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자/ 추우(秋雨)
【정견망】
어떤 병은 고치기 쉽고 어떤 병은 치유하기가 매우 어렵다. 무슨 원인인가. 진정한 뿌리는 다른 공간에 있기 때문이다.
당나라 무종(武宗) 회창년간에 왕요(王瑤)라는 사람이 있었다. 그의 선조는 본래 청주(靑州)인이며 평로절도사(平盧節度使) 휘하에서 일을 했다. 당시 그가 모시던 주공은 이(李) 씨였는데 그 이름은 기록되어 있지 않다. 주공의 등에 늘 부스럼이 있었는데 의원들은 아무리 해도 고치지 못했다.
왕요의 조상이 대악(岱嶽)의 산신묘에 물건을 가지고 가서 기도를 드려 태산의 신을 감동시켰다. 신이 몸을 드러내어 무슨 일인가 물어보니 왕요의 선조는 곧 머리를 조아리며 절을 하고 이마에 피를 흘리며 태산신에게 도와 달라고 부탁했다. 태산신이 말했다. “너의 주공은 지위가 고관인데 본래 백성들이 편안히 살 수 있도록 해야 했다. 하지만 그는 생령을 해쳤고 나쁜 일을 많이 하고 형벌을 함부로 시행하여 억울한 사람들이 귀신이 되어 고소장을 내었다. 등에 종기를 앓는 것은 저승 지부(地府)에서 채찍을 맞은 결과이며 잘 낫지 않는다. 하늘의 채벌이기 때문에 그를 용서할 방법이 없는 것이다.” 왕요의 조상은 저승에서 형을 당하고 있는 주인을 만나보게 해달라고 부탁했다. 주인을 만나보고 저승에서 돌아와보니 주인은 이미 죽어 있었다.
왕요의 조상은 태산에서 본 일을 주공의 부인에게 들려주었다. 부인이 “무슨 증거로 당신의 말이 사실임을 알 수 있겠습니까?”라고 하자 왕요의 조상이 말했다. “제가 저승에 있을 때 돌아가면 당신들이 믿지 않을 것 같아 주공을 만나뵙기를 청했습니다. 그는 온몸이 밧줄로 묶여 있었는데 옷소매를 찢어서 보여 주며 말했습니다. ‘자네가 돌아갈 때 이 소매를 식구들에게 보여주게’라고 하셨는데 지금 그 소매가 아직 있습니다.” 부인이 소매를 보고 남편이 세상을 떠날 때 입었던 옷을 검사해보니 과연 찢어진 곳이 있고 등창에 흐른 피가 아직 남아 있어 그의 말이 진실임을 알았다.
출처: 《/span>이목기(耳目記)>
원문위치: http://www.zhengjian.org/node/2423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