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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조(唐朝) 시인 이백 및 시가(詩歌) 감상 (3)

명월(明月)

【정견망】

3. 이백 시가 감상

(1) 초기 작품 《방대천산도사불우(訪戴天山道士不遇)》

이백이 일찍이 대천산(戴天山)에 있는 대명사(大明寺)에서 독서한 적이 있는데 이 시는 대략 이 시기의 작품이다. 한번은 산속의 한 도사를 만나러갔으니 오히려 만나지 못하고 이렇게 아름다운 오언율시(五言律詩)만 남기고 왔다.

개 짖는 소리 물소리에 섞여 산만한데
복숭아 꽃 이슬 머금어 더욱 붉어라
깊은 숲속 가끔씩 사슴이 보이지만
한낮에 울리던 종소리는 들리지 않고
대나무 숲엔 푸른 아지랑이
흩날리는 물줄기는 푸른 봉우리에 걸어 놓은 듯
도사님 간 곳을 아는 사람 없으니
시름겨워 두 소나무 사이를 거닌다.

犬吠水聲中,桃花帶露濃。
樹深時見鹿,溪午不聞鍾。
野竹分青靄,飛泉掛碧峰。
無人知所去,愁倚兩三松。

감상: 대천산은 대강산(大康山) 또는 대광산(大匡山)으로도 불리는데 지금의 사천성 강유현(江油縣)에 있다. 산세가 아주 높고 험준해서 마치 하늘을 찌를 듯한 산으로 유명하다. 전문가들의 고증에 따르면 이 시를 쓸 때 이백의 나이는 아직 스물이 되기 전이라고 한다.

《방대천산도사불우(訪戴天山道士不遇)–대천산 도사를 방문했으나 만나지 못하다》는 전체 8구(句)로 앞 6구(句)에서 “방문(訪)”을 쓰면서 풍경 묘사를 중시했다면 마지막 두 구에서 “만나지 못함(不遇)”을 쓰면서 서정(抒情 사물을 보면서 감정을 드러냄)을 중심으로 완곡하게 풀어냈다.

시의 첫 두 구절에는 도원(桃源)의 장면이 나타난다.

첫 구절에서 졸졸 흐르는 샘물과 개 짖는 소리가 들렸다면 두 번 째 구절에서는 이슬 머금은 복숭아꽃이 아름답게 피어 눈부신 것을 볼 수 있다. 시인은 계곡을 따라서 숲을 지나 산에 들어갔다.

입산(入山)할 때 처음 드러나는 쾌적한 풍경은 보는 이들에게 잊을 수 없는 기억을 남기고 또한 도사가 이렇게 아름다운 자연을 지닌 세외 도원에 거주한다고 연상하게 한다. 두 번째 구절에서 “이슬 머금어 더욱 붉어라”는 복숭아꽃을 클로즈업하는 외에 또한 시인이 산에 들어간 시간이 이른 아침임을 드러낸다. 이는 다음 단락의 ‘계곡의 정오(溪午)’와 대비된다.

함련(頷聯 3,4구)에서 “깊은 숲속 가끔씩 사슴이 보이지만 한낮에 울리던 종소리는 들리지 않고.” 시인이 숲속 오솔길을 걸어 가는데 숲은 깊고 길은 멀어 계곡에 도달했을 때는 이미 정오가 지났다. 도원(道院 도관)에서 종 칠 때가 지났지만 종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이 두 구절은 산속의 그윽한 고요함을 잘 표현했으며 또한 도사가 이미 외출해서 도관에 없다는 것을 암시한다.

사슴은 성정이 조용해 흔히 숲속 깊은 곳에서 활동하는데 “가끔씩 사슴이 보인다”는 것은 사람과 동물의 움직임을 말해 깊은 숲의 그윽한 고요함을 표현한다. 정오가 되어도 종소리는 들리지 않으니 오직 시냇물 소리만 또렷하게 들리니 주위의 고요함을 더욱 부각시켜준다. 환경이 깨끗하고 그윽해서 마치 방외(方外)처럼 보이는데 수련(首聯)에서 묘사한 도원의 풍경과 정확히 연결되어 있다.

