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혜(德惠)
【정견망】
청나라 순치(順治)·강희(康熙) 연간에 송락(宋犖 1634~1713)이란 신하가 있었는데, 자는 ‘목중(牧中)’, 호는 ‘만당(漫堂)’·‘서피(西陂)’·‘면진산인(綿津山人)’이었고 늙어서는 ‘서피노인(西陂老人)’·‘서피방압옹(西陂放鴨翁 서피에서 오리 키우는 노인)’이었다.
그는 젊은 시절 순치 황제의 시위였는데, 순치는 그의 용맹함을 매우 좋아했다. 강희제 때 그는 황제 시위(皇帝衛衛)의 직책으로 지방관(地方官)을 지냈고, 강희제가 세 차례 남방을 순시할 때 늘 접대를 책임졌다. 송락은 정직한 관리였고 강희제는 그를 가리켜 “천하 순무(巡撫) 중 제일 청렴하다”고 칭찬했다.
송락이 한 가지 기이한 일을 이야기한 적이 있다. 순치(順治) 2년(1645년)에 황궁에 소장된 진룡(眞龍)의 유해를 직접 보았다는 것이다. 그에 따르면 진룡의 유해는 온몸이 똬리를 튼 상태로 특수 제작된 상자안에 들어 있었는데 발에는 발가락이 다섯 개 있었고 머리에는 뿔이 하나(유해가 불완전했는지도 모른다)만 있었다. 용신(龍身)의 비늘은 쇠처럼 단단했고 머리에서 꼬리까지 길이가 일장이 넘었다고 한다.
그 밖에 송락은 또 다른 기이한 일도 말한 적이 있다. 명나라 정덕(正德 1506-1521) 시기 하남(河南)에 신수(神獸)인 기린(麒麟)이 출현한 적이 있고 사후 그 유해가 업군(鄴郡) 창고에 보관되어 있다는 것이다. 훗날 내양(萊陽)의 어떤 사람이 군수 시절 자신의 직책을 이용해 기린 유골에서 다리를 하나 떼어내 개인 소장품으로 삼았다. 송락의 먼 친척이 직접 본 적이 있는데, 그 묘사에 따르면 기린의 비늘은 네모난 모양이고 노란색이며 반짝거리기가 마치 밀랍을 바른 것 같으며, 그 비늘 주위를 자세히 보면 오색 빛이 감돌고 달무리처럼 보인다고 했다. 이 모든 것들은 옛날 전설에서 말한 적이 없던 것이다.
이 두 가지 기이한 일들 중 하나는 송락이 직접 본 것이고, 다른 하나는 그가 먼 친척의 말을 들은 것이다. 황실 시위 출신의 신분을 고려할 때, 그는 분명 일반인들이 볼 수 없는 황실내의 보물들을 볼 수 있었을 것이다. 특히 첫 번째 일은 진실성을 신뢰할 만하다. 이것은 또한 용, 기린 등의 생명이 실제로 존재함을 의미하는데 우주 천지는 너무나 커서 과학적으로 발견하지 못하거나 설명할 수 없는 것들이 너무나 많다. 그러므로 오로지 과학만 맹신한다면 결국에는 자신을 우물 안 개구리로 만들 뿐이다.
참고자료: 송락(宋犖)의 《균랑우필(筠廊偶筆)》과 민국시기 소횡향실(小橫香室) 주인이 교주(校注)한 《청조야사대관(清朝野史大觀)》
원문위치: https://www.zhengjian.org/node/2806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