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사문(斯文)
【정견망】
진상 소책자를 정리하다가 소책자에 스테이플러 심이 있는 것을 보고 따로 치웠다. 이때 그 심이 말했다.
“당신이 저에 대한 글을 써보세요, 저는 전세(前世)에 대북(台北 타이베이)의 승려였습니다.”
나는 놀라서 속으로 생각했다.
‘승려가 어쩌다가 스테이플러 심으로 전생(轉生)했단 말인가?’
그러자 그것이 말했다.
“저는 색욕심(色慾心)이 중해서 수련성취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대법에 가까이 갈 수 있기를 발원했고 이 소원 때문에 나중에 여러 가지 윤회전생을 거쳐 금세에 책을 만들 때 사용하는 심이 된 것입니다.”
그것을 자세히 관찰해본 후 나는 그것의 전세(前世)에 있었던 일부 사정을 알게 되었다.
1920년대 대북의 한 사원에 한 젊은 화상이 있었는데 외모가 당당해서 많은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다. 어떤 여자 신도가 그를 좋아해 기회를 이용해 그와 대화를 나누려 했다. 화상은 당시 행동거지가 근엄했지만 마음속으로는 오히려 점차 사념(邪念)이 자라났고 머릿속에서 수시로 더러운 염두가 나타났다. 그는 제때 이런 망념(妄念)을 제어하지 못했고 그런 사념을 제거하지 못했으며 또 계속해서 허망한 생각에 빠졌다.
어떤 여자 신도는 의도적으로 화상의 손을 건드렸다. 화상은 겉으로 표정이나 목소리가 변하진 않았지만 사실 마음속으로는 아주 좋아했다. 이런 시간이 오래 지나자 그는 색욕심이 아무 무거운 사람이 되었다. 손으로 경서를 받들어도 사념이 일어났다. 화상은 자신이 수련 성취할 수 없으며 아마 지옥에 떨어질 수 있음을 알고는 몹시 고뇌했다.
나중에 고웅(高雄 가오슝)에서 한 고승이 대북에 왔다. 이 승려는 말세에 전륜성왕(轉輪聖王)께서 법을 전하시면 제자들이 집에서도 수행할 수 있으며 세속사회를 벗어나지 않고도 일세에 수련 성취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고승은 이 젊은 화상이 색욕심이 아주 무거운 것을 보고는 조용히 그에게 말했다.
“출가인이 계율을 지키지 않으면 잡념이 분분히 일어나 색념이 자못 깊어져 수련성취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육도(六道)에서 윤회할 것이니 언제나 해탈할 수 있겠는가?”
이에 화상이 두려워하면서 고승의 가르침을 원했다.
고승이 말했다.
“윤회는 끊임이 없고 고초(苦楚)도 끊이지 않을 것이다. 업의 빚은 여러 세에 연루되니 이는 신의 힘으로도 어쩔 수 없으니 스스로 잘 알아서 하거라.”
화상이 더욱 두려워져서 무릎을 꿇고 고승에게 간청하며 해탈할 길을 원했다.
그러자 고승이 또 한 번 탄식하더니 말했다.
“네가 부처님 앞에서 경건하게 소원을 말해 말세에 대법과 인연을 맺고자 한다면 아마도 이것이 해탈할 방법이 될 것이다. 하지만 그때 아마 사람 몸(人身)을 얻지 못하고 단지 물건이 될 것이다.”
화상이 말했다.
“윤회 속에서 더 이상 악업을 짓지 않아 지옥에 들어가지 않을 수 있고 또 소각당하지 않을 수만 있다면 물건이 되어도 좋고 광명한 앞길이 있을 수만 있다면 그럼 됩니다.”
고승이 말했다.
“만약 자네에게 이런 바람이 있다면 그럼 경건하게 신불(神佛)께 무릎 꿇고 절을 올려라. 더는 사념을 일으키지 않도록 호법금강(護法金剛)의 가지를 청하고 더는 전철을 밟지 않도록 명심하고 명심해야 하며 태만해선 안 된다!”
화상을 이에 잡념을 떨치고 부처님 앞에서 경건하게 소원을 발했다.
