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겁난이 지난 후 퇴락한 마을

섬섬(纖纖)

【정견망】

송대 시인 임표민(林表民)의 《신창도중(新昌道中)》을 보면

퇴락한 마을에는 때때로 두세 집이 보이고,
청량한 안개에 둘러싸여 길은 더욱 멀기만 하구나.
나그네 신세라 봄이 다 가버린 줄도 몰랐는데,
온 산에 비바람 치더니 오동나무 꽃이 떨어지네.

殘村時有兩三家
繚繞清脂路更賒
客裏不知春去盡
滿山風雨落桐花。

이 시가 어떤 구체적인 상황에서 쓰였는지는 고증할 길이 없으나, 도입부의 퇴락한 마을(殘村)이라는 표현은 시작부터 불길하고 쇠락한 느낌을 준다. 마을에 왜 겨우 두세 가구만 남았을까? 가장 쉽게 연상되는 것은 전란 이후의 황폐한 풍경이다.

하지만 이 구절을 한 가지 관점으로만 이해할 필요는 없다. 산지는 지세 때문에 집을 흩어져 짓기에 본래 평원의 집단 거주지와는 다르다. 멀리서 두세 가구만 보인다고 해서 그것이 반드시 전부는 아닐 수 있다. 만약 평원 지역인데 마을이 집중되어 살다가 두세 가구만 남았다면 그것은 대개 진정한 쇠망(衰亡)을 의미한다.

퇴락한 마이 형성된 원인은 보통 한 가지가 아니다. 가장 흔한 것으로 크게 두 종류가 있는데 하나는 전란 후에 사람들이 유랑하거나 전쟁통에 죽은 경우이고, 다른 하나는 온역(瘟疫 돌림병)이 지나간 후이다. 역병은 대개 일정 구역 내에서 폭발하여 때로는 넓은 지역을 무인지경(無人之境)으로 만들기도 한다. 시인은 어느 경우에 속하는지 명시하지 않고 모호하면서도 무거운 배경만 남겨 두었다.

“사(賒 멀다)”라는 글자는 시인이 이 장면을 멀리서 바라보고 있을 뿐 그 속에 처한 것이 아님을 드러낸다. 또한 이것이 시인의 고향 이야기가 아니라 여정 중에 우연히 눈에 들어온 풍경임을 암시한다.

후반부 두 구절인 “나그네 신세라 봄이 다 가버린 줄도 몰랐는데, 온 산에 비바람 치더니 오동나무 꽃이 떨어지네.”는 의미가 더욱 깊다. 시인은 왜 봄이 다 간 줄 몰랐을까? 아마도 그가 번화한 곳에서 왔기 때문일 것이다. 도시 속에 살다 보면 사계절의 흐름을 깨닫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자연스러운 일이다.

이 점은 오늘날의 사람들과 매우 닮아 있다. 어느덧 일 년이 지났다. 출근과 퇴근, 휴가라는 끝없는 순환 속에서 추우면 옷을 껴입고 더우면 옷을 벗는다. 겨울에는 난방이 있고 여름에는 에어컨이 있으며 사계절 내내 과일이 끊이지 않는다. 봄 여름 가을 겨울의 진실한 변화는 이미 인위적인 조건들에 의해 소멸해 버렸다.

그러다 시인이 산중에 이르러 비바람 속에 떨어지는 오동나무 꽃을 보고서야 비로소 봄이 이미 가버렸음을 문득 깨달은 것이다. 낙화가 반복해서 묘사되는 이유는 그것이 아름다움의 소멸에 대한 애석함과 붙잡을 수 없는 무상함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에 단지 두세 가구만 남았던 그곳도 어쩌면 더 먼 옛날에는 인가가 조밀하고 번화했던 곳이었을지 모른다.

사부님께서는 경문 《각지 설법 11》 〈무엇이 대법제자인가〉에서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다.

“사람들이 나에게 묻는다. 정법 이 일이 종결된 뒤, 또 법정인간시기가 있는데 장래는 어떠한가? 나는 사람이 사람을 만나면 반가워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들은 모두 생각한다. “사람이 사람을 만나면 반가워한다.” 오, 도덕이 승화되었구나, 이건 굉장히 좋다고 생각한다. 그렇다. 그는 다만 이렇게 이해할 수밖에 없다. 도덕이 제아무리 승화되었다 해도 사람이 사람을 만나서 그렇게 반가워할 필요가 없다. 그렇지 않은가? 아마 주변 몇십 리 내에서 한 사람을 만나지 못할 것이기 때문에 사람이 사람을 만나면 반가울 것이다.”

시인이 묘사한 것은 작은 범위에서 겁난 이후의 풍경이다. 그것이 역병이든 전란이든 어느 범위 내에서의 재난이다. 하지만 정화가 진정으로 시작될 때는 전 세계적인 범위의 큰 재난이 될 수 있으며 그때는 더욱 황량하고 두려울 것이다.

정법의 결속이 지체되는 것은 창세주의 자비이며 더 많은 생명을 구하기 위함이다. 일단 마지막 순간에 이르면 최대의 시련에 직면하게 된다. 구원받지 못한 자는 모든 것을 잃게 될 것이다.

사람들은 어찌하여 아직도 깨어나지 못하는가?

 

원문위치: https://www.zhengjian.org/node/3012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