이 두 구절에서 묘사한 풍경에도 함축적인 뜻이 들어 있는데, “가끔씩 사슴이 보이는” 것은 사람을 만나지 못했음을 의미하고 “종소리가 들리지 않음”은 도관에 종을 칠 도사가 없음을 암시한다. 이 시의 제목인 “방문했으나 만나지 못함”이 비로소 나타나기 시작한다.

경련(頸聯 5,6구) “대나무 숲엔 푸른 아지랑이 / 흩날리는 물줄기는 푸른 봉우리에 걸어 놓은 듯”은 시인이 산으로 들어간 세 번째 여정이다. “종소리가 들리지 않음”에서 시인과 도관의 거리가 여전히 존재함을 알 수 있다. 이 두 구절이 도관 앞에 나오니 도사는 없고 오직 푸른 산과 어울리는 푸른 아지랑이 흩날리는 대나무와 푸른 봉우리에 걸어놓은 듯한 폭포만이 눈에 들어온다.

시인의 묘사는 아주 교묘하면서도 섬세한다. ‘대나무 숲(野竹)’ 구절에서는 ‘분(分)’자를 사용해 대나무와 푸른 아지랑이가 비슷한 색조가 합쳐져 하나의 녹색이 됨을 묘사하고, ‘비천(飛泉)’ 구절에서는 ‘괘(掛)’자를 사용해 흩날리는 흰 물줄기와 정지해 있는 옥(玉)처럼 푸른 산봉우리가 서로 어울린다. 이 두 구절의 풍경 묘사에서 도관이 위치한 환경이 담백하고 고결(高潔)한 것을 알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시인이 방문했으나 도사를 만나지 못한 상실감을 느낄 수 있다.

결말(結末)의 두 구절 “도사님 간 곳을 아는 사람 없으니 시름겨워 두 소나무 사이를 거닌다.”에서 시인은 자문하는 방식을 통해 ‘만나지 못한’ 사실을 간접적으로 표현했다. 또 ‘만나지 못한’ 서글픔을 두세 그루 소나무에 기대는 동작으로 표현해 감정을 직접적으로 드러내는 대신 우회적으로 표현해 이 감정이 오랫동안 끊이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전인(前人)들의 이백의 이 시에 대한 평가를 보면 “감정을 전혀 개입시키지 않고 오직 ‘만나지 못함’이란 두 글자만 움켜잡았지만 그럴수록 오히려 더 감정이 살아난다.”[왕부지 《당시평선(唐詩評選)》]라고 했다.

또 “단 한 글자도 도사를 말하지 않았고 단 한 구절도 만나지 못했다고 말하지 않았지만 구구절절 만나지 못했고 구구절절 도사를 방문해도 만나지 못했다.”[오대수(吳大受) 《시벌(詩筏)》]라고 말해 이 시의 묘미를 말했다.

[역주: 절구(絶句)란 기(起)·승(承)·전(轉)·결(結)의 4수로 이루어진 한시의 형식을 말하는데 글자 수에 따라서 5글자면 오언절구가 되고 7글자면 칠언절구가 된다.

율시(律詩)란 4운 8구로 된 근체시(近體詩) 한시 형식의 하나이다. 역시 5언과 7언의 구별이 있다. 절구보다 형식이 더 까다로워, 대우(對偶) · 성운(聲韻) · 자수(字數) · 구수(句數)가 모두 엄정한 규율에 맞아야 한다. 율시에서 단락의 명칭은 흔히 기승전결(起承轉結)의 넷으로 나누는데, 1 · 2구를 기, 3 · 4구를 승, 5 · 6구를 절, 7 · 8구를 결이라 한다.

또는 1 · 2구를 기련(起聯)이나 수련(首聯), 3 · 4구를 함련(頷聯), 5 · 6구를 경련(頸聯), 7 · 8구를 미련(尾聯)이나 결미(結尾) 또는 낙구(落句)라고도 한다.]

(계속)

 

원문위치: https://www.minghui.org/mh/articles/2011/12/25/250525.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