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우(千雨)
【정견망】
우영의(于令儀)는 조주(曹州 지금의 하택) 출신 상인이다. 그는 사람됨이 관대하고 너그러워 법을 어기지 않았고 말년에는 상당히 부유해졌다.
어느 날 밤, 도둑이 그의 집에 침입하여 물건을 훔치려다 아들들에게 붙잡혔다. 알고 보니 이웃집 아들이었다. 우영의가 물었다.
“자네는 평소 거의 잘못을 저지른 적이 없는데 지금 어쩌다 도둑이 되었는가?”
도둑이 대답했다.
“가난해서 어쩔 도리가 없었습니다.”
우영의가 그에게 무엇을 원하는지 묻자, 도둑이 대답했다.
“만전(萬錢)만 있으면 먹고 살기에 부족하지 않을 겁니다.”
우영의가 그에게 원하는 대로 돈을 주었다.
도둑이 막 떠나려 할 때 우영의가 다시 그를 붙잡으니 도둑이 몹시 두려워했다.
우영의가 말했다.
“이렇게 가난한 자네가 한밤 중에 만전을 지니고 돌아가다 검문에 걸리면 문책을 당할까 걱정되어 그러네.” 그래서 도둑을 잠시 머물게 하고 동이 튼 후 떠나게 했다.
그 도둑은 깊이 참회했고 나중에 선량한 백성이 되었다. 이웃과 마을 사람들은 모두 우영의가 좋은 사람이라 했다. 우영의는 아들과 조카들 중 뛰어난 아이들을 골라 학교를 세우고 유명한 스승들을 초빙해 가르치게 했다. 그의 아들과 조카 우걸효가 연속으로 진사(進士)에 급제해 조주 남면(南面) 일대에서 큰 명망을 지녔다.
그렇다면 우영의는 왜 도둑이 잘못을 고치고 새로운 삶을 살 수 있게 도왔을까? 사실 이 도둑은 정신이 잠시 흐릿해졌을 뿐이라 이런 상황은 바로잡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만약 그가 상습범이었다면 이렇게 대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것은 오히려 상대방을 해치는 것으로 그의 악행을 방임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사실, 우리는 일을 하면서 좀 이지적으로 해야 한다. 맹목적인 선행은 꼭 좋은 일이 아닐 수 있다. 어떤 사람들에게는 방종이기 때문이다. 마땅히 무엇을 해야 하고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하는지, 선한 마음을 지니고 똑똑히 해야 하는데 이렇게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우영의가 명문 가정을 이룰 수 있었던 이유는 그가 선량한 일면과 지혜로운 일면을 모두 지니고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는 고인의 선량뿐 아니라 그들의 지혜와 이성을 배워야 한다.
원문위치: https://www.zhengjian.org/node/29704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