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이야기: 범소선(範小仙)
작자: 막구(莫求)
【정견망 2010년 2월 11일】 청나라 안휘 천장(天長)현 성황묘에 백(白)도사라는 사람이 있었다. 그는 진인(眞人)을 앙모하였으나 도가를 제대로 이어받지는 못했다. 그는 도법(道法)을 전수받기 위해 걸어서 강서 용호산(龍虎山)으로 가서 고인(高人)을 모셨다. 그곳에서 그는 능력이 대단한 섭(攝) 법사를 만났고 그때부터 섭 법사로부터 밤낮 연공을 배워 수련에 꽤 진보가 있었다.
그러나 3년 후 백 도사는 수도 생활의 적막을 참지 못하고 고향생각이 간절하여 고향인 천장현으로 돌아가기를 청했다. 법사가 권했다. “부디 좀더 견지하거라. 공을 조금만 더 쌓으면 완성할 수 있다.” 하지만 백도사는 그래도 돌아가려고 했다. 하루도 그곳에 남아 적막한 수련을 계속하고 싶지 않았다. 백도사가 고향에 돌아간 후 섭법사가 가르쳐준 것을 갑자기 기억을 할 수 없었고 그는 다만 세간 소도의 일부 것만 알 수 있었다. 조금 높은 것은 다 잊어버렸다.
어느 날 갑자기, 자칭 범소선이란 사람이 성황묘로 백 도사를 찾으러왔다. 그와 백도사는 만나자 마자 매우 친해졌고 마치 오랜만에 만난 친구 같았다. 백도사는 이 때문에 범소선을 늘 성황묘에 머물게 했다. 백 도사는 늘 소식을 했는데 범소선은 육식을 금하지 않았으므로 백도사는 그가 고기를 먹는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범소선은 시종 고치지 않았다.
범소선은 말하는 것이 현묘하고 위인됨이 호쾌하고 사람을 널리 사귀어 말도 시원하게 했다. 하지만 그는 다른 사람에게 장래 어떤 일이 기다리고 있는지에 대해 종래 입을 쉽게 열지 않았다. 왜냐하면 이런 일은 그가 말하기만 하면 반드시 적중했기 때문이었다. 다른 사람들은 그가 보통사람이 아님을 알았다. 백 도사는 오히려 범소선이 그저 세간의 일에 정통한 작은 도인에 불과하다고 집착적으로 생각했다.
범소선은 아무도 없을 때 백 도사에게 말했다. “당신은 내가 멀리서 온 뜻을 아는가?” “전생에 당신과 인연이 있었소. 그래서 특별히 당신을 불러 심산 동굴에 은거하고 도를 수련하며 공이 이루어진 후 하늘로 올라 옥진자를 만나 뵙는 것이오. 당신은 무엇 때문에 속세에 미련을 가지고 조금도 떠나려는 뜻이 없소?”
백 도사가 말했다. “저는 원래 적막함을 참지 못하기에 강서에도 돌아왔소이다. 그렇지 않다면 지금도 아직 용호산에서 수련하고 있을 것이오. 내가 어떻게 집을 버리고 당신을 따라 떠돌아다닐 수 있겠소?”
범소선은 매번 백 도사와 별을 관측하고 산꼭대기에 오르며 아슬아슬한 다리를 건넜고 늘 백 도사를 데리고 함께 참여하여 백 도사는 이 때문에 많은 신기한 일을 경험했다. 하지만 백 도사는 고집스럽게 이런 것은 세간 소도의 환술에 의지해서도 모두 변화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백 도사는 스스로 세간소도의 작은 술법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 때문에 그는 늘 이런 관념으로 범소선을 가늠했다. 범소선이 그와 마찬가지로 세간의 도사로 여겼다. 그래서 범소선이 그에게 깊은 산속에서 수련을 권하는데 대해 믿지 않았다.
눈 깜짝할 사이에 3년이 지났다. 어느 날 범소선은 갑자기 백도사에게 말했다. “당신이 이왕 세상을 떠나 수도하기를 원치 않으니 나 혼자 가야겠네.” 다음날 그는 그와 알고 지내던 모든 사람에게 작별했다. 사람들이 어디로 가느냐고 묻자 그는 그저, 매우 멀리 멀리 간다고 했다. 당시 진군(陳君)이라는 사람이 의술이 있었는데 그와 관계가 좋았다. 그가 말리 간다는 말을 듣자 주연을 베풀었다. 그리고 말했다. “당신에겐 기묘한 술법이 있으니 필연코 좋은 의방이 있을 것입니다. 곧 떠나려하는데 어찌 의방을 몇 개 주지 않습니까? 제가 사람을 고쳐 좋은 일을 좀 하고 싶습니다.” 범소선이 이 말을 듣더니 미소를 지으며 마당에 서쪽 호수의 흙벽을 보고 말했다. “이 흙벽이 아기 순산에 좋은 약이오,”
당시 갑자기 연이어 몇십 일간 비가 내려 남산에 홍수가 터졌고 거대한 파도가 성의 낮은 담을 둘러쌌다. 범소선은 사당으로 돌아가 백 도사를 끌고 성꼭대기로 올라가 큰물을 한참동안 내려다보더니 말했다. “여기에 묘하고 아름다운 경치가 있는데 함께 뛰어 들어가 보면 어떨까?” 그러나 백 도사는 가지 않으려 했고 범소선은 탄식했다. “자네는 정말 선연(仙緣)이 없군!” 하고는 소매에서 포를 한필 꺼내는데 길이가 십여 장이 넘었다. 공중으로 한번 휘 던지자 아주 높은 다리가 되었는데 마치 하늘 끝까지 연결하는 것 같았다.
범소선은 백 도사에게 말했다. “당신과 함께 달나라 한번 놀다 오고 싶은데 어떻소?” 백도사는 이것이 또 환술이라고 생각하며 죽어라 다리를 건너려 하지 않았다. 범소선은 그에게 읍을 하며 작별하고 다리에 올랐다. 몸을 솟구치더니 하늘로 날아올라 사람의 종적이 사라졌다. 백 도사는 큰소리로 구해달라고 외쳤으니 이미 늦었다. 백 도사는 절로 돌아와 눈물을 그치지 않았으며 범소선이 죽은 게 틀림없다고 생각했다.
다음날 어느 손님이 양주에서 돌아왔는데 부채를 들고 백 도사를 찾아와 말했다: “어저께 동문 부교에서 범소선을 만났는데 그는 떠날 때 실수로 당신의 부채를 가져왔다고 하며 내가 가는 길에 돌려주라고 하더이다.” 백도사가 자세히 보니 과연 정말 자기의 부채였다. 그래서 비로소 범소선이 진정 신선이 되어 떠났다는 것을 알았다. 자기는 신선이 될 기연을 잃어버렸음을 알았다.
이 후 의술을 아는 진군은 난산을 하는 부녀를 만나면 범소선이 말한 그 벽의 흙을 그녀에게 시험 삼아 주어보았더니 효과가 매우 좋았다. 정말 난산을 치료하는 묘약이었다. 그러니 무료로 해야만 효과가 있었지, 일단 돈을 받자 효과가 없어져 버렸다.
(자료출처:《야우추등록(夜雨秋燈錄)》)
문장발표 : 2010년 2월 11일
정견문장 : http://www.zhengjian.org/zj/articles/2010/2/11/64264.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