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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동해를 뽕나무밭으로 바꾸어 놓다

흔열(欣悅)

【정견망】

하얀 파도 아득히 바다와 이어졌고,
넓고 넓은 모래사장 사방으로 끝이 없네.
해 저물고 아침 와도 씻겨내림 멈추지 않더니,
마침내 동해를 뽕나무밭으로 바꾸어 놓았구나.

白浪茫茫與海連
平沙浩浩四無邊
暮去朝來淘不住
遂令東海變桑田

백거이(白居易)는 자가 낙천(樂天)이고 호는 향산거사(香山居士)이며, 또 다른 호는 취음선생(醉吟先生)이다. 본적은 태원(太原)이나 증조부 때 하규(下邽)로 이주하였으며, 하남 신정(新鄭)에서 태어났다.

백거이는 원진(元稹)과 함께 신악부 운동을 주도해 흔히 ‘원백(元白)’이라 일컬어졌고, 유우석(劉禹錫)과도 함께 일컬어져 ‘유백(劉白)’이라 불렸다. 그의 시는 소재가 광범위하고 언어가 평이하며, 백성들의 고통에 관심을 기울였을 뿐만 아니라 인생의 감회를 서술하는 데도 능했다. 이 때문에 후세 사람들에게 ‘시마(詩魔)’, ‘시왕(詩王)’으로 추앙받았다. 관직은 한림학사, 좌찬선대부(左贊善大夫)에 이르렀고 저서로는 《백씨장경집》이 있으며, 대표작으로는 《장한가(長恨歌)》, 《비파행(琵琶行)》, 《매탄옹(賣炭翁)》 등이 있다.

이 시 《낭타사(浪淘沙)·하얀 파도 아득히 바다와 이어졌고》는 아마도 시인이 광활한 바다를 마주하고 감회가 있어 지은 것일 터이다. 짧은 네 구절은 장활한 바다 풍경을 묘사했을 뿐만 아니라, 더욱 깊은 인생의 철리를 함축하고 있다.

“하얀 파도 아득히 바다와 이어졌고,
넓고 넓은 모래사장 사방으로 끝이 없네.”

눈길을 돌려 멀리 바라보니, 하얀 파도가 뒤척이며 바다와 한데 이어져 있고, 광활한 모래사장은 먼 곳으로 뻗어 나가 마치 끝이 없는 듯하다. 시인은 간결하면서도 힘 있는 필치로 천지간의 광활무변함을 펼쳐 보였다. 이러한 광경 앞에서 인간은 자연스레 자신의 보잘것없음을 느끼게 되며, 천지 자연에 대한 경외심을 더욱 쉽게 일으키게 된다.

“해 저물고 아침 와도 씻겨내림 멈추지 않더니,
마침내 동해를 뽕나무밭으로 바꾸어 놓았구나.”

바닷물은 날이면 날마다 씻어내리고 밀려들며 잠시도 멈추지 않는다. 바로 이러한, 보기에 미미하지만 결코 끊이지 않는 힘이 최종적으로 ‘창해상전(滄海桑田, 푸른 바다가 뽕나무밭이 됨)’이라는 거대한 변화를 촉진한 것이다.

인생 역시 그렇지 않은가? 많은 위대한 성취는 결코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장기간 견지해 온 축적에서 비롯된다. 떨어지는 물방울이 바위를 뚫을 수 있고, 우공이 산을 옮길 수 있듯이, 시간은 작고 미미한 노력을 끊임없이 확대해 최종적으로 사람을 놀라게 하는 결과를 낳는다.

우리 사람은 ‘창해상전’의 전 과정을 직접 눈으로 목격할 수 없다. 인간의 생명은 천지의 변천에 비하면 참으로 너무나 짧기 때문이다. 그러나 바로 그렇기 때문에 이 시구는 더욱 소중하게 다가온다. 이는 우리에게 한때 성과가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노력을 포기하지 말라고 일깨워준다. 아무런 변화가 없는 것처럼 보이는 그 견지들이 실은 모두 남몰래 미래를 바꾸고 있는 것이다.

더 광활한 각도에서 보면 역사의 진화, 문명의 발전, 산하의 변천 중 어느 하나도 오랜 세월이 누적된 결과가 아닌 것이 없다. 개인의 일생은 비록 유한하지만, 만약 현재를 잡고 발을 땅에 붙인 채 매 한 가지 일을 잘 해낼 수 있다면, 역시 똑같이 시대와 역사의 과정 속에 참여할 수 있다.

백거이는 파도가 모래를 씻어내는 것으로 창해상전을 노래했다. 표면적으로는 자연의 변화를 썼지만, 실지로는 세상 사람들에게 계시를 주고 있다. 진짜 위대한 힘은 왕왕 일시적으로 대단해보이는 폭발에 있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이고 영원히 멈추지 않는 축적에 있다는 점이다.

오늘의 매 1분, 매 1초를 소중히 여기며 세월을 저버리지 않고 생명을 저버리지 않아야 한다. 설령 최종적인 결과를 볼 수 없다 할지라도, 모든 진실한 수고는 결코 헛되지 않을 것임을 믿어야 한다. 마치 밤낮 멈추지 않는 저 바다의 파도처럼, 앞으로 나아가기를 견지하기만 한다면 결국 세월의 긴 강 속에 자신만의 흔적을 남기게 될 것이다.

 

원문위치: https://www.zhengjian.org/node/3029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