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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물은 영이 있다: 차 항아리와의 대화

진함(真涵)

【정견망】

남편이 집에 차 항아리를 하나 가지고 와서 카운터 위에 놓은 지 한 달이 되었다. 하루는 찻잎을 담은 도자기 항아리가 내게 말했다.

“저에 대해 써줄 수 있나요?”

내가 말했다.

“그래, 잠깐만. ‘차 주전자와의 대화’를 다 쓰고 너에 대해 쓸게.”

쉬는 동안 항아리를 열었는데 찻잎의 고소한 냄새가 났다.

항아리가 말했다.

“이건 좋은 차랍니다.”

이 항아리 안의 생명은 내가 글을 쓸 때 항아리에서 나왔는데 붉은 옷을 입은 단정한 소녀였다.

내가 말했다.

“넌 정말 예쁘구나!”

그녀는 수줍은 듯 인사를 하며 조용히 컴퓨터 옆에 서 있었다. 나는 그녀의 눈이 매우 민첩한 것을 발견했다. 나는 이전의 생명의 유전(流轉) 중에서 그녀가 많은 역사적 큰 사건들을 목격했으리라고 단정했다. 이에 항아리와의 대화를 시작했다.

항아리 : 저는 육수(毓秀)라 하는데 5천 년의 기억이 있답니다. 제가 중요한 일을 골라서 주인님께 말씀드리겠습니다.

나: 좋아, 나도 흥미가 생기는걸!

육수: 주인님을 실망시키지 않을 겁니다. 제 이야기는 아주 흥미진진하죠.

나: 난 내함(內涵)이 있고 볼거리가 있는 이야기를 좋아한단다. 이렇게 하면 독자들에게 떳떳하고, 흘러간 시간에 떳떳하며, 아득히 긴 기다림에 대해 떳떳하단다. 너는 물론 사명이 있어서 왔겠지, 나는 너를 이해할 수 있으니 부디 시간의 약속을 어기지 않길 바란다.

맙소사, 나는 육수의 눈에서 눈물이 주르륵 흐르는 것을 발견했다.

나: 울지 마, 나는 누가 우는 걸 볼 수 없단다. 다른 사람이 울면 내 마음도 부서질 것 같아.

육수 : 저는 감동의 눈물을 흘리는 거예요. 저는 아주 오랫동안 이런 날을 기다려왔지만 기회가 없어서 제 사명을 완수할 수 없을 줄 알았거든요.

나: 그래, 이제 우리 본론으로 들어가서 네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보자!

육수: 저는 사실 5천 년의 기억을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아득하긴 하지만 또 천지개벽 시절 있었던 일들도 일부 기억하고 있답니다.

나 : 반고(盤古)가 소우주를 만들 시기의 일이니? 원고(遠古) 시대의 일은 모두 다 기이하니, 우리 흥이 나는 대로 이야기해보자.

육수 :제 기억에 그때 저는 호리병박이었는데 덩굴에 달린 박이었어요. 바람에 나부끼며 흔들렸느데 저는 청력이 매우 좋아서 바람 속에 전해오는 소리도 다 구별할 수 있었죠.

나 : 그럼 천지가 개벽할 때부터 존재했던 호리병박이구나?

육수 : 그래요. 어느 신선(神仙)께서 박 씨를 심고 숨을 불었더니 박이 싹트고 잎이 나고 꽃이 피고 박이 열렸고 저를 맺었어요.

나는 농담으로 말했다: 그러고 보니 네가 바로 일곱 조롱박의 조상이로구나, 기이한 조롱박이네.

육수: 어떤 신선이 저를 이용해 단약(丹藥)을 담았었는데, 시간에 아주 오래되었어요. 나중에 어떤 신선이 또 저를 이용해 술을 담았고 또 아주 오래되었어요. 마침내 어느 날, 저는 술을 탐내는 벌레에 의해 밖에서 뜯기고 찢겨졌습니다. 신선은 유감스럽게도 저를 버렸고, 저는 곧 풍화(風化)되었답니다. 그리고 또 아주 큰 연꽃 항아리로 전생(轉生)해 어느 재상부(宰相府)의 뒷마당에 있었습니다. 항아리 속에 두 마리 비단잉어가 있었죠. 그 재상 이름이 왕도(王導)였습니다.

