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풍(淸風)
【정견망】
지난날 궁색할 때는 자랑할 것 없더니
오늘 아침에는 우쭐하여 생각에 거칠 것 없어라
봄바람에 뜻을 얻어 말을 세차게 달리니
하루 만에 장안의 꽃을 다 보았네.
昔日齷齪不足誇
今朝放蕩思無涯
春風得意馬蹄疾
一日看盡長安
이 시의 내용은 겉보기에 매우 간단하다. 저자 맹교(孟郊)가 과거에 급제한 후의 기쁜 마음을 묘사했을 뿐이다. 사람으로서 일생 중에 기뻐할 만한 일은 많다. 시인은 두 차례 낙방했다가 이번에 마침내 급제했으니 분명 마음 꽃이 활짝 피어났을 것이다. 하지만 단지 그뿐이었다면, 일시적인 흥겨움만으로 후세에 ‘춘풍득의’(春風得意)와 ‘주마간화’(走馬看花)라는 두 가지 성어를 남기지는 못했을 것이다.
중국 고대 문화는 신전문화(神傳文化)다. 이러한 토양에서 생성된 작품은 흔히 표면적인 의미 뒤에 깊은 신운(神韻)이 담겨 있다. 이 시가 배후에서 표현하고자 하는 것은 심령 깊은 곳의 희열(喜悅)이며, 이러한 희열은 생명의 본원에서 나오는 것이다. 표면적인 기쁨은 이러한 희열이 가장 외적으로 드러난 모습일 뿐이다.
사람으로서 인생의 진정한 목적은 정법(正法)을 얻어 반본귀진(返本歸眞)하는 것이다. 사람의 몸 얻기도 이미 매우 어려운데, 정법을 얻고 동토(東土)에 태어난 것은 그야말로 천만다행 중의 다행이다. 우리가 법을 얻은 후 생명의 명백한 일면이 느끼는 희열은 말로 표현하기 어렵다. 이러한 희열과 맹교가 이 시에서 표현한 희열은 겉보기에는 별개의 일 같지만 사실 일맥상통한다. 맹교의 신(神)의 일면은 자신이 장차 법을 얻게 될 것을 알았고, 그 희열을 과거 급제라는 표면적인 요소를 통해 매우 생생하게 표현했다. 그러므로 이 시는 사상적 내함(內涵)이 심원하고 형상이 생동하면서도 각별한 정취가 있다.
법을 얻게 하기 위해 사부님께서는 우리와 생생세세 인연을 맺으셨다. 그렇다면 또 어떻게 인연을 맺으셨는가? 같은 당나라 시인인 유장경(劉長卿)은 《봉설숙부용산주인(逢雪宿芙蓉山主人)–눈을 만나 부용산 주인 집에서 묵다》에서 그중 한 장면을 말해준다.
날 저물어 푸른 산은 먼데
하늘은 차고 오막살이집 가난하다.
사립문 밖의 개 짖는 소리
눈보라치는 이 밤 누가 돌아오는가보다
日暮蒼山遠
天寒白屋貧
柴門聞犬吠
風雪夜歸人
이 시는 지극히 정련된 필치로 나그네가 저물녘 투숙하고 산골 집 주인이 눈보라 속에 돌아오는 요소를 통해 한산야숙도(寒山夜宿圖) 한 폭을 묘사했다.
나는 원래 이 시를 읽으며 사건은 간단하고 경치는 초라하나 의경(意境)이 그윽하고 여운이 무궁해 몽환적인 아름다움과 알 수 없는 따스함이 있다고 느꼈다. 근래에 이르러 이 시는 사실 두 글자를 쓴 것임을 단번에 깨달았는데 그것은 바로 결연(結緣 연을 맺음)이다. 저자는 장래에 법을 얻기로 예정된 사람이며, 주인(主人)은 바로 그 한 세(世)의 사부님이시다. 저자는 주인이 돌아온 것을 알고 마음속에 따스함과 희열이 생겨났다. 성스러운 인연은 이렇게 맺어진 것이며, 바로 이러한 이면의 요소 때문에 이 짧은 시가 천고에 전해질 수 있었다.
원문위치: https://www.zhengjian.org/node/30089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