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웨이(見微)
【정견뉴스】

아마존왕련 (사진 출처: Wikimedia Commons / Public Domain)
왕련(王蓮)은 수련과 왕련속(Victoria) 식물들의 통칭으로, 현재 알려진 종은 아마존왕련, 크루즈왕련, 볼리비아왕련 등 세 가지다. 이들은 모두 거대한 부유엽(물 위에 떠 있는 잎)으로 유명하다. 다 자란 왕련의 잎은 수면에 평평하게 펼쳐지며, 지름이 2미터를 넘을 수 있다. 현재 기록된 볼리비아왕련의 가장 큰 잎은 지름이 무려 3.2미터에 달한다.
왕련이 진정으로 특별한 이유는 단순히 잎이 크기 때문만이 아니다.
잎의 뒷면을 뒤집어 보면 중심에서 사방으로 뻗어 나간 굵은 잎맥과, 그 잎맥들 사이를 촘촘하게 연결하는 수많은 가지 잎맥이 어우러져 빽빽한 격자무늬 골격을 이루고 있다. 이러한 구조는 거대한 잎 면적을 지탱할 뿐만 아니라 가해지는 압력을 분산시키는 데도 도움을 준다. 아울러 잎 뒷면의 잎맥 사이 공간에는 공기가 남아 있어 잎이 수면에 뜨는 것을 돕는다.
이로 인해 왕련 잎의 하중 지탱 능력은 매우 놀랍다. 다만 사람이나 무거운 물건을 부드러운 잎 표면에 직접 올리는 것은 아니며, 플라스틱 받침대 등을 이용해 무게를 고르게 분산시켜야 한다. 아마존왕련의 다 자란 잎은 하중이 균등하게 분포될 경우 약 45킬로그램까지 견딜 수 있다. 2026년 영국의 왕립 식물원 큐(Kew Gardens)에서는 볼리비아왕련 잎 한 장이 플라스틱 받침대로 무게를 분산한 상태에서 무려 102킬로그램의 총하중을 견뎌낸 적이 있다. (사진은 여기를 클릭하세요)
왕련 잎의 뒷면에는 또 다른 뚜렷한 특징이 있다. 바로 가시이다. 잎맥과 잎자루 등의 부위에는 단단하고 날카로운 가시가 빽빽하게 분포되어 있다. 식물학 자료에 따르면 이러한 가시는 물고기나 기타 동물들이 잎을 갉아먹는 것을 막기 위한 방어 구조일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왕련의 꽃 또한 매우 독특하다.
왕련의 꽃은 보통 이틀 밤 동안만 핀다. 첫날 저물녘에 꽃이 피어나는데, 주로 흰색을 띠며 향기와 열을 발산해 딱정벌레를 꽃 안으로 유인한다. 이후 꽃잎이 서서히 오므라들면서 딱정벌레를 잠시 그 안에 가두어 둔다.

아마존왕련 (사진 출처: Wikimedia Commons / Public Domain)
이튿날 저물녘이 되면 꽃이 다시 피어나며, 색깔이 흰색에서 분홍색이나 붉은색으로 서서히 변하고 동시에 꽃가루를 방출한다. 딱정벌레가 꽃을 빠져나갈 때 몸에 꽃가루가 묻게 되며, 이 딱정벌레가 막 피어난 다른 왕련의 꽃으로 날아가면서 수분이 이루어지도록 돕는다. 두 번째 밤이 지나면 꽃은 완전히 닫혀 다시는 피지 않고 물속으로 서서히 가라앉는다.
거대한 부유엽에서부터 잎 뒷면의 지탱 구조와 가시, 그리고 단 이틀 밤 동안만 지속되는 특수한 개화 과정에 이르기까지, 왕련의 신비로움은 단순히 놀라운 크기 그 이상에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