나 : 그것은 동진(東晉) 시기지. 왕도는 동진의 개국 공신으로 아주 유명한 인물이란다. 너는 고관의 저택 마당에 전생했으니, 그 세(世)에는 그래도 꽤 오래 살았겠구나.

육수: 맞아요, 마치 발밑에 뿌리가 다 자란 것 같아요. 어쨌든, 저는 200년을 살다 깨졌답니다.

나: 역사적으로 “사마광(司馬光)이 항아리를 깨뜨린” 이야기가 있는데, 그 항아리는 사마광의 동작 때문에 생명이 전생했는데 어디로 갔는지는 모르지만 사실, 생명에게 또 유전할 기회가 생긴 것이지. 사실 생명의 손괴(損壞 파손되어 망가짐)란 바로 새로운 삶의 기회란다!

육수 : 저는 또 다시 큰 항아리로 전생했는데 여전히 연꽃 항아리였어요. 다만 황실의 궁전, 즉, 진패선[陳霸先 역주: 남조 진(陳)의 개국 황제 503~559년]의 궁전이었어요.

나: 진패선은 아주 대단했지. 그는 진조(陳朝)를 수립했고 대단히 뛰어난 황제였지만, 안타깝게도 재위 기간이 좀 짧았어. 그의 후손이 수(隋)에 의해 멸망당했지.

육수 :그래요. 그의 후손들, 특히 진후주(陳後主)는 황음무도(荒淫無道)하고 간신을 총애해서 나라를 망쳤어요. 수군(隋軍)이 건강(建康 진의 도읍)을 공격했을 때, 저는 후주(後主)의 어리석음을 직접 목격했는데 총애하던 두 미인과 함께 우물 안에 숨었다가 낭패스럽게도 수의 병사들에게 체포되었답니다. 저는 역사적으로 황당했던 이 일을 직접 목격했답니다. 진왕(晉王) 양광(楊廣 훗날의 수 양제)도 봤는데, 군복을 입은 모습이 정말 그럴듯했어요.

나: 그 한 시각에 너는 역사상 두 명의 제왕을 보았구나.

육수 : 하지만 그 시각 저 역시 운이 없었죠. 한 궁녀가 끌고 가려는 병사를 피해 머리를 내 몸에 부딪혀 죽었고, 피가 항아리 몸통에 튀어서 저는 매우 불쾌했어요.

나 : 너는 양광의 외모가 아주 그럴듯하다고 했는데, 설마 그 사람의 마음을 꿰뚫어 본 건 아니겠지? 그에게 색심(色心)이 솟구쳐 올라오는 것을 보았니?

육수 : 그래요. 그는 미녀를 보기만 하면 눈이 곧바로 향했고 자신의 소유로 삼으려고 생각했죠.

나: 사람이란, 어리석은 것이지. 대체로 한 왕조(王朝)의 마지막에 역사의 무대에서 내려올 때면 암담하고 퇴폐적이지. 그것이 다른 왕조의 발흥(勃興)을 부각시키는 것이지.

육수: 저는 또 곧 깨져서 이렇게 나왔고 또 도자기 쟁반으로 전생했어요. 비색(秘色 청록색)자기에 대해 아시나요?

나: 당연히 알지. 당조(唐朝)의 도자기를 말하는데 도기(陶器)를 생산 중에서 분화되어 나왔지. 남방에서는 청자, 북방에서는 백자를 생산해서 흔히 ‘남청북백(南青北白)’이란 말이 있는데, 남쪽의 청자 중에서도 비색 자기는 아주 유명하지. 도자기 색깔이 마치 따스한 옥과 같단다. 백거이(白居易)는 이 색을 “천개 봉우리의 취색을 앗아왔다(奪得千峰翠色來)”며 아주 높이 평가했단다.

육수: 제가 바로 비색 자기 쟁반이었어요. 제 위에 비색의 자기 병이 놓여 있었는데, 이는 대당 궁궐에서 볼 수 있는 것으로 관상용으로 바친 겁니다. 나중에 이심(李忱)의 어머니 정(鄭) 씨에게 상으로 주어졌고, 정 씨는 며느리 조(晁) 씨에게 저를 주었답니다.

나: 이심이라면, 나중에 당 선종(宣宗)황제가 아니니!

육수: 그때는 황제가 자주 바뀌었는데 아무도 이심이 황제가 될 줄 몰랐죠.

나는 말했다: 그는 유능한 황제로 당조를 중흥시켰지.

