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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가시》─오언절구 (10): 죽리관

글/ 정견 문화교재 편집소조

【정견망】

zhú lǐ guǎn
竹裡館(죽리관)

dú zuò yōu huáng lǐ,tán qín fù cháng xiào。
獨坐幽篁裡(독좌유황리), 彈琴復長嘯(탄금부장소)。

shēn lín rén bù zhī, míng yuè lái xiāng zhào。
深林人不知(심림인부지), 明月來相照(명월래상조)。

【작가】

왕유(王維 700~761)는 자가 마힐(摩詰)이며 성당(盛唐)시기 위대한 시인・화가이자 음악가다. 관직은 상서우승(尙書右丞)까지 이르렀다. 측천무후 성력(聖曆) 2년(699년)에 태어나 숙종 건원(乾元) 2년(759년) 사망했다. 향년 61세. 그는 타고날 때부터 총명하고 지혜로웠으며 소년 시절부터 시로 이름을 떨쳤다. 나중에 산수전원시의 대표로 불리며 맹호연과 함께 흔히 ‘왕맹(王孟)’으로 불린다. 그는 시 외에도 음률(音律), 초서와 예서, 그림에도 조예가 깊어 수묵 산수화파를 창립해 흔히 남종화(南宗畵)의 비조로 불린다.

북송의 문호 소동파는 그를 가리켜 “시속에 그림이 있고 그림 속에 시가 있다(詩中有畫,畫中有詩)”고 평했다.

왕유는 평생 불법 수련에 힘썼는데 특히 선종(禪宗)의 영향을 깊이 받았다. 《유마힐경(維摩詰經)》에 나오는 유마힐에게 감동을 받아 자신의 이름을 유(維), 자를 마힐(摩詰)이라 했다. 그는 또 불리를 널리 드러내는 영선시(詠禪詩)를 많이 써서 흔히 ‘시불(詩佛)’이라 불린다.

【주석】

(1)竹裡館(zhúlǐguǎn 죽리관): 망천에 있던 왕유의 별관 이름.

(2)幽篁(yōuhuáng 유황):고요하고 조용한 죽림. 여기서 유(幽)는 청정의 뜻이고 황(篁)은 대숲이다.

(3)嘯(xiào 소):높고 긴 소리.

【번역】

그윽한 대숲에 홀로 앉아
거문고도 타다 긴 휘파람 부니
깊은 숲이라 사람은 모르고
밝은 달만 다가와 살며시 비추네

【관련일화】

왕유는 자연스럽고 평이한 글로 맑고 그윽하면서 탈속한 은사(隱士)의 생활을 표현했다. 깊은 숲 속에 푸른 대나무와 명월(明月)만을 벗으로 삼았다. 푸른 대나무는 가운데가 비었으나 절개가 있어 군자가 겸허하게 미덕(美德)을 품은 채 확고부동하게 지키는 지조를 상징한다. 반면 휘영청 밝은 달은 명리(名利)에 담담한 군자의 고결한 인품과 같다.

왕유는 깊은 산속 대나무 숲에서 거문고를 타고 노래를 부르며 스스로 즐긴다. 남이 알아주기를 바라지 않으니 오직 밝은 달만이 지기가 되어 떨어지지 않는다. 유명한 화가라서 그런지 그의 작품에서는 과연 시속에 그림이 들어있다!

이렇게 다재다능했던 왕유는 특히 시화(詩畫)에서 극히 높은 성취를 이뤘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이런 능력을 단지 숙세(宿世)의 인연 때문이라 여길 뿐 그리 중시하진 않았다. 그는 〈우연히 짓다 제6수(偶然作)〉에서 “숙세에 잘못 시인이 된 데다 전신은 분명 화가였으리. 현세에도 옛 습성 버리지 못하고 우연히 세인들에게 알려졌노라”고 했다.

불학에 정통했던 왕유가 일찍이 산속에 은거하며 폐관 수련할 때 아마도 특이공능이 나와 자신의 전생을 보았을 것이다!

주: 〈우연히 짓다 제6수〉는 〈망천도에 적다(題輞川圖)〉로도 불린다.

나이 들며 시 짓기도 게을러지고
늙은 모습만 따라다니네
숙세에 잘못 시인이 된 데다
전신은 분명 화가였으리
현세에도 옛 습성 버리지 못하고
우연히 세인들에게 알려졌노라
이름과 자가 본래 모두 이러하니
이 마음은 여전히 그 이유를 모르네

老來懶賦詩
惟有老相隨
宿世謬詞客
前身應畫師
不能舍餘習
偶被世人知
名字本皆是
此心還不知

여기서 왕유의 이름과 자를 합하면 유마힐(維摩詰)이 되며 이는 고대 인도어를 음역한 것이다. 그 뜻은 깨끗한 이름[淨名]이란 뜻이다. 청정하고 티끌 하나 없어 이름을 멀리 날렸다는 뜻이다. 유마힐은 유명한 불교의 거사로 《유마힐경》의 주인공이다.

 

원문위치: http://zhengjian.org/node/4856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