옌단
【정견망】
현대인의 시각으로 고금의 관료들을 볼 때, 사람들이 가장 주목하는 것은 남보다 높은 권력과 지위, 혹은 끝없이 누릴 수 있는 부귀영화인 듯하다. 그러나 더욱 깊은 의미에서 볼 때, 조정의 명을 받은 관리들이 인간 세상에서 맡은 역할은 사실 천명이 내린 바이다.
예로부터 “한 시대의 천자가 있으면 그 시대의 신하가 있다(一朝天子一朝臣)”는 말이 있다. 황제는 하늘(天)의 아들로서, 천명을 받들어 인정을 베풀고 백성들을 교화하여 천도를 따르게 함으로써 평안하게 살게 한다. 그리고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신하들 역시 군주를 보필하는 사명을 완수하기 위해 존재한다. 천의를 순순히 받들어야 하기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는 신비한 힘이 그것이 정확하게 드러나도록 보장하며, 이것이 바로 신(神)의 도움이다. 본편에서는 송나라의 몇몇 명신들이 아직 출세하기 전에 신명의 보우를 받은 이야기를 소개한다.
인종 때, 안휘성 무호에 위치한 장강 변의 삼산기(三山磯)는 그림처럼 아름답고 마치 신선 세계와 같아 수많은 문인 묵객들이 시를 짓고 교류하던 곳이었을 뿐 아니라, 산기슭의 얕은 여울은 오가는 배들이 정박하고 댈 수 있는 천연 항만이었다. 그때, 아직 재상이 되지 않았던 진요좌(陳堯佐)가 한 번은 배를 타고 볼일을 보러 나섰다. 그가 배를 삼산기에 정박시키도록 명했을 때, 한 노인이 갑자기 나타나 말했다.
“내일 오후에 큰 바람이 불어 배가 강 위에서 항해하면 뒤집히고 침몰할 것이니, 반드시 조심하십시오.”
다음 날 아침이 되자, 하늘은 맑고 구름 한 점 없어 전혀 바람이 불 것 같지 않았다. 뱃사공들이 막 배를 띄우려 하자, 진요좌는 앞으로 나서서 막으며 말했다. “좀 더 기다리지요!” 다른 배들은 이미 속속 출발했지만, 오직 그만이 핑계를 대며 쉽사리 배에 오르지 않았다. 정오 무렵, 하늘색이 갑자기 어두워지더니 곧 검은 구름이 뒤덮이고 광풍이 갑자기 휘몰아쳤다. 강변의 모래와 먼지가 휘감겨 올라가고 나무들이 부러졌으며, 강 위의 물결은 순식간에 산처럼 높아졌다. 바람이 조금 잦아들었을 때, 진요좌는 강 위의 배들이 모두 뒤집혀 가라앉은 것을 발견했다.
이때, 그 노인이 다시 진요좌 곁에 나타나 그에게 말했다.
“저는 보통 사람이 아니라, 이 강 속을 순찰하는 순유신장(巡遊神將)입니다. 당신이 머지않아 당대의 재상이 될 것이기에 특별히 와서 알려드린 것입니다.”
진요좌가 물었다.
“그렇다면 제가 어떻게 은혜에 보답해야 합니까?”
노인이 대답했다.
“저는 보답을 바라지 않습니다. 당신은 귀인이라서 가는 곳마다 저절로 용신(龍神)의 보호를 받습니다. 만약 제 소원을 들어주실 수 있다면, 《금광명경(金光明經)》 한 부를 제게 보내주십시오!”
진요좌는 약속하고, 돌아가서 사람을 시켜 특별히 《금광명경》 세 부를 준비하게 하여 삼산기로 보내 강물에 바쳤다. 며칠 후, 그 신장이 꿈에 나타나 말했다.
“저는 원래 한 부만을 청했는데, 당신께서 세 부를 보내주셨습니다. 이로 인해 제 신위가 세 등급이나 올라갔습니다.”
