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청(鬱菁)
【정견망】
필자가 학창시절 교과서에 날다람쥐에 대한 이야기가 있었다.
대체적인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어느 산기슭에 절벽이 있었는데 절벽에 틈새가 하나 있었다. 날다람쥐가 이곳을 둥지로 사용했다. 절벽 앞에는 강이 있었고 강가에는 큰 버드나무가 하나 있었고 이 나무 위에 까치가 살았다. 날다람쥐와 까치는 이렇게 서로 얼굴을 맞대고 사는 이웃이 되었다.
가을이 되어 찬바람이 몇 번 불고 나자 나뭇잎이 떨어지면서 겨울이 다가오고 있었다.
어느 화창한 날 까치는 아침 일찍 날아다니며 주변을 둘러보고 마른 풀을 가져와 겨울을 날 둥지를 만들기 바빴다. 하지만 날다람쥐는 하루 종일 놀러 나갔다가 지치면 돌아와서 잠을 잤다.
까치가 말했다.
“날다람쥐야, 그만 자렴. 날씨가 아주 좋으니 빨리 둥지를 만들어야지.”
하지만 날다람쥐는 이 말을 듣지 않고 절벽 틈새에 누워 까치에게 말했다.
“바보 같은 까치야, 시끄럽게 굴지 마라, 해가 높이 떠 있으니 잠자기 딱 좋은 시간이다.”
정말로 겨울이 오자 찬바람이 쌩쌩 불어왔다. 까치는 따뜻한 둥지에 살았다. 하지만 추위에 떨던 날다람쥐는 절벽 틈새에서 얼어붙어 끊임없이 외쳤다.
“덜덜! 덜덜! 찬바람에 얼어 죽겠네, 내일은 둥지를 만들어야지.”
하지만 다음날 아침 일찍 바람이 그치고 햇볕이 따뜻해져서 마치 다시 봄이 온 것 같았다.
까치가 절벽 틈새로 와서 날다람쥐에게 충고했다.
“날씨가 좋을 때 빨리 둥지를 만들렴. 지금 게으르면 나중에 어려움이 닥칠 거야.”
하지만 날다람쥐는 여전히 충고를 따르지 않았고 이렇게 대답했다.
“바보 같은 까치야, 잔소리 그만해라. 날씨가 따뜻하니 그럭저럭 지낼만하구나.”
추운 섣달이 되자 눈도 많이 내렸다. 북풍은 마치 사자처럼 포효했고 절벽 틈새는 얼음 저장고처럼 차가워졌다. 추위에 떨던 날다람쥐가 슬피 울부짖었다.
“덜덜! 덜덜! 찬바람에 얼어 죽겠구나, 내일은 둥지를 만들어야지.”
동이 트고 해가 떠오르자 까치가 나뭇가지에서 날다람쥐를 불렀다. 하지만 날다람쥐는 이미 밤새 얼어 죽어 있었다.
어느 날 문득 이 날다람쥐 이야기가 떠올랐다. 이전 자신의 수련상태와 비교해보니 자신이 날다람쥐와 매우 흡사하다는 것을 발견했다.
삶이 순조로울 때는 흔히 속인의 편안한 삶에 빠져, 법공부와 연공을 그럭저럭 했는데 사람을 구하는 일도 긴박감이 없었다.
그러다 살면서 뜻대로 풀리지 않는 일을 만날 때면 비로소 자신을 수련인으로 여기고 마땅히 세 가지 일을 잘해야 함을 떠올린다. 이렇게 한동안 정진(精進)한 후 힘든 일이 지나가면 다시 긴장이 풀어지곤 한다.
신체에 정확하지 않은 상태가 나타나면 비로소 날마다 법 공부와 연공 발정념을 견지하지만 신체가 좋아지면 다시 아침에 일어나기 힘들다.
이전의 나는 마치 잘 하지 못하면 몽둥이를 들고 때려주는 소도(小道)의 사부가 필요한 것 같았고 또, 자신의 정진을 촉진시킬 외부 마난(魔難)이 필요한 것 같았다. 즉 이렇게 구세력에게 누락을 잡혀 박해를 받아서 정상적인 생활과 수련 환경을 잃어야지만 전에 추구했던 모든 것들이 마치 물거품처럼 꿈에서 깨어난 것 같음을 깨닫고는 후회한다.
다행인 것은 아직 정법(正法)이 끝나지 않았으니 넘어져도 다시 일어날 수 있다. 그러나 더는 수련에서 “날다람쥐”가 되지 않겠노라는 결심을 내려야만 한다.
원문위치: https://www.zhengjian.org/node/2867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