“말세에 정법에 다가갈 인연만 있다면 설사 비천한 생명이 되어도 좋습니다.”
그는 부처님께 자신의 소원을 가지해주시길 청했다. 그는 자신이 수련의 기연(機緣)을 소중히 여기지 못해 거대한 죄업을 지었음을 알고는 후회의 눈물을 흘렸다. 그는 또 노력해서 자신을 수행하고 자신을 바로잡았다.
이 승려가 세상을 떠난 후 먼저 황소로 전생해 힘겹게 농사일을 했고 죽은 후 다시 검은 돼지로 전생했다. 이 돼지가 피살된 후 또 쥐가 되었다. 이 쥐가 매에게 잡아먹힌 후 또 참새, 땅강아지, 천산갑 등으로 전생했다. 나중에 전생(轉生)을 배치하는 신선이 그를 책을 만드는데 쓰는 못(스테이플러 심)이 되게 했다. 화상에서 스테이플러 심으로 전생하는 과정에 12차례 태어났는데 11번은 동물로 전생했고 한번은 화분으로 전생했다. 이 생명의 과정을 돌아보면 역시 쉽지 않은 것이다.
내가 말했다.
“네가 당시 큰 소원을 발했다면 대법서적을 고정하는 스테이플러 심이라도 되었어야 할 게 아닌가!”
그러자 그것이 말했다.
“제게 대법서적을 장정할 그런 큰 복은 없습니다. 그것 역시 순정(純淨)한 생명이어야만 합니다. 제가 보니 수많은 생명들이 스테이플러 심으로 전생하는 대열에 서 있었는데 모든 심이 대법과 인연을 맺을 수 있는 건 아닙니다.”
내가 말했다.
“내가 네 이야기를 써내려 하는데 만약 수련자들에게 남기고 싶은 말이 있다면 내가 대신 전해주겠다.”
그러자 그것이 말했다.
“수련인은 반드시 수련을 진지하게 대해야 하며 수심단욕(修心斷慾)해야지 딴마음을 품으면 안 됩니다. 책을 들어야 자신이 수련인임을 생각하고 책을 내려놓으면 속인으로 변해서는 안 됩니다. 수련의 정신을 일상생활에서 만나고 생각하는 것에 적용해 수련을 근엄하게 대해야 합니다. 절대 저처럼 수련의 기연을 잃어서는 안 됩니다!”
나는 이 때문에 몹시 감탄했다. 수련인은 정말로 수련인(修煉人)다워야 하며 진지하게 수련을 대해야 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생명의 경지(境界)가 낮아질 것이다.
나는 그 스테이플러 심을 사용했다. 그것이 이 한 세(世)에 작용을 발휘한 후 미래에 좋은 앞날이 있기를 희망했다. 하지만 생명의 여정 속에는 필경 애석한 곳이 있게 마련이다. 나 역시 고웅의 그 화상을 아는데 금세에 이미 대법제자가 되어 대만에서 정진하며 수행 중이다.
《서유기》에 이런 말이 있다.
“대체로 사람 몸이란 얻기 어렵고 중토(中土)에서 태어나기 어려우며 정법(正法)을 만나기란 어렵다. 만약 이 세 가지를 다 갖출 수 있다면 그야말로 엄청난 행운이다.”
대법제자가 대법 속에서 수련하는 것은 몹시 행운이니, 수련의 기연을 소중히 여기고 자신의 일사일념(一思一念)을 순정하게 하고 망념을 따라가지 말아야 한다. 제때에 진선인(真善忍)에 부합하지 않는 염두를 저지하고 수련을 엄숙히 대해야 한다. 사존의 자비하신 구도를 저버리지 말아야 하며 우리에게 무한한 희망을 기탁한 천체중생들을 실망시키지 말아야 한다.
이 이야기를 써내어 수련인들을 일깨우고자 한다. 육신(肉身)의 욕망에 미혹되지 말아야 하며 욕망을 담담히 보고 욕망에서 벗어나 욕망을 닦아내어 그것에 얽매이지 말아야한다. 그렇게 해야만 비로소 생명의 진정한 자유를 얻을 수 있다.
원문위치: https://www.zhengjian.org/node/2763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