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견망】
“만약 삼계와 인간의 역사상의 일체가 모두 우주의 정법을 위하여 배치된 것이라면, 그럼 역사란 단지 대법을 위하여 역사 과정 중에서 중생과 인류 및 사람의 사상방식과 문화를 육성했을 뿐이다. 이리하여 대법이 널리 전해질 때 사람의 사상으로 하여금 능히 법을 이해하고 무엇이 법이고 무엇이 수련이며 무엇이 중생을 구도하는 것인가 하는 등등과 각종 수련형식을 알게 하였다. 만약 이렇다고 한다면, 역사상의 일체 수련과 신앙 그것은 우주가 장래에 세간에서의 정법을 위하여 문화를 다져놓은 것이 아닌가? 무엇이 사람이 신으로 되는 길인가? 하늘의 신들은 내가 사람에게 하늘로 올라가는 한 부의 사다리를 놓아주었다고 모두 말하고 있다. (《역시 방할하노라》)
제11회 선토(善土)를 만나 앞길을 점화 받았으나 풍경에 연련해 장애가 생기다
영련은 좋은 의도에서 더 걸어가 마을이 있는 곳을 찾아 쉴 곳을 찾아보자고 했다. 하지만 그녀 혼자 두 사람을 이길 순 없었다. 묘선대사와 보모는 다리가 뻐근하고 발이 피로해서 더 이상은 걸을 수 없었다. 그저 짐을 내려놓고 각자 평평하고 깨끗한 바위를 찾아 앉아서 쉴 따름이었다.
사실 길을 걷는 데 비결이 있는데, 가장 기피해야 할 것이 중간에 휴식하는 것이다. 당신이 만약 먼 길을 간다면, 도중에 힘이 들면 비록 발걸음이 좀 느려질지언정 억지로라도 용기를 내서 물러서지 말고 시종일관 걸어가야 한다. 만약 힘이 빠졌다는 생각에 잠시 앉아서 쉬면 쉴수록 피곤함을 느낄 뿐만 아니라 앞으로 전진할 용기마저 줄어든다. 이후 다시 일어나서 걸어가려 하면 결국 한 발자국도 나아가기 힘들게 된다!
세 사람은 모두 먼 길을 걸어본 적이 없어서 이런 요령을 몰랐다. 자리에 앉자마자 마치 뿌리가 내린 듯 이곳에서 하룻밤을 지내지 못하는 것이 한스러웠다. 그래도 영련이 재촉하고 다그치자 가까스로 묘선대사와 보모가 몸을 일으켜 먼지를 털고 각기 짐을 들고 앞으로 가려고 했다. 바로 이때 뜻밖에도 “깍-깍-깍-”하는 까마귀 울음소리가 계속 들려오자 놀라서 어쩔 줄 몰랐다.
영련이 말했다.
“속담에 까마귀가 울면 재앙이 닥친다고 하는데 하물며 지금 우는 것은 사람을 잡아먹는 갈까마귀가 아닌가요? 제가 진작 가자고 했을 때 제 말을 들었더라면 지금 이미 멀리 가서 갈까마귀의 재앙은 피할 수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지금은 어떻게 되었죠?”
그녀들이 말하는 사이 사방의 갈까마귀들이 모두 소리를 듣고 모여 하늘을 가득 메웠다. 모두 “까악, 까악” 하고 울었는데 얼마나 많은지 알 수 없었다. 그것들은 마치 오늘 맛있는 음식을 얻은 것처럼 모두 그곳에서 기쁘게 춤추며 서로 다행으로 여겼다. 이렇게 되자, 영련 등은 어찌할 줄 모르고 당황했다.
하지만 묘선대사는 수지(修持)한 공력이 깊고 정력(定力)이 확고해서 도리어 제자리에 앉은 후 두 사람에게 말했다.
“잠시 자리에 앉아서 심신(心神)을 다잡고 마음을 가라앉혀라. 내게 다 생각이 있다.”
그러자 영련과 보모 두 사람은 어쩔 수 없이 다시 자리에 앉았다. 까마귀가 음식을 쪼러 오기를 기다리니 두려운 일념(一念)은 일찌감치 구소(九霄 구층 하늘) 구름위로 던져버렸다. 하지만 그 많은 까마귀들은 비록 “까악, 까악” 하고 세 사람의 머리 위를 끊임없이 선회했지만 오히려 쪼진 않았다.
원래 심신(心神)이 어지럽지 않은 사람은, 다른 생명이 보기에도 극히 위대해서 감히 함부로 할 수 없는 법이다. 까마귀가 빙빙 선회하면서도 내려오지 못하는 것 역시 이 때문이다. 하지만 까마귀가 내려와서 쪼진 않았지만, 공중을 선회하면서 세 사람을 에워싸고는 끝내 포기하려 하지 않았다. 이렇게 약 반 시진(時辰)이 지났다.
묘선대사는 가부좌 중에 문득 영대(靈臺) 사이에서 빛이 번쩍이는 것을 느꼈다. 마치 누군가 그녀에게 이렇게 알려주는 것 같았다.