육수: 저는 나중에 한 여자 종의 실수로 깨졌고 나중에 다시 도자기 쟁반으로 전생했어요.

나: 설마 네가 천상에 있을 때 바로 고귀한 옥반(玉盤)이었니?

육수: 제가 천상에 있을 때, 화장품 상자였는데 안에 보물이 아주 많아서 눈이 부셨죠. 유리관, 옥고리, 금 구슬, 옥 장식, 귀걸이 등등. 저는 나중에 또 도자기 쟁반으로 전생했는데 당조(唐朝) 말기 주온(朱溫)의 부(府)였어요.

나는: 주온이라면 당조를 종식시키고 역사에서 ‘후량(後梁)’이라 불리는 양조(梁朝)를 창업한 인물이지. 주온의 부인이 아주 대단했다고 하는데 네가 본 것을 한번 말해 줄래.

육수 : 주온의 부인은 남편을 휘어잡는 아주 대단한 여자였어요. 주온은 난세(亂世)의 얼룡(孼龍)이라면 그의 부인은 봉란(鳳鸞)의 운명이었죠. 그런 큰 인물들, 그들의 생명을 구성하는 중에는 아주 높은 곳에서 내원한 일부 생명이 있는데 천상의 용(龍)과 봉(鳳)이었죠.

나 : 주온이 황소(黃巢)의 기의(起義)에 합류했다가 나중에 당조(唐朝)로 귀순했고 양왕(梁王)으로 봉해졌을 때 그의 부인 장혜(張惠)는 양왕비(梁王妃)가 되었는데 역사적으로 현명한 비였지. 후인들은 그녀를 ‘오대(五代) 제일 현비(賢妃)’라 불렀단다.

육수는 : 주온이 당조로 귀순했을 때 장혜는 먼저 위국부인(魏國夫人)으로 봉해졌는데, 제가 바로 그때 황실에서 내린 하사품이었어요. 저는 주온의 부중(府中)에 들어가 장혜를 보았죠. 장혜는 아름다운 여인으로 미간에 영준하고 걸출한 기운이 있었고 남편을 일으키고 또 보호했어요. 안타깝게도 그녀가 죽은 후, 주온은 아무도 단속하는 사람이 없는 상태에서 제왕(帝王)이 되자 살인을 즐기는 호색한이 되었죠. 아무도 그를 말릴 사람이 없었고, 주온의 만행은 결국 자신을 죽이는 재앙을 초래했습니다.

나: 이것도 역사의 배치란다. 너는 또 한 왕조의 흥망성쇠를 목격했구나. 안타깝게도 흥망성쇠는 너무 빠르지. 당조 말기 50년 사이에 5개의 정권이 번갈아 바뀌었고 백성들이 겪은 고통은 이루 말로 할 수 없었지.

육수 : 저는 운이 나쁘지 않아서 나중에 송조(宋朝) 궁궐에 들어갔어요.

나 : 난세에는 사람조차도 목숨을 보전하기 어려운데, 너는 온전하게 여섯 조대(朝代)를 거쳤으니 정말 부귀한 운명이구나.

육수: 사실 저는 일곱 조대를 거쳤지요. 북송(北宋)이 금조(金朝) 의해 멸망당하자 저는 동북으로 갔어요.

나는 의아해서 물었다 : 네가 북방으로 갔다면 분명 북방 날씨에 적응이 안 돼 겨울에 추위에 떨었겠구나?

육수 : 북방의 겨울은 매우 춥죠. 저는 확실히 적응이 잘 안되었어요. 여름은 짧고 겨울은 너무 길었어요. 나중에 금조 사람이 술을 먹고 싸우다 깨져서야 나왔어요. 저는 빨리 전생하고 싶지 않아서 좀 쉬고 싶었어요. 하지만 제 마음대로 결정하는 게 아니잖아요, 저는 또 황금 촛대로 전생하여 몽골 대영(大營)에 안치되었다가 나중에 북경으로 들어갔어요.

나: 너는 원조(元朝)의 도읍인 대도(大都 지금의 북경)의 궁궐에 있었구나.

육수: 네, 저는 다시 궁궐에 들어갔죠. 사실 저는 그런 음모를 보고 싶지 않았어요. 저는 그 사람들이 문천상(文天祥)을 해치려 한다고 들었어요.

