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유효(劉曉)
【정견망】
주전선은 원나라 말기 강서(江西) 건창로(建昌路) 사람인데 그 이름은 알 수 없다. 그는 생김새가 특이하고 14세 때 행동이 보통사람과 달랐다. 그는 늘 표주박을 들고 남창성에서 걸식했다. 또 일부 기괴한 말을 했다. 시간이 길어지자 사람들은 그를 ‘주전(周顛-전은 미쳤다는 뜻)’이라고 불렀다
나중에 그는 임천(臨川)에 갔고 오래지 않아 또 남창성(南昌城)으로 돌아왔다. 낮에 남에게 일을 해주고 밤이면 처마 밑에서 잠을 잤다. 날씨가 추우나 더우나 늘 태연자약했다. 주전이 자란 후 그 생김새는 더욱 기괴하게 되었다. 그는 몇 차례 그곳 관부에 가서 관원을 만나기를 청하여 “태평을 알린다(告太平)”고 했다. 당시 천하에 무슨 반란이 없었기에 사람들은 그가 말하는 것이 무슨 뜻인지 알지 못했다. 그를 이상한 말이라고 여겼다. 당시 사람들은 마침내 그를 또 ‘전선(顛仙 미친 신선)’이라 불렀다.
몇 년이 지나지 않아 진우량(陳友諒)이 군사를 일으켜 남창성을 점거했다. 주전은 조용히 숨어버렸으며 아무도 그가 어디로 갔는지 알 수 없었다. 주원장이 남창성을 공격한 후 함락한 후 주전은 길에서 주원장을 만나 뵈었고 그 후 몰래 주원장을 따라 남경으로 갔다.
어느 날 주원장이 길을 나서자 주전은 또 가는 도중에 나타나 만나기를 청했다. 주원장이 무슨 일이냐고 묻자 그는 “태평을 알린다”고 말했다. 그 때 이후 매번 주원장이 길을 떠날 때마다 늘 주전을 만났고 늘 같은 말을 반복했다. 어떤 때는 이를 잡으면서 말하기도 하고 어떤 때는 박자에 맞추어 노래를 부르기도 했는데 가사가 매우 은유적이었다.
이렇게 시간이 오래되자 주원장은 귀찮아졌으며 그에게 술을 주어 그가 취하면 더 귀찮게 하지 않으리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주전은 계속 마셔도 취하지 않았다. 나중에 그는 불속에 들어가도 뜨겁지 않다고 했다. 그러자 주원장은 사람을 시켜 큰 독에 그를 집어넣고 주위에 높이 장작을 쌓아 놓고 불을 붙였다. 장작불이 다 꺼지고 불이 식을 을 때 독을 열어보니 주전은 여전히 그 속에 단정히 앉아 있었다. 머리 이마에 약간 땀이 난 것 외에 다른 점은 조금도 없었다. 세 번이나 이렇게 했으나 여전했다.
주원장은 그제야 비로소 그거 비범한 인물임을 알고 그를 장산(蔣山)의 절에 데려가 잠시 기거하게 했다. 며칠이 지나서 절의 스님이 보고하기를 주전이 젊은 스님과 밥을 빼앗아 먹다가 화가 나서 반 달간 단식을 했다고 말했다.
반 달간 단식을 하면 사람이 어떻게 될까? 주원장은 호기심이 생겨 직접 절에 가서 주전을 만나 보았다. 하지만 그는 평소처럼 정력이 충만했고 전혀 굶은 기색이 아니었다. 주원장이 그에게 좋은 술과 음식을 대접하였다. 그가 다 먹은 후 물었다.
“그대는 한 달 동안 밥을 안 먹을 수 있는가?”
주전이 대답했다. “물론이죠.”
그래서 주원장은 사람을 시켜 주전을 밀실에 가두고 먹을 것을 주지 않았다. 한 달 후 가보니 주전은 여전히 생생했다.