“당신이란 사람은 참으로 어리석구나, 까마귀가 날며 울어대는 것은 음식을 구하려는 것이지 꼭 사람을 잡아먹으려는 것이 아니다. 네가 만약 저것들에게 먹을 것을 좀 준다면 저것들 스스로 먹이를 다툴 것이고 너희는 벗어날 수 있지 않느냐? 그 자루 속에 든 밥은 아주 좋은 식량이 아니냐?”
묘선대사는 이런 마음이 일어나자, 즉시 자신의 몸에 맨 노란 자루를 풀어서는 밥을 한 덩어리 움켜쥐고 힘껏 평지에 뿌렸다. 갈까마귀들이 이걸 보더니 과연 서로 다투면서 쪼아 먹었다. 그녀가 자루에 든 밥을 절반 정도 땅에 뿌리자 허공에는 갈까마귀가 한 마리도 보이지 않았다. 그제야 두 사람을 불러 각기 자신의 짐을 챙겨 두세 걸음씩 비틀거리며 산을 내려갔다.
길이 울퉁불퉁한 것도 돌아보지 않고 곧장 산기슭까지 달려가니 정말로 까마귀가 쫓아오는 게 보이지 않았다. 비로소 마음을 내려놓고 천천히 마을을 향해 나아갔는데 붉은 태양이 서쪽으로 진 뒤에야 겨우 마을에 도착했다.
그곳 마을 사람들은 세 사람의 옷차림이 인근 주민들과 달리 기괴한 것을 보고는 남녀노소 모두들 찾아와 물어보았다. 묘선대사가 여러 사람들에게 말했다.
“빈니(貧尼) 묘선은 흥림국 야마산에 있는 금광명사 주지입니다. 오직 수미산을 찾아가길 발원해 일행 두 사람과 길을 나섰다가 뜻밖에 길을 잘못 들어서 남쪽 골짜기로 나왔습니다. 다행히 선량한 분이 길을 가르쳐 주어서 신아령을 넘어 이곳에 오게 된 것입니다. 지금 날이 저물고 앞에 다른 마을이 없어 더 이상 갈 수 없습니다. 바라건대 어느 시주께서 자비를 베풀어 하룻밤 묵어갈 곳을 빌려주시고 소식으로 배를 채울 수 있게 해주신다면 다른 것은 더 바랄 게 없습니다. 저희는 내일 아침 일찍 떠납니다.”
모두들 신아령 쪽에서 왔다는 말을 듣고 서로 얼굴을 쳐다보았다. 그중 어떤 사람이 물었다.
“기왕에 저쪽에서 왔다면 오는 길에서 신아(神鴉)를 만난 적이 있습니까?”
묘선대사가 만났다고 대답하면서 또 방금 전 상황을 다시 한 번 들려주었다. 그러자 여러 사람들이 일제히 말했다.
“기이하군, 기이한 일이야! 이 세 사람에게 대체 어떤 마력(魔力)이 있기에 신아마저 다치게 하지 않았을까? 설마 이들이 신인(神人)이란 말인가?”
그중 촌장처럼 보이는 사람이 대중들에게 말했다.
“당신들은 소란 피우지 마시오. 이 세 분은 원래 보통 사람이 아닌 수행하는 분들이라 위로는 33천(天)에서 아래로 36도(道)에 이르기까지 경외(敬畏)하지 않는 이가 없소. 하물며 신아는 영통한 것들이니 당연히 저들을 난처하게 하지 않았을 것이오. 지금 기왕 우리 마을에 오셨고 또 앞으로 수십 리에 인적이라곤 없으니 우리가 잘 대접해야 하오. 우리 집에 빈방이 있으니 세 분을 모시고 가서 묵게 합시다.”
묘선대사 등 세 사람은 모두 합장하여 사의를 표시했다. 마을 사람들도 모두 말했다.
“유(劉) 어르신, 일단 댁에서 한 번 묵게 하세요. 세 분이 만약 내일 길을 떠나지 않으신다면 우리가 돌아가면서 접대하며 주인의 도리를 다합시다.”
사람들이 흩어지자, 유 노인이 세 사람을 데리고 함께 그의 집으로 갔다. 그는 세 사람을 자리에 앉게 하고 가족들더러 나와서 인사하게 했다. 그의 일가족은 확실히 선량하고 도를 좋아하는 사람들이었다. 세 고승(高尼)을 만나자 바쁘게 찻물을 끓이고 재식(齋食)을 준비해 세 사람을 접대했다. 이미 날이 저물어 곧 정갈한 윗방에 모셨는데 침구가 가지런하고 아주 산뜻했다. 묘선대사 일행은 이곳에서 가부좌를 틀고 참선했다.
이튿날 새벽, 유 노인이 아침 식사를 준비한 후 세 사람을 청하며 간곡히 더 머물 것을 청했다.
묘선대사가 대답했다.
“지금은 수미산을 참배할 마음이 간절해 감히 더 머물 수 없어 어르신의 성의를 받을 수 없습니다. 오직 저희가 갈 길만 알려주신다면 감사하겠습니다.”