그는 절하며 감사 인사를 하고 떠났다. 얼마 지나지 않아 진요좌는 과연 재상에 올랐다.
그에게 재상이 될 것이라고 알려준 이는 그 강 속의 신장뿐만이 아니었다. 이전에 진요좌가 광동성 혜주에서 지부(知府)로 있을 때도 이러한 신기한 일을 겪은 적이 있었다. 한 번은 그가 조정 관리인 허신(許申)을 데리고 배를 타고 외부에 볼일을 보러 나섰는데, 도중에 배가 한 강변에 정박했다. 밤이 되자, 진요좌는 멀지 않은 곳에서 갑옷을 입은 백여 명의 사람들이 위풍당당하게 걸어오는 것을 갑자기 보았다. 그중 한 음성이 엄숙하게 말했다.
“오늘 밤 승상(丞相)과 그의 조운사(漕運使)가 이곳에 묵을 것이니, 너희는 부주의해서는 안 된다. 만약 실수가 있다면 반드시 엄중한 처벌을 받을 것이다.”
다음 날, 진요좌가 근처를 방문하고 나서야 그곳에 요부인묘(姚夫人庙)가 있다는 것을 알았는데, 그 안에는 현지의 정절이 굳은 열녀가 모셔져 있었다. 후에 진요좌는 재상이 되었고, 허신 역시 광남동로, 겸임 강서와 호남 여러 로의 전운사(轉運使)가 되었다.
또 다른 남송 관리도 비슷한 경험을 했다. 그는 복건성 건양현 출신의 유숭지(劉崇之, 자는 지부(智夫))이다. 당시 그는 이미 병부시랑(兵部侍郎)이었다. 한 번은 금나라에 사신으로 갔다가 배를 탔을 때 황하에서 위험을 만났다. 그날 황하의 물이 불어나 그가 탄 배는 이미 강 중앙까지 항해하고 있었다. 뱃사공 손의 노는 점점 말을 듣지 않았고, 금방이라도 배가 뒤집힐 것 같았다. 바로 이때, 배가 갑자기 평온해지더니, 천천히 마치 누군가 미는 것처럼 강가까지 옮겨졌다. 어떤 사람이 강가에서 보았는데, 수십 명이 물속에서 배를 밀어주는 것 같았다고 했다. 한 뱃사공도 배가 출발하기 전에 꾸었던 꿈을 떠올렸는데, 꿈속에서 강물 위에 수백 명의 병마 의장(儀仗)이 나타났다. 그중 우두머리가 깃발을 들고 크게 외쳤다.
“유 시랑께서 내일 강을 건너신다. 하백(河神)께서 이미 명령을 내려 우리에게 그를 보호하라고 하셨다. 너희는 모두 조심스럽게 행동해야 한다!”
유숭지(劉崇之)가 병부시랑(兵部侍郎)이 될 것이라는 일은 그가 어렸을 때 이미 예견되었다. 그가 어릴 때 집에서 책을 읽다가, 어느 날 서재의 책들이 쥐에게 갉아 먹힌 것을 발견했다. 이에 그는 농담 삼아 토지신(土地神)에게 판결문(判词)을 써서, “직무를 다하지 않은 토지신들은 곤장 백 대를 맞고 서재에서 쫓겨나야 한다”고 적었다. 유숭지의 스승이 이 이야기를 들었는데, 그날 밤 꿈에 한 노인이 나타나 그에게 말했다.
“이 몸이 정말로 직무를 소홀히 했습니다. 부디 시랑 나리께 좋은 말씀을 전하여 저의 징계를 면하게 해 주십시오!”
다음 날, 스승은 유숭지에게 그 판결문을 태워 버리게 했다. 그날 밤, 스승은 또다시 노인을 꿈에서 만났는데, 노인은 그에게 말했다.
“저를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보답으로 은 조각 하나를 드리겠습니다!”
