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견망】
“만약 삼계와 인간의 역사상의 일체가 모두 우주의 정법을 위하여 배치된 것이라면, 그럼 역사란 단지 대법을 위하여 역사 과정 중에서 중생과 인류 및 사람의 사상방식과 문화를 육성했을 뿐이다. 이리하여 대법이 널리 전해질 때 사람의 사상으로 하여금 능히 법을 이해하고 무엇이 법이고 무엇이 수련이며 무엇이 중생을 구도하는 것인가 하는 등등과 각종 수련형식을 알게 하였다. 만약 이렇다고 한다면, 역사상의 일체 수련과 신앙 그것은 우주가 장래에 세간에서의 정법을 위하여 문화를 다져놓은 것이 아닌가? 무엇이 사람이 신으로 되는 길인가? 하늘의 신들은 내가 사람에게 하늘로 올라가는 한 부의 사다리를 놓아주었다고 모두 말하고 있다. (《역시 방할하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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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회 천 가지 고행에 구품(九品)의 도를 이루고 한차례 방할에 삼천을 깨뜨리다
성공(性空) 비구니가 제상을 닦다가 문득 백옥정병 속에 정말로 깨끗한 물[淨水]과 버드나무 가지가 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녀는 평소 이것이 묘선대사가 과위를 증득하고 성불(成佛)할 때라는 말을 들었기 때문에 너무 기쁜 나머지 행주를 버리고 대전 밖으로 달려가다 때마침 꽃다발을 꺾어 와서 공양하려던 영련과 부닥쳤다. 무심코 발생한 일이라 하마터면 넘어질 뻔했다.
영련이 정신을 차리고 성공을 바라보며 말했다.
“너는 왜 늘 이렇게 조심하지 못하는 것이냐? 몹시 당황하는 것을 보니 필경 무슨 일이 있는 게로구나? 하지만 너무 세게 부딪쳤구나.”
성공도 발걸음을 멈추고 두 손을 모아 합장하며 말했다.
“사부(師父)님, 저는 단지 백옥병 속에 이미 깨끗한 물과 버드나무가지가 있는 것을 발견하고 기쁜 나머지 빨리 달려가 대사님께 이 기쁜 소식을 전하려 했을 뿐입니다. 뜻밖에 경황 중에 사부님과 부딪친 것이니 부디 죄를 용서해주십시오.”
영련이 말했다.
“정말로 그런 일이 있었느냐?”
성공이 말했다.
“이 일은 정말로 확실한 것이니 소니(小尼)가 어찌 감히 거짓말을 하겠습니까!”
영련이 말했다.
“기왕 그렇다면, 네가 이 꽃을 가져다 공양 하거라. 대사님께는 내가 가서 소식을 알리겠다.”
이에 성공이 꽃을 받아 대전으로 돌아갔고 영련은 곧 대사의 선방으로 갔다. 대사는 마침 보모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영련이 들어오자 이렇게 말했다.
“영련이 왔구나, 내 지금 너와 할 말이 있단다! 아마 오늘이 바로 내가 좌화(坐化)할 날인 것 같구나! 어젯밤 입정(入定)에 들었는데 문득 마음에 백련이 피는 것을 느꼈으니 아마도 이게 그 징조일 것이다.”
영련도 정병에 깨끗한 물과 버드나무가지가 생겼다는 말을 들려주었다.
묘선대사가 말했다.
“이제 인연법(緣法)이 왔으니 너희들은 영롱각(玲瓏閣)에 도량을 마련하거라. 내 그곳에서 원적(圓寂)할 것이다.”
영련이 가서 여러 사람들에게 필요한 모든 것을 준비하도록 분부했다. 묘선대사는 곧 향기 나는 탕에서 목욕을 했다. 그리고는 한 벌 장엄한 복장으로 갈아입고 천천히 누각 위로 올라가 가운데 마련된 선상(禅床)에 가부좌를 하고 좌정했는데 그 모습이 마치 입정한 것 같았다.
한편 말썽꾸러기 심영은 원래 장난을 치려던 속내를 안정시키고 대사와 한바탕 소란을 피울 생각으로 일부러 아침 일찍 일어났다. 심지어 뭘 먹을 겨를도 없이 단숨에 사찰로 달려갔다. 가서 보니 여러 비구니들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고 묘서대사가 오늘 정말로 성불하려 한다는 말을 듣고는 이상하게 여기며 영롱각을 참관했다.