유 노인은 이들을 붙잡을 수 없다는 것을 알고는 곧 말했다.
“여기서부터 줄곧 북쪽으로 삼십 리쯤 가면 앞에 작은 산이 나오는데 금륜산(金輪山)이라고 합니다. 산을 넘어갈 필요는 없고 다만 동쪽으로 돌아서 산기슭 끝으로 가로질러 다시 북쪽으로 가서 17~8리 정도 가면 바로 색씨보(塞氏堡)가 나오는데 그곳에 투숙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금륜산 왼쪽 가까운 곳에는 미련을 갖지 말고 조용히 신속하게 지나가야 합니다. 그럼 아무 문제가 없을 겁니다. 그 다름 진로는 그곳에서 다시 물어보세요.
묘선대사 등 세 사람은 연신 감사하다고 말하며 작별을 고했다. 마을을 나선 일행은 곧장 북쪽으로 갔다. 처음에는 넓은 평야만 보였는데 황사가 휘몰아쳐 대낮에도 날이 어둑한 것 외에는 옆에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다. 사방에는 심지어 물풀조차 찾아볼 수 없었다. 그녀들 셋만이 사막 속을 걷고 있었다. 쓸쓸하고 적막한 가운데 약간의 생기가 감돌았다. 그녀들은, 필경 정력(定力)이 확고해 무슨 어려움이나 두려움을 느끼진 않았다. 만약 일반 사람이 물풀조차 없는 이런 황량한 곳을 간다면 누구라도 간담이 서늘해졌을 것이다.
다시 세 사람이 길을 걷자 과연 저 멀리 서북쪽으로 산이 하나 보였다. 비록 그리 크진 않았지만 그래도 숲이 꽤 우거져서 풍경이 매우 웅장하다. 이것이 분명 금륜산에 온 것이다. 그녀들은 죽은 듯이 적막한 황야를 다니다 갑자기 생기가 넘치는 숲을 보자, 자기도 모르게 기운이 났고 발걸음도 많이 가벼워졌다. 힘을 내서 산 아래로 내려가자 얼마 후 금륜산 기슭에 도착했다.
산봉우리만 보였는데 비록 크고 높진 않았지만 기이한 바위와 봉우리가 겹치고 푸른 나무와 풀이 있었으며 그 사이에 이름 모를 들꽃들이 섞여 있어 그야말로 맘에 드는 풍경이었다.
묘선대사가 산의 경치를 보며 자신도 모르게 이런 말이 나왔다.
“선재(善哉)로다, 선재야! 우리가 이렇게 많은 길을 오면서 넘은 산도 적지 않지만 일찍이 이렇게 좋은 풍경을 본 적이 있느냐? 뜻밖에도 이 넓고 적막한 곳에 오히려 이렇게 좋은 산이 있다니, 이는 천지를 만든 조물주의 조화가 아닌가!”
그녀가 이 풍경에 대해 애착하는 일념이 생기자 산의 경치를 탐내 머물면서 나아가지 못했다.
그러자 영련이 옆에서 독촉했다.
“대사님, 너무 애틋하게 연련해하지 마세요. 유 노인이 전에 금륜산 아래에 도착하면 조용하고 신속히 지나가라고 했는데 아마 그 말 속에는 뭔가 이유가 있을 겁니다. 보아하니 이곳에 반드시 뭔가 위험한 게 있을 것 같으니 우리 그냥 빨리 지나갑시다! 더는 귀찮은 문제가 생기지 않게요!”
묘선대사가 말했다.
“유 노인은 그런 당부만 했지 다른 말을 하진 않았지 않느냐. 내 보기에 이 산이 이렇게 좋으니 절대 무슨 요마귀괴(妖魔鬼怪)가 숨어있을 것 같진 않구나. 더구나 벌건 대낮에 잠깐 쉬면서 보는데 뭐가 두려울 게 있느냐?”
영련이 말했다.
“비록 말은 그렇게 했지만 그래도 조심하는 게 좋습니다. 빈둥거리다 보면 필경 일정이 늦어지니까요. 더욱이 대사님께선 늘 육적(六賊)이 오는 것은 전부 스스로 초래했다고 하지 않으셨습니까? 현재 상황을 말하자면, 대사님은 이 산에 대해 이미 사랑하는 의념(意念)이 생겼고 또 머물면서 아쉬워하니 탐하려는 의념을 움직이셨습니다. 일념조차 함부로 일으킬 수 없는데 지금 이미 두 가지 염두를 내셨으니 어쩌시려고요? 우리 그냥 갑시다!”
묘선대사도 이 말을 듣고는 스스로 놀라 깨닫고는 심신을 다잡고 연달아 말했다.
“그래, 그래, 그래! 가자, 가자, 가자!”
하지만 가려고 할 때는 이미 늦었다.
바로 다음과 같았다.
막 마음을 수습한 곳에
사악한 마가 이미 와있구나
剛在收心處,邪魔已到來
이후 일이 궁금하면 다음 회를 보라.
원문위치: https://www.minghui.org/mh/articles/2004/10/24/86974.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