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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名)’이 모습을 드러내다 시즌 1 (2)

중국 대법제자

【정견망】

다음 날 아침 잠에서 깨어난 소욱(小旭)은 발정념(發正念)을 마치고 나니 정신이 한결 맑아졌다. 하지만 마음 한구석에는 왠지 모를 허전함과 아쉬움이 감돌았다. 어제 들었던 그 앳된 아이의 목소리가 여전히 귓가에 맴돌아, 그것이 환각이었는지 실제였는지 분간하기 어려웠다.

“헤헤, 이제 잠에서 깼어? 이젠 내가 보이지?”

소욱이 정신을 집중해 바라보니, 천목(天目) 속에 다섯여섯 살쯤 되어 보이는 여자아이가 나타났다. 새까맣고 맑은 눈동자가 유난히 돋보이는, 그야말로 사랑스러운 꼬마 아이였다. 분홍빛의 보드라운 뺨은 보기만 해도 절로 기분이 좋아졌고, 이목구비가 오밀조밀해 누구라도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모습이었다.

소욱은 마음속으로 의아했다.

‘이 아이는 대체 누구일까? 어제는 보이지 않았는데, 정말 무(無)에서 유(有)로 형상을 갖추어 나타난 것일까?’

여자아이는 기쁜 듯 눈을 깜빡이며 속으로 웃었다.

‘형상을 갖추어 나타나다니? 난 원래부터 형태가 있었어. 단지 네 천목의 층차가 너무 낮아서 나를 보지 못했을 뿐이지. 이번에 더 큰 입자의 공간에서 형상화되었기에 네가 볼 수 있게 된 거야. 내가 마음에 안 드니?’

소욱은 잠시 생각했다.

‘이것도 결국 무에서 유로 나타난 것 아닌가? 와, 이렇게 귀여운데 세상에 좋아하지 않을 사람이 어디 있겠어! 그런데 넌 누구니? 상유심생(相由心生)이라는데, 설마 내 마음속 집착이 사람의 형상으로 변한 걸까? 그렇다 해도 어떻게 이런 귀여운 아이의 모습으로 변할 수가 있지?’

그때 꼬마 인형이 손에 쥔 요술봉으로 공중에 커다란 원을 그렸다. 소욱은 넋을 잃고 바라보았다.

‘설마 변신이라도 하려는 걸까?’

꼬마 인형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반만 맞췄어. 변신이 아니라 왕관을 만들어 낸 거야.’

아이가 머리에 쓴 왕관은 황금빛으로 눈부시게 반짝이며 사람의 마음을 매료시켰다. 그리고 그 왕관 위에는 커다랗게 한 글자가 선명하게 새겨져 있었다. 바로 ‘명(名)’이었다.

소욱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이게 바로 명예욕, ‘명(名)’이란 말인가! 나는 여태껏 명예를 구하는 마음이 아주 옅다고 생각했는데, 어떻게 갑자기 이런 ‘명’이 나타난 거지? 게다가 그 ‘명’이 이렇게 귀여운 아이의 모습을 하고 있다니!’

“하하, 아직도 본인에게 명예욕이 없다고 말할 수 있어? 깊은 공간 속에는 ‘명’이 가득 차 있다고!”

꼬마 인형은 두 손으로 분홍빛 뺨을 감싸 쥐었다.

“그래, 내 이름이 바로 ‘명’이야. 귀엽지? 세상 모든 사람이 나를 좋아하고 나를 갈구해. 너도 내가 좋지 않니?”

소욱은 멍해졌다.

‘맙소사! 수련을 이토록 오래 해왔는데도 여전히 이렇게 강한 명예욕을 품고 있었다니! 하지만 이 ‘명’이라는 존재가 꼬마 인형의 모습을 하고 있으니 정말이지 너무나 사랑스럽구나.’

‘명’은 신이 나서 보조개를 쏙 내밀며 웃었다.

“너 ‘정환과(情幻果)’ 먹어봤어? 내가 제일 좋아하는 과일인데, 맛이 아주 달콤해. 인간 세상의 과일 따위와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맛있지.”

‘정환과!’

소욱은 눈앞의 인형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황홀한 기분 속에서 문득 떠오른 ‘정환과’라는 이름. 그것은 마(魔)의 과일이라고 들었던 기억이 뇌리를 스쳤다.

 

원문위치: https://www.zhengjian.org/node/3032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