이때가 되자 산에 사는 주민 중 어떤 사람이 이 소식을 알고 널리 퍼뜨려 사찰은 참배객들로 인산인해가 되었고 영롱각 위아래를 가득 메웠다. 비구니들은 각기 눈을 내리깔고 낭랑하게 불호를 외우며 염불하자 참례(參禮)하러 온 사람들도 모두들 숨을 죽이고 조용히 서서는 감히 떠들 엄두도 내지 못했다.
그 중 오직 심영만이 묘선대사의 모습을 보고는 자신도 모르게 속으로 비웃었다.
“앉아서 졸리면 얌전히 졸 것이지 무슨 성불을 한단 말이냐? 여기엔 분명 무슨 음모가 있을 것이니 내가 그녀를 한번 놀라게 하면 틀림없이 깜짝 놀라 일어날 것이다!”
그는 마음을 정하고 몰래 큰 목어(木魚) 옆으로 사라져 목어를 치는 큰 망치를 가져다 대사 앞에 가서는 큰 소리를 지르니 위층에 “구멍”이 났다. 한 번 내려치자 즉각 한 가닥 붉은 빛이 솟구쳤다. 모두들 머리가 깨져서 피가 솟은 줄 알았다. 자세히 보니 붉은 빛이 천천히 피어오르며 점점 덩어리를 이뤄 대사의 또 다른 법상(法相)을 만들었으니 바로 맨발로 수양버들 가지를 꽂은 정병(淨甁)을 손에 들고 선 모습이었다.
그렇다면 대사는 왜 일격에 이렇게 환화(幻化)한 것일까? 원래 대사의 신혼(神魂)은 이미 육신의 껍질이 필요 없을 정도로 수련되었지만 오랜 세월 인간 세상에서 살다보니 속세의 연기와 먼지에 물들어 니환궁(泥丸宮)이 막혀 신혼이 육신의 껍질을 벗어날 수 없었던 것이다. 그런데 마침 뜻밖의 일격을 받아 니환궁이 갑자기 열리면서 이를 이용해 탈태(脫胎)해 변화한 것이다. 심영의 장난이 마침 인연법과 교묘하게 일치된 것이다!
당시 현장에 있던 비구니들은 당연히 다투어 경배를 올렸고 많은 구경꾼들 역시 허공을 바라보면서 절을 올렸다. 나중에 대사의 법상(法相)이 점점 더 높아져 점차 흰 구름 속으로 들어가 보이지 않게 되어서야 모두들 비로소 각자 자리에서 몸을 일으켰다.
영련이 가서 대사를 만져보니 시신이 이미 차갑게 굳어 있었다. 이에 여러 비구니들에게 경을 읽으며 염불하게 했다. 그녀는 또 보모와 함께 성안으로 들어가 묘장왕께 이 사실을 알릴 준비를 했다. 각종 필요한 지시를 마친 후 두 사람은 함께 영롱각을 내려와 정전(正殿)을 지나 단번에 산문까지 나왔다.
앞에서 말방울 소리가 들리더니 두 필의 말이 나는 듯이 달려왔다. 위에는 조정에서 파견한 두 명의 관리(差官)가 있었다. 두 사람이 영련 등에게 말했다
“두 분은 어디로 가십니까? 우리는 국왕 전하의 명을 받들어 특별히 조서를 전하러 왔으니 빨리 현재 주지를 불러 어지를 받들게 하시오!”
이에 보모와 영련이 절을 올리고 자신들이 나온 이유를 설명한 후 두 관리를 절 안으로 맞이했다. 그리고는 정전에 향안(香案)을 놓고 모두들 무릎을 꿇고 앉아 어지(御旨)를 듣게 했다.
사실 묘장왕은 대사가 좌화(坐化)하는 일에 대해 이미 알고 있었다. 왜냐하면 그가 조정에 있을 때 대사의 법상(法相)이 허공에 떠서 대전 앞에 와서는 이렇게 말했기 때문이다.
