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태원(大原)
【정견망】
중국 속담에 “너무 높으면 이룰 수 없고 너무 낮으면 하려 하지 않는다(高不成,低不就)”는 말이 있다. 즉 사람이 너무 큰일을 하려 하면 이룰 수 없고 작은 일은 하고 싶어 하지 않는데 결국 어느 것 하나 이루지 못한다는 말이다. 다시 말해 어떤 사람들은 작은 일에 얽매이려 하지 않는데 작은 일은 대국(大局)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즉, 작은 일에서는 자신에 대한 단속을 느슨히 하는 것이다. 사실 우리는 작은 일에서 어떤 사람의 본성을 볼 수 있다. 왜냐하면 작은 일이라도 꾸준히 하려는 항심(恒心)이 필요하며 장시간 견지해야만 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세설신어(世說新語)》에 효행을 꾸준히 해 복을 받은 이야기가 있다.
동진(東晉) 시기 오군(吳郡 역주: 지금의 소주 일대)에 진유(陳遺)라는 사람이 있었는데 평소 효성이 지극했다. 모친이 누룽지를 좋아했기 때문에 그가 군(郡)에서 주부(主簿)로 있을 때 늘 자루를 따로 갖고 다니곤 했다. 매번 밥을 지을 때마다 누룽지를 만들어 남겨두었다 집에 돌아갈 때면 모친에게 가져다 드리곤 했다.
나중에 손은(孫恩)의 반란군이 오군을 침입하자 내사(內史)인 원산송(袁山松)이 즉각 출정해 토벌에 나섰다. 이때 진유는 이미 꽤 많은 누룽지를 모아 놓은 상태였는데 집에 돌아갈 겨를이 없어 할 수 없이 군대를 따라 출정했다. 쌍방이 전투를 벌였는데 원산송의 군대가 패해 군대가 뿔뿔이 흩어졌다. 패잔병들은 적의 추격을 피해 산림이나 늪 지대로 도피했지만 먹을 것이 없어서 많은 사람이 굶어 죽었다. 유독 진유 만은 누룽지를 먹으며 살아남을 수 있었다. 당시 사람들은 이를 그의 순수하고 두터운 효심에 대한 보답이라고 여겼다.
‘오랜 병에 효자 없다’는 말이 있다. 효는 아주 간단해 보이지만 꾸준히 실행하기란 쉽지 않다는 뜻이다. 꾸준히 장기간 하는 것만이 진정한 효가 될 수 있다. 겉보기엔 간단한 작은 일이지만 매일 밥을 지을 때마다 누룽지를 만들고 또 지속적으로 이렇게 한다는 것은 아주 어려운 일이다. ‘작은 것을 쌓아 큰 것을 이룬다(積少成多)’거나 ‘낙숫물이 바위를 뚫는다(滴水石穿)’는 것도 같은 이치를 말한다.
원문위치: https://www.zhengjian.org/node/2658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