주전이 한 달 동안 밥을 안 먹은 사건이 전해진 후 여러 장수 병사들이 다투어 그를 초청하여 술과 밥을 대접하려 했으나 그는 먹는 대로 다 토했다. 주원장이 다시 절에 음식을 내렸을 때 주전은 비로소 토하지 않았고 평소처럼 먹었다. 사람들은 이제야 그가 확실히 신선임을 믿었다, 주원장은 그의 말을 믿기 시작했다.
주원장이 떠나기 전 주전이 길옆에서 손으로 바닥에 글씨를 쓰며 말했다.
“통 하나를 깨고 통 하나를 만든다[破一桶(‘統’과 발음이 같다),成一桶]”
그 뜻은 주원장이 하나의 통일 강산을 타파한 후 다시 새로운 통일 강산을 창건한다- 즉 그가 새 왕조를 건립한다는 뜻이었다. 주전은 의심할 것 없이 천기를 설파한 것이었다.
이때 아직 중원이 안정되기 전이라 진우량이 재차 남창을 포위 공격했다. 주원장은 병사를 이끌고 정벌하려고 하다가 주전에게 물어보았다.
“이번에 가면 순조롭겠는가?”
주전이 한참을 응시하더니 말했다.
“순조롭습니다. 하늘에 이 사람의 제위(帝位)가 없습니다.”
“그대도 함께 갈 수 있는가?” 그러자 주전은 “됩니다”라고 했다.
그래서 주원장은 주전을 데리고 병사를 이끌고 진우량을 토벌하러 갔다. 그들이 탄 배가 안경(安慶)에 도착했을 때 바람이 없어서 계속 앞으로 갈수 없었다. 주원장이 사람을 보내 주전에게 물었다.
주전이 말했다.
“배가 달리면 바람이 올 것입니다.”
주원장은 마침내 사람을 시켜 배를 끌어당기라고 명령했고 배가 몇 리를 가자 과연 광풍이 불어왔다.
전선(戰船)이 마당(馬當)지역에 닿은 후 주전은 강 속에 돌고래가 헤엄치는 것을 보고 감개한 듯 말했다. “물귀신이 앞에 보이니 죽는 사람이 적지 않겠구나.”
주원장은 그 말이 군심을 혼란시킬까봐 또 그의 능력이 큰 것을 알기에 그를 강물에 빠뜨렸다. 그러나 주전은 물속에 들어가서도 몸이 물에 젖지 않았고 호구현에 도착하여 또 주원장 앞에 나타나서 먹을 것을 달라고 했다.
밥을 먹은 후 주전은 옷깃을 바로하고 목을 빼면서 말했다.
“이젠 저를 죽이셔도 됩니다.”
주원장이 웃으며 말했다.
“그대를 죽여 무엇 하겠는가?” 그리고는 그에게 여산으로 떠나도록 했다.
진우량이 토벌된 후 주원장은 사람을 여산에 보내 주전을 찾아보았으나 주전을 찾지 못했다. 사람들은 그가 신선이 되어 떠났을 것이라고 추측한다.
1383 주원장이 명조(明朝)를 건립하고 개국 황제가 된 지 15년 후 병에 걸렸고 약을 먹어도 소용이 없었다. 어느 날 한 승려가 황궁에 와서 말했다.
“주전선이 사람을 시켜 약을 보냈습니다.”
주원장이 그 약을 먹고 그날 저녁에 나았다.
홍무 26년 주원장은 친히 《주전선전周顛仙傳》, 《적각승시赤腳僧詩》를 써서 주전의 이야기를 기록했다.
주원장은 중서사인이자 서법에 뛰어난 첨희유(詹希庾)에게 명령해 《적각승시》를 써서 장인을 시켜 비석에 새겨 여산에 세우게 했다. 이 비석이 아직도 그대로 있다. 주원장 시대에는 불법도 크게 흥했다.
우리가 여기서 분명히 알 수 있는 것은 이름도 모르는 주전선은 수행하여 득도한 사람이 분명하다. 그의 미친 듯한 말은 사실 천기를 설파한 것이다
참고자료:
《금언유편(今言類編)》, 《명사(明史)·방기전(方技傳)》
원문위치: http://www.zhengjian.org/node/27339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