“이제 이미 정과(正果)를 이루었고 부처님께서 저를 대자대비심성구고관세음보살(大慈大悲尋聲救苦觀世音菩薩)에 봉하여 곧장 남해(南海) 보타낙가산(普陀落迦山) 자죽림(紫竹林)으로 들어가 관자재(觀自在)하라 하셨습니다. 특별히 고별인사를 위해 찾아왔으니 나중에 왕께서 승하하실 때 다시 와서 뵙겠습니다.”
이에 묘장왕은 바로 어지를 내려, 보살의 육신(肉身)을 남기게 하고 사람을 불러 옻칠을 하게 한 후 영롱각에 모셔 공양하면서 영원히 향을 받게 했다. 또 영롱각을 자비관음각(慈悲觀音閣)으로 이름을 바꾸게 했다. 모두들 왕명에 따라 처리하느라 바삐 움직인 것은 말할 필요도 없다.
여기서 필자가 몇 마디 덧붙일 말이 있다. 이상에서 말한 한 단락 신화(神話)는 마치 너무 황당무계해서 이치를 벗어난 것처럼 보일 것이다. 그러나 불가(佛家)의 설법에 따르면 오히려 단지 이에 그치지 않는다! 이는 아마 시대적인 관계 때문일 것이다.
우리 공자님의 유교(儒敎)에 이런 신화가 없는 것을 제외하면 나머지 종교들 역시 아마 이 울타리를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다. 도교의 신화는 실로 가장 많으니 굳이 일일이 언급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현대 여러 문명국가들에서 떠받드는 예수교에도 예수의 부활 이야기가 있다. 우리는 묘선대사가 도를 이뤘으니 이제부터 관세음보살로 바꾸어 부르는 것이 좋을 것이다.
다시 원래 이야기로 되돌아가 야마산 금광명사를 말해보자. 보모는 여러 사람들의 추대를 받아 사찰의 주지가 되었고, 뛰어난 장인을 불러 모아 보살이 남긴 육신에 최상의 옻을 칠하게 했다. 또 영롱각의 현판을 없애고 자비관음각이란 현판으로 바꾸어 달았으며 각 안에 불감(佛龕)을 만들어 보살의 육신을 공양하고 향을 올렸다. 이렇게 여러 날을 바쁘게 보내고 나서야 비로소 일을 끝낸 것은 말하지 말자.
당시 흥림국에서는 위로는 묘장왕에서 아래로는 일반 백성에 이르기까지 모두들 수행하려는 뜻을 지니면 진실로 정과(正果)로 성불(成佛)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되었다. 이에 모두들 수행에 신심(信心)을 내었고 예기치 않게 모두 불문(佛門)에 귀의했으니 과연 사람의 왕국이 부처님의 왕국이 되리라는 예언에 부응했다.
후에 묘장왕 역시 보살에게 제도되어, 나한(羅漢)의 반열에 들어갔다. 보모는 보적군(保赤君)에 봉해졌고 영련(永蓮) 역시 남해로 돌아가 영원히 연대를 모셨으니 바로 시향용녀(侍香龍女)다. 그리고 또 악동 심영은 보살이 성불하는 것을 보고 나서 오히려 문득 활연히 깨달았다! 그는 원래 남방 화덕(火德)의 정(精)으로 영기(靈氣)가 충천하다보니 저절로 남보다 뛰어났다. 평소에는 속세의 먼지가 심규(心竅)를 가렸기 때문에 각종 장난을 쳐왔으나 일단 깨달으니 공행(功行)이 사람을 뛰어넘었고 나중에 보살에 의해 연대(蓮臺) 아래 받아들여지니 이가 바로 선재동자(善財童子)다. 이런 것들은 모두 나중 일이니 한 마디 말한 후에 더는 언급하지 않겠다.
한편 관세음보살은 묘장왕과 작별한 후 바람이나 구름처럼 남해 보타낙가산으로 곧장 왔다. 잠시 후 이미 영산(靈山)의 보경(寶境)에 이르니 기상이 웅장하고 화려해서 과연 속세와는 비교할 수 없었다. 바로 다음과 같았다.
상서로운 안개 영락을 드리우고
상서로운 빛이 백련을 보호하네
瑞靄垂纓絡,祥光護白蓮.
원문위치: https://www.minghui.org/mh/articles/2004/10/26/86977.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