나: 네가 들은 일은 보통 일이 아니로구나. 원천상은 한 왕조의 최후 수호자였지. 사실 그는 나중에 감옥에 있으면서 고인(高人)의 가르침을 받아 수련에 들어갔단다. 그는 이미 세간의 모든 것을 꿰뚫어 보았고, 그 어떤 번화함이나 명리, 감정도 모두 그를 건드릴 수 없었지. 그가 수양한 경계가 아주 높았단다.

육수: 제가 보기에 인간 세상은 고생을 겪어야 하며 명리에 급급한데 문천상과 같은 사람이 천하에 얼마나 되겠어요?

나 : 문천상은 사실 문화를 다지기 위해 온 거란다.

글을 쓰는 동안 나는 잠시 쉬고 집안일을 좀 하면서 속으로 생각했다.

‘그동안 만물은 영이 있다를 썼더니 정말 도자기와 인연을 맺었구나. 사실 나는 아직 할 일이 남아 있지 않은가.’

육수는 바로 옆에서 나를 따르며 나에게 말했다: 하늘은 중생이 윤회하는 고통을 불쌍히 여기시는데, 주인님은 붓을 들고 중생들의 뜻을 표현해주시 중생들이 감격한답니다..

나는 자신의 일사일념(一思一念)을 바로잡고 생각했다: 중생들이 윤회하는 시간은 사실 매우 오래되었고 또한 쉽지 않았다. 나는 이에 또 글을 계속해서 썼다.

육수: 원조(元朝) 이후 저는 녹여졌는데 저는 살아 움직이는 동물로 환생해서 설사 개미라도 되어 뛰어다닐 수 있을까 하고 생각했어요. 결국 제 바람은 이뤄지지 않았죠. 저는 또 여자 머리에 있는 봉잠(鳳簪 비녀의 일종)으로 전생했는데, 주인님은 그게 어떤 여자였는지 아시나요?

나: 모르겠는데, 네가 직접 말해주렴!

육수: 주인님이 좀 피곤하시니 저는 에돌아가지 않을게요, 발이 큰 마(馬) 씨를 아시죠?

나는 육수를 보며 말했다: 마황후(馬皇后)를 말하는 거로구나?! 주원장(朱元璋)의 본처로 아주 유명한 분이지! 부귀해졌어도 근본을 잊지 않은 여자로 현덕(賢德)한 황후였지.

육수: 그래요, 저는 그녀의 머리 위에서 그녀의 일사일념을 지켜보았는데 정말 현명하고 착한 여자였죠.

나: 내가 한 가지 물어볼게, 너는 주원장을 봤으니, 외모를 한번 묘사해 보렴. 후세에 몇몇 화가들이 그를 아주 추하게 그렸거든!

육수설 : 주원장은 용모가 뛰어난 인재였지만 성격은 좋지 않아서 의심이 아주 많았고 자신의 후손들이 천하를 지키지 못할까 두려워서 그에게 살해당한 신하들이 아주 많았죠. 포악했어요.

나: 나는 마 황후가 너를 연왕(燕王 역주: 주원장의 4째 아들 주체로 훗날 성조 영락제) 비(妃)에게 상으로 주어지고 부장품이 되지 않은 것을 보았다. 정말 축하할 일이로구나!

육수 : 연왕비(燕王妃)는 서달(徐達) 장군의 장녀로 대단한 여인이었죠, 연왕(朱棣)을 잘 내조했는데 그녀가 만약 남자였다면 문(文)은 나라를 다스릴 수 있고 무(武)는 나라를 안정시킬 수 있는 뛰어난 인재였죠.

나: 하늘이 그녀를 연왕비로 배치했고 또 천하의 황후가 되어 부군(夫君)을 돕게 했지. 이것은 그녀의 인생 극본이었지! 사서에 따르면, 주윤문(朱允炆 명조 2대 황제)이 이경륭(李景隆)에게 10만 명의 군사를 이끌고 북평(北平 북경의 옛날 이름)을 포위 공격하게 했을 때 연왕비가 성안의 여성과 만여 명의 군대를 이끌고 북평을 지켰다고 하는데 참 대단했지. 연왕이 지원군을 이끌고 돌아올 때까지 소중한 시간을 벌어다 주었지.

