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필경(筆耕)
【정견망】
절구(絕句)
송나라 하원정(夏元鼎)
공동산 도인 찾아 상호(湘湖)까지 이르니
만 권 시서 볼수록 더 바보 되네.
쇠 신발 헤질 만큼 아니 간 곳 없었는데
얻고 나니 완전히 어려울 바 없더라.
崆峒訪道至湘湖
萬卷詩書看轉愚
踏破鐵鞋無覓處
得來全不費工夫
이 시의 작자 하원정은 남송 시기 온주(溫州) 영가(永嘉 지금의 절강성 영가) 사람이다. 많은 책을 널리 읽었지만 오히려 여러 차례 과거에 떨어지며 겨우 하급 무관직 밖에 얻지 못했다. 나중에 속세의 덧없음을 간파하고 관직을 떠나 도(道)를 찾으러 떠났다.
시 전체에 담긴 뜻은 아주 쉽고 명확하지만 단어는 깊이가 있다. 시인은 마치 친한 벗에게 자신이 구도한 경력을 말해주는 것처럼 보인다.
“벗이여! 정말 오묘해서 말로 표현하긴 어렵지만 나는 도를 구하기 위해 공동산에서 상호(湘湖)까지 줄곧 찾아다니며 얼마나 많은 길을 걸었는지 모른다네. 만약 무쇠 신발을 신고 다녔다 해도 신발이 헤질 정도였지만 결국엔 헛수고였다네. 뿐만 아니라 그런 소위 수련서적들 역시 볼수록 더 헷갈려서 무엇이 진짜 도인줄 알 수 없었다네. 아, 이 수행의 길에서 흰머리만 늘어 가고 정말로 아무 진보도 없었다네. 나는 이번 생에는 더 이상 아무 희망도 없을 거라 생각했다네. 그런데 내가 막 포기하려던 바로 그때 어느 고인(高人)이 갑자기 나타나 진정으로 수련할 수 있는 법문을 전해 주셨네. 나는 정말 너무나 행운아였네!”
시 전체의 리듬이 밝고 경쾌해서 읽을수록 기운이 난다. 천백 년 간 수많은 사람들이 인생의 진리를 추구해왔으며, 일부는 아마 백발이 되도록 정진하며 고생스레 사색했고, 또는 고인(高人)을 찾아 세상 끝까지 다녔으며, 또는 고난 속에서 푸른 하늘만 바라보았든가, 또는 미친 듯이 기뻐한 후 머리를 숙이고 가볍게 탄식했지만 사람이 세상에 태어난 의미가 무엇인지 분명히 알고 싶은 마음은 오히려 모두 매 한가지였다.
시인이 묘사한 것은 바로 생명이 의혹이 가득한 가운데 도를 구하고 도를 얻는 그 과정이다. 시인은 자신이 도를 얻은 경험을 통해 인생의 진리를 찾고 도를 구하려는 이들에게 한 가지 정보를 알려주려 한다. 그것은 바로 진리의 길은 실로 너무나 힘겹고, 종종 당신이 인간세상의 고초를 다 겪고 나서도 여전히 아무 수확도 없을는지 모르지만 절대 포기하지 말아야 한다. 왜냐하면 당신이 짐작조차하기 힘든 방식으로 그(도)가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마치 영화 ‘《당신을 위해 왔어요(為你而來)》에서 남자 주인공 여홍서(余洪瑞)가 법을 얻은 경험과 같다. 그는 명산대천을 두루 찾아다니며 수많은 사찰과 도관을 방문했지만 여러 차례 파룬따파(法輪大法)를 스쳐 지나갔다. 결국에는 고인의 가르침을 얻어 “어디서 왔으면 그리로 돌아가라”는 점화를 받았고 다행히 최초 대법을 만났던 장소에로 돌아가 대법을 얻게 된다. 정말이지 “쇠 신발 헤질 만큼 아니 간 곳 없었는데 얻고 나니 완전히 어려울 바 없더라.(踏破鐵鞋無覓處,得來全不費工夫)”와 같다.
진정한 수도자라면 분명 ‘득법(得法)’이란 두 글자에 대해 깊은 체험이 있을 것이다. 득법은 사람에게 기쁨, 격동, 희열, 자신도 모르게 눈물이 솟구치는 그런 감정을 주는데 이는 생명의 가장 깊숙한 곳에서 우러나오는 가장 강렬한 진동이다. 이는 비록 천 마디 만 마디 말로도 표현하긴 어렵지만 모두 사람이 된 가장 근본적인 목적, 반본귀진(返本歸真)을 명확히 가리킨다. 내 생각에 이 시가 8백년간 전해져 내려온 것은 대체로 이런 이유 때문일 것이다.
원문위치: http://big5.zhengjian.org/node/2675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