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림(玉琳)
서(瑞)여사는 양방에서 파킨슨씨병으로 치료받다 온 환자이다. 파킨슨씨병은 한의에서는 진전마비(震顫麻痺)라고 부른다. 그녀가 이 병에 걸린 것은 3년 전인데 두 손을 모두 떨었고 오른손을 왼손보다 더 심하게 떨었다. 밥을 먹을 때면 항상 떨림으로 인해 입에 들어가는 밥보다 땅에 떨어지는 것이 더 많았다. 그녀는 상당기간 치료를 받았지만 증상이 며칠 호전되다가 다시 심해지기를 몇 차례나 반복하였기에 나중에 나는 그녀의 최근 생활 중에 발생한 사정에 대해 상세히 물어보았다. 그녀는 3년 전에 있었던 사건의 전말을 내게 얘기해주었는데 말하는 중에 그녀의 정서(情緖)는 평온한 상태에서 격동되었다가 뒤이어 분노로 변했고 다시 비탄에 빠졌다. 이때에야 나는 비로소 그녀의 병이 발생한 진정한 원인이 어디에 있는가를 알게되었다.
“저와 남편은 선박용 컨테이너를 운반하는 회사를 경영하고 있었습니다. 우리는 어떤 섬에 별장이 한 채 있었는데 이웃집과 개인도로를 공동으로 사용하고 있었고 그 섬에는 우리 집과 이웃집 두 집뿐이었습니다. 그런데 노면(路面)이 손상되어 우리는 두 집이 공동으로 돈을 내서 길을 수리하자고 제안했지만 이웃집이 반대했기에 우리는 부득이 우리 돈으로 길을 수리했습니다. 생각지도 못하게 일하던 사람이 부주의하여 수리하는데 쓰던 돌을 길 중앙에 뒤집어 놓아 이웃집의 교통에 불편을 초래하게 되었습니다. 그들은 우리가 홧김에 일부러 한 짓으로 오해하여 우리가 통행하는데 편리하고 가까운 문을 자기네 땅이라고 하여 막아버렸습니다. 이 때문에 우리는 집에 가기 위해 평상시보다 몇 마일이나 돌아가야 했습니다. 남편도 화가 나서 욕을 하기 시작했고 단번에 수문을 막아버렸습니다. 물은 먼저 우리 집에서 설치했고 그들은 비용을 절약하기 위해 우리 물을 따서 사용하고 있었는데 이번에 수문을 막아버렸기 때문에 그들은 수원(水源)이 끊긴 셈이 되었습니다. 그들의 물을 끊어버리자 그들은 거의 미칠 듯이 화가 나서는 길 위에 시멘트로 돌을 쌓아서 우리 집으로 들어가는 차도가 완전히 막혀버렸습니다. 이와 같이 2000원이나 수리비를 들였지만 우리는 불구대천의 원수집안이 되었습니다. 더욱 참을 수 없는 것은 두 집에서 모두 변호사를 선임하여 3년간 소송을 유지하는데 들인 비용이 이미 200만원을 초과하였습니다. 이 3년 동안 우리는 집에 돌아가지 못했고 그들 역시 살수가 없었습니다. 현재 우리들은 “너 죽고 나 살기” 식으로 되어버렸고 집은 소송이 해결되지 않아 팔 수도 없고 들어가 살수도 없으며 단지 유지하고 수리하는 비용만 들어갑니다….”
이 말을 하면서 그녀는 격동되어 손을 떨기 시작했고 얼굴이 붉게 변하면서 정서도 거의 붕괴되기 직전에 이르렀다.
나는 그녀의 고통을 보면서 그녀의 병이 반복적으로 재발하고 개선되지 않은 근본원인을 알게되었다. 화를 내는 것은 간담(肝膽)의 통증으로 간기(肝氣)를 끌어올려 심화(心火)를 위로 치솟게 하는데, 기가 거슬러 올라가 순조롭지 못하면 숨이 막히며 편하지 않아서 기를 손상하고 정신을 손상시키며 몸을 망치게 한다. 그녀는 생명과 비교할 때 이번 일과 몸 중에서 어느 것이 중요한가를 몰랐단 말인가? 사실 이것은 사람의 일념(一念)에 달린 것으로 모순의 시작은 얼음 녹듯이 쉽게 해결할 수 있는 것이었다. 그러나 지금 인내심이 부족하여 참지 못한 결과 작은 일이 큰 일이 되었고, 다툼이 끊이지 않았으며, 돈은 헛되게 날렸고, 단지 번뇌만 끊임없이 얻게되었다.
나는 그녀의 병이 약물로는 치료할 방법이 없음을 알기에 병의 근본원인으로부터 치료할 필요가 있었다. 나는 여기서 서여사에게 “참을 인(忍)”자를 말하고 “한 발자국만 물러서면 끝없이 넓은 경계가 펼쳐지며 ; 한번만 참으면 버드나무 그늘에 꽃이 만발하듯이 막다른 골목에서도 새로운 길이 열린다[退一步 海闊天空; 忍一忍 柳暗花明]”는 도리를 알려주었다. 이 말을 듣고 난 후 그녀는 내게 말하기를 만약 3년 전에 그녀가 이런 말을 들었더라면 절대로 지금과 같은 일이 발생하도록 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나는 연달아 그녀에게 “진(眞)”과 “선(善)”과 법륜대법을 말해주었다. 나는 또한 간단하게 윤회와 인과업력윤보의 관계에 대해 간단히 말해주었다. 그녀는 여전히 처음과 같이 이 말들을 듣고는 “오, 하느님! 제가 진, 선, 인에서 얼마나 멀리 떨어졌기에 제게 이런 불행을 주셨나요. 저희가 전생에 얼마나 나쁜 일을 많이 하고 남을 미안하게 했기에 오늘날 이런 보응(報應)을 주십니까? 이 일체의 일은 사실 저희를 깨우치게 하여 하느님께서 저희가 특별히 좋은 사람이 되도록 하신 것입니까?”라고 하였다.
이 때 그녀의 손에서 진동이 멎었다. 그녀는 떠나면서 내게 말하기를 “선생님, 당신은 내 삼 년 간의 답답함과 원한을 해결해 주셨습니다.”
나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멀리 가는 그녀의 뒷모습만을 감개가 무량해서 지켜보았다. 나는 또 한 생명이 대법을 들었음을 알았고 그녀가 어느 날이고 진정으로 명백하게 배후에 있는 원인과 도리를 알 수 있기를 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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