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왕호천(王昊天)
【정견망】
필자는 개인적으로 《신곡》 3부작 《지옥편》, 《연옥편》, 《천국편》을 다 읽고 난 후 많은 의문이 생기지 않을 수 없었다. 시에 서술된 내용을 보면 단테가 특별히 좋은 일을 했다는 내용이 없고 그렇다고 그가 수련을 한 것 같지도 않다. 그렇다면 단테는 어떻게 마지막에 천국에 올라갈 수 있었을까? 게다가 사람들이 보기에 단체의 시 속에는 곳곳에서 당시의 교황이나 주교 수도사들의 행실을 사정없이 비판하고 있고 말투도 아주 놀랄 정도로 예리하게 보였다. 단테는 이렇게 종교형식을 ‘거역한’ 사람인데 또 어떻게 천국에 올라갈 수 있었는가?
그렇다, 우리 관념 속에는 일관되게 하늘에 올라갈 수 있는 사람은 수련(修煉)을 통해 성취가 있어야 한다고 여기며 그렇게 하자면 아주 어질고 의롱며(仁義) 현명한 덕(賢德)이 있어야 한다고 본다. 우리는 단테의 시를 통해서 그가 어떻게 시를 통해 자기 내면의 경지를 펼쳐냈는지 살펴보자.
먼저 《연옥편》 제8곡을 보자.
“독자여 눈을 날카롭게 하여 진실을 바라보라!
이제 이 순간 진실은 얇은 너울에 덮여 있어
안을 들여다보기 쉬울 터이니.”
이 시에서 단테의 본뜻은 독자들에게 자신의 시(詩)는 마치 얇은 너울 배후의 진실(역주: 중문에서는 真相으로 번역함)과 같다고 알려주는 것이다. 만약 독자가 세심하고 정성을 들여 그의 작품을 읽어낼 수 있다면 그럼 하늘이 부여한 그의 사명을 분명히 알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은 바로 사람들에게 진리(真相)를 알리는 것이다.
천기(天機)는 함부로 누설할 수 없기 때문에 단테는 많은 은어와 상징적인 수법을 사용해 독자들에게 생명의 진리를 똑똑히 알려주었고 또 수많은 종교의 전고(典故)들을 인용했다. 사람들은 한 이탈리아의 시인이자 예수를 믿는 사람이 어찌하여 빈번하게 고대 그리스 신화를 인용하는지 그 이유를 모를 것이다. 사실 바로 세속 중생들 생명 배후의 진실한 장면을 생생하게 펼쳐내 보여주기 위한 것이다.
《신곡》 전편을 다 읽어보면 단테가 말한 것은 바로 생명의 진상(真相)이다. 그의 시에는 단 한 번도 수련이란 단어는 등장하지 않는다. 하지만 단테가 사람들에게 진상을 알리는 과정 속에 내심의 경지가 점차 승화되고 변화하면서 갈수록 더 좋아진다. 지옥 여행은 그에게 직접 진상을 보여주었다. 즉, 만약 단지 종교형식이란 외투만 걸치고 현실 속으로 들어가 신(神)에 대한 약속을 진정으로 실천하지 않으면, 다시 말해, 진심으로 참회해 선(善)을 향하고 더 좋아지기 위해 노력하며 여러 사람들을 잘 이끌겠다는 약속을 실천하지 않는다면, 그럼 이는 신을 모독하는 중대한 죄를 저지른 것이다. 동시에 지옥여행을 통해 단테는 속세의 많은 중생들에게 다양한 죄를 지은 죄인들을 겨냥해 지옥에서 다양한 형벌로 단죄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단테의 지옥여행은 또 그에게 설사 죄를 지은 영혼이라도 진심으로 참회하고 선을 향하며 경건하게 기도하면 역시 신(神)의 은총을 얻을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또 비록 죄를 없애기 위해 처벌을 받을 때는 고통스럽지만 연옥(煉獄)의 형벌을 거쳐 죄악의 뿌리를 제거한 후에는 보다 높은 경지로 진입할 기회가 있음을 보여주었다.
단테는 《연옥편》 제10곡에서 이렇게 노래했다.
“그러나 독자여, 하느님께서 참회하는 영혼들이
빚을 어떻게 갚기를 원하시는지 귀 기울이고,
우리의 참회의 뜻을 버리지 말기를!
무슨 벌을 받을지를 생각하지 말고
벌의 끝에 오는 것을 생각하기를! 벌이 아무리 중할지라도
최후의 심판을 넘어설 수는 없는 일이니까.”
지옥과 연옥 여행을 거쳐 단테의 사상경지는 끊임없이 승화하고 변화되었다. 그의 내심이 갈수록 신(神)의 정의와 은총을 느낄수록 신에 대한 신앙도 갈수록 확고해졌고 사상도 갈수록 더 또렷해졌다. 하늘의 뜻이 끊임없이 점화해주는 가운에 단테는 예전에 추구했던 가식적인 선(善)에서 초탈해 나왔다.
연옥편 제22곡에서 그는 이렇게 노래했다.
“당신은 클레이오(운명의 여신 중 하나)와 함께 했으니 당신은
그때가지는 신앙이 없었던 것 같은데,
신앙이 없는 덕성은 헛된 것이오.”
즉, 진정으로 경건한 신앙이 없다면 단순한 선행만으로는 구원 받을 수 없다는 것이다.
단테는 또 《에덴동산의 황금시대》란 작품에서 인류는 근본적으로 천진무구하다고 했다. 이것은 당시 단테가 인류 생명 내원의 본질에 대해 아주 청성한 인식이 있었음을 보여준다.
《연옥편》 마지막에서 단테는 자신의 과거 잘못에 대해 깊이 참회하고 신성한 강물 속에서 자신의 죄를 깨끗이 씻어 장차 천국을 여행하면서 삼위일체의 수승한 장면을 목격하길 기다린다. 이것이 바로 단테가 걸어간 길인데, 사람들에게 생명의 진상을 알리는 과정에서 점차적으로 자신의 사상을 완벽하게 만들고 참과 거짓을 명확히 가려내며 이를 통해 철저히 초탈해 나온 것이다.
다시 되돌아 단테가 어떻게 천국에 올라갈 수 있는 영광을 얻었는가 본다면, 그것은 바로 세인들에게 생명의 진상을 알리라는 하늘이 그에게 부여한 사명 때문이었다. 즉, 신을 모독하고 비방하며 신에게 상처를 입히고 바른 신앙을 지닌 좋은 사람들을 박해하는데 참여하면 장차 가장 큰 악보를 얻는다. 그러므로 고집스런 관념을 내려놓고 신에 대한 편견과 배척을 제거해 죄의 뿌리를 없앤 후에야 비로소 신의 은총과 구원을 얻을 수 있는 기회가 있다. 인간세상의 명리정(名利情)은 단지 운명의 여신의 손에서 끊임없이 돌아가는 수레바퀴의 결과일 뿐이다.
이런 진상을 보면 우리는 단테의 가슴 아픈 호소를 들을 수 있다.
“인류여, 당신들이 태어난 것은 본래 하늘로 날아가기 위함인데 어찌하여 작은 바람에도 곧 땅으로 떨어지는가?”
독자여! 당신은 시인 마음속의 이 고통을 느낄 수 있는가?
원문위치: https://www.zhengjian.org/node/701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