 관측된 현상이 단순히 특수한 사례에 불과한지, 아니면 대자연의 더 보편적인 법칙을 반영하는 거대한 진실인지를 밝혀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제 아무것도 없는 것처럼 보였던 진공은 더 이상 침묵하는 배경 무대가 아니다. 오히려 눈에 보이는 물질의 질량과 구조를 형성하는 데 가장 적극적으로 기여하는 ‘숨은 주인공’에 가깝다.

물리학자들은 여전히 그 안의 모든 메커니즘을 완벽하게 이해하지는 못했다. 그러나 마침내 그들은 진공에서 탄생한 양자적 질서가 실제 감지할 수 있는 입자로 전환될 때까지의 전 과정을 추적할 수 있는 소중한 신호를 손에 쥐게 되었다.

이번 연구 성과는 세계적인 국제 학술지 《네이처(Nature)》에 게재됐다.

 

원문위치: https://www.zhengjian.org/node/3031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