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섬(纖纖)
【정견망】
명대(明代) 시인 이몽양(李夢陽)의 시 《개선사(開先寺)》는 아주 재미있다. 분명히 절에 관해 쓴 시임에도 그저 폭포만 묘사하는데 주제에서 벗어난 것인지 아니면 다른 깊은 뜻이 있는 것인지 알 수 없다. 전체 시는 모두 20 글자다.
하늘에 걸린 폭포에서
폭포 소리 세상으로 떨어지니
이 소(潭)가 작다고 말하지 마라
광려산을 흔들 수 있노라
瀑布半天上
飛響落人間
莫言此潭小
搖動匡廬山
“하늘에 걸린 폭포에서 폭포 소리 세상에 떨어지니”
이 구절은 폭포가 하늘에서 내려와 세상을 향해 거세게 떨어지는 것을 표현했다. 본래도 글이 많지 않지만 ‘세상에 떨어진다(落人間)’는 세 글자는 음미할 가치가 있다. 기왕 인간 세상으로 떨어졌다면 그 본원은 바로 인간 세상에 있지 않다는 것이다. 마치 이백의 시에서 “황하의 물이 천상에서 내려와”와 같은 느낌을 준다. 사실 여기서 시인이 가리킨 것은 대체로 ‘개선사’와 관련이 있다. 총체적으로 시인은 폭포를 보고 마치 무언가를 떠올렸거나 또는 무엇가를 깨달은 것처럼 보인다.
“이 소(潭)가 작다고 말하지 마라 광려산을 흔들 수 있노라”
여기서는 폭포가 소로 떨어지는 소리가 너무나 커서 여산을 뒤흔들 수 있다고 표현한 것이다. 그렇다면 진정으로 여산을 뒤흔든 것이 바로 이 폭포 자체란 말인가? 만약 정말로 그렇다면 여기에는 아무런 의미도 없는 셈이다. 아마 시인이 진정으로 말하고 싶었던 것은 개선사일 것이다. 아마 그곳에 고승(高僧)이 있다거나 또는 다른 원인이 있거나 또는 자신이 일찍이 이곳에서 출가한 적이 있었을 것이다.
시인이 시를 쓰면서 자신의 진정한 의도에 대해 아무 말도 하지 않았으니 우리 역시 지나친 추측은 할 수 없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절대 폭포 자체를 묘사한 것이 아니다. 대체적으로 사찰과 무슨 관계가 있을 것이다.
역사적으로 사실 곳곳에 사원(寺院)이 존재했는데 왜냐하면 고인(古人)은 모두 신을 믿었고 수많은 고승(高僧)들이 수행했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보자면 시인은 수련인(修煉人)을 가장 대단하게 보고 있다. 이는 사실 정확한 것이다. 부처 수련이나 도를 닦는 것보다 더욱 엄숙한 일은 없기 때문이다.
오늘날 대법(大法)이 널리 전해졌음에도 수많은 사람들이 이해하지 못한다. 오늘날의 세상에는 즐길 것이 아주 많은데 왜 하필 자신을 단속하며 대법을 수련하는가? 오직 진정으로 대법에 걸어 들어온 사람들만이 똑똑히 아는데 사람이 이 세상에 온 것은 바로 오늘날 법(法)을 얻기 위해 온 것으로 이것이야말로 가장 대단한 일이다.
시인은 하늘에서 떨어지는 폭포를 표현해 사찰을 떠올리게 했으니 시인의 진정한 의도는 바로 부처수련과 도를 닦는 것에 대한 동경과 경앙(敬仰)일 것이다. 오늘날의 사람들은 최고의 우주대법(宇宙大法)을 수련할 기회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그저 스쳐 지나간다면 실로 너무나 애석한 일이 아닌가?
원문위치: https://www.zhengjian.org/node/2842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