사흘째 되는 날 아침, 그 스승은 책상 위에서 정말로 은 조각 하나를 발견했다. 다만, 그는 그때 자기 제자가 진짜 시랑이 될 줄은 생각하지 못했다.
또한 세 명의 관리들이 간신들의 음해에 직면하였으나, 신명의 보호 덕분에 결국 해악을 가하려던 자들이 스스로 멸망했다.
또 한 사람은 북송 관리 유안세(劉安世, 자는 기지(器之), 유원성(劉元城)이라고도 함)였다. 그는 바른 말로 인해 권세를 잡은 재상 장돈(章惇)의 미움을 샀다. 그때 부도덕한 부자가 돈을 주고 벼슬을 산 뒤 자주 조정에 드나들었다. 그는 장돈이 유안세를 죽이려 한다는 것을 알고 자청하여 나섰고, 후에 장돈의 안배로 전운사(轉運使)의 부관이 되었다. 이 악인이 날을 잡고 마차를 빌려 유안세가 있는 군성으로 급히 달려갔다. 군수(郡守)가 이 사실을 알고는 즉시 사람을 보내 유안세에게 알렸다. 유안세는 뒤에 처리할 일들을 배치한 후, 태연자약하게 주점에 가서 친구들과 담소하며 술을 마시면서 그 악인이 오기를 기다렸다. 그런데 밤이 되자 갑자기 성문의 종소리가 울렸는데, 알고 보니 그 악인이 알 수 없는 이유로 피를 토하고 죽은 것이었다.
간신 진회(秦桧)도 마찬가지였다. 어느 날 밤, 그는 장준(張浚), 호전(胡銓) 등 열한 명의 정직한 대신들을 모두 죽이려는 독한 계책을 품었다. 그는 작은 다락방에 촛불을 켜고 홀로 치밀하게 계획을 세웠으며, 다음 날 조정에 나가 음모를 실행할 작정이었다. 그러나 예상치 못하게 사경(四更) 무렵에 갑자기 병이 들어 며칠 후 세상을 떠났다.
이전에 진회의 아버지 진민학(秦敏学)이 정강부(静江府) 고현(古县, 현 광시성 용복현)의 현령을 지낸 적이 있었다. 당시 지부 호순척(胡舜陟)은 아첨하려는 마음에 현에 진민학의 사당을 세우려 하였다. 그러나 새로 부임한 현령 고등(高登)은 강직한 사람이라 이를 단호히 거부했다. 호순척은 크게 분노하여 죄를 조작하고 그를 감옥에 가두어 혹독하게 고문하였다. 고등이 고통스러운 형벌을 참고 견디는 와중에, 호순척은 급사하고 말았으며, 고등은 이 덕분에 감옥에서 나올 수 있었다.
또한, 송 영종 가정 10년(1217년)의 진사 호몽욱(胡梦昱)은 대리평사(大理評事) 재직 시 간언하는 과정에서 언사가 무례했다는 이유로 상주(象州)로 유배되었다. 그가 계림에 도착했을 때, 수군 원수 전홍조(錢宏祖)가 그를 제거하려 하였다. 그 결과, 손을 쓰기도 전에 전홍조가 급사하고 말았다.
보아하니, 하늘이 충성, 선량한 사람을 돕는다는 것은 참으로 헛된 말이 아니며, 신명의 존재 역시 추적할 수 있는 흔적이 있는 것같다. 그들은 시시각각 인간 세상의 선악을 주목하며, 모든 인과가 가장 올바른 방식으로 전개되도록 한다. 그러므로 선악에 대한 보응은 결코 과장된 경고가 아니라, 인간 세상에서 우주에 이르기까지 무수히 많은 신명들이 순응하고, 유지하며, 감시하는 영원한 법칙이다.
참고자료: 《고금기문류기(古今奇聞類紀)》, 《건양현지(建陽縣志)》*
원문위치: https://www.zhengjian.org/node/2998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