육수: 이경륭의 군대가 패배한 후 연왕과 서비(徐妃 연왕비 서씨를 말함)가 만났을 때 두 사람 모두 감격했고, 연왕은 비의 손을 잡으며 ‘여걸이 남자 못지않다’고 말했죠. 이에 대해 서비(徐妃)는 부부는 일체(一體)로 영광과 치욕을 함께하니 오직 성을 지켜내 부군을 돕고 싶었던 것이라고 대답했죠. 이 두 사람이 대화할 때, 저는 매우 감동했습니다. 이 두 사람 모두 아주 대단했습니다. 이렇게 위대한 시대에 제가 이렇게 위대한 부부를 만났으니 얼마나 큰 영광입니까!

나는 웃으며 말했다: 그래, 서비가 시집가지 전에 군사를 배치하는 진법(陳法)에 꽤 통달해서 재녀(才女)로 불렸단다. 너는 아마 그녀의 어릴 적 이름을 알고 있겠지.

육수: 서비의 본래 이름은 서설영(徐雪瑩)이고 아명은 아정(阿貞)이라 했어요. 연왕이 황제를 칭한 후, 저는 서 황후에 의해 세자빈 장씨(張氏)에게 주어졌는데, 그녀도 보통이 아니었어요! 그녀는 나중에 장 황후가 되었고, 장 황후는 또 비녀를 태자비 호선상(胡善祥)에게 주었는데, 나중의 호 황후가 되었죠. 아쉽게도 호 황후는 아들이 없어서 간계가 많은 손(孫) 귀비(貴妃)에게 황후 자리를 물려주었죠. 황후 자리를 잃은 호 씨는 마음고생이 심해서 가끔 저를 들고는 눈물을 흘리곤 했어요. 나중에 저는 도둑맞아서 녹아버렸어요.

나: 보아하니 이 봉잠은 바로 명나라 주 씨 왕조의 시어머니가 며느리에게 준 증표였구나. 호 씨는 사천관(司天官)이 천상(天象)을 관찰한 후 황실이 제하(濟河) 일대에서 태자비를 뽑아 황후가 되었는데, 아들이 없었고 황제가 귀비를 총애하여 황후의 자리를 양보하게 했으니 황후는 어찌할 도리가 없었겠지!

육수: 기쁨, 이별과 만남을 너무 많이 보다 보니 저는 아무 것도 신경 쓰지 않게 되었어요. 생명이란 긴 강에서 누구나 다 쉽지 않아요. 생생세세(生生世世)의, 명예며 이익이며 정이며 원한을 모두 가볍게 볼 수는 없어요. 윤회 중에서 매우 고생을 겪고 깨달은 생명만이 알 수 있답니다.

나: 그 이후에는 또 무엇으로 전생했니?

육수: 이어서 또 큰 항아리로 전생했는데 거듭 항아리가 되었죠. 물 항아리, 장아찌 항아리, 된장 항아리, 발효두부 항아리, 어항이 있었는데 저는 발효두부를 담는 항아리가 되는 게 가장 싫었어요, 냄새 때문이죠. 마지막으로 반년 전, 도자기로 전생해 차를 담고 있답니다.

나는 웃으며 말했다: 너와 나 사이의 인연이 시작된 거로구나.

육수: 얼마나 쉽지 않은 일이예요, 상봉은 인연이라 저는 너무 기뻤어요.

나: 물건이란 사람이 사용하고 제공된 것이지. 하지만 그래도 내원이 평범하진 않단다. 어떤 생명은 하늘에서 내원했는데 비록 지상의 물건으로 전생하더라도 그래도 고급품으로 전생하는 경향이 있단다. 내가 보기에 네 생명이 바로 이런 경향이 있는 것 같구나.

육수: 그래요, 겪은 시간이 오래되면 때론 좀 지루할 때가 있어요. 제가 겪은 것을 주인님께 말씀드릴 수 있으니, 문득 제가 생명을 헛되이 낭비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고 생명의 과정이 매우 가치가 있다고 느껴집니다!

나: 하늘이 만물을 만드실 때는 반드시 그 쓰임이 있게 마련이다. 생명은 크든 작든 모두 다 겪은 것이 있어. 네가 들려준 이야기가 아주 재미있었단다. 네 생명 역시 하늘에서 왔으니, 앞으로 다시 하늘로 돌아가길 바란다.

육수는 내게 감사 인사를 했고 나 역시 이 글을 다 마쳤다. 독자들이 이 글을 좋아해서 육수의 소원이 헛되지 않기를 바란다.

 

원문위치: https://www.zhengjian.org/node/28427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