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임우(林雨)
【정견망】
유기(劉基 유백온)는 명조(明朝)의 개국공신이자 저명한 전략가다. 그는 《소병가(燒餅歌)》란 예언으로 아주 유명하지만 그의 많은 시사(詩詞) 역시 남들과 다른 점이 있다. 요즘말로 하자면 철학적인 이치와 인생의 진리로 가득하다. 여기서 소개할 오언절구 〈인생무백세(人生無百歲)〉란 시는 전문이 겨우 20자에 불과하다.
인생에 백세란 없나니
백세를 산들 또 어떠리?
자고로 영웅인물들은
모두 이미 산하로 돌아갔노라
人生無百歲
百歲複如何
古來英雄士
各已歸山河
먼저 처음 두 구절 “인생에 백세란 없나니 백세를 산들 또 어떠리?”를 보자.
고인(古人)들은 늘 “사람이 칠십 이상 사는 것은 예부터 드물다”라고 했다. 수많은 고인들의 수명은 불과 5~60에 머물렀고 70을 넘기는 사람은 아주 드물었다. 때문에 사람이 백세를 산다는 것은 거의 봉황의 털이나 기린의 뿔처럼 희귀했던 것이다. 여기서 “백세를 산들 또 어떠리?”라고 반문한 것은 사람들에게 “설사 백세까지 산다한들 또 어떠하겠는가?”라고 묻는 것이다.
사실 이 말의 배후에는 복선이 숨어 있다. 사실 고인은 장수를 기원할 때 가장 흔히 사용한 말이 바로 “백세까지 사세요”다. 백세란 사람에게 있어 하나의 고비임을 알 수 있다.
“자고로 영웅인물들은 모두 이미 산하로 돌아갔노라”
역사상 무수한 영웅들이 있었지만 최후에는 다 “산하(山河 자연)로 돌아갔다”는 뜻이다. 이 구절의 표면적인 뜻은 “흙으로 돌아갔다”는 것으로 다시 말해 우리가 흔히 말하는 “사람이 죽은 후에 흙으로 변해 자연으로 돌아간다”는 뜻이다.
하지만 이는 단지 표면적인 함의일 뿐이며 또 깊은 층이 있다. 간단히 말하자면 우리의 육신(肉身)은 자연에서 왔으니 자연으로 돌아간다. 그러나 의미를 좀 확장해보면 사람의 영혼도 돌아갈 곳이 있어야 한다. 마치 《수호전》이 양산박 영웅들이 본래 36천강성과 72지살성이 사람으로 전생한 것과 같은데 그렇다면 최후에 그들은 여전히 자신이 원래 왔던 곳으로 되돌아가야 한다.
사실 생각해보면, 유백온과 같은 선지자가 어찌 아무 내함(內涵)도 없는 글을 지었겠는가? 그가 명백히 드러내고 싶지 않는 진의가 담겨 있다고 보는게 자연스럽다.
이 시는 표면적으로 보자면 사람이 설사 백세까지 산다 해도 결국에는 다 죽음을 면할 수 없다는 일종의 소극적인 인식이다. 사실은 그렇지 않다. 그는 우리 인생이란 마치 하나의 여행이나 짧은 연극과 같아서 무대에서 내려온 후에는 자신이 원래 왔던 곳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니 사람들더러 너무 연극 속의 배역에 집착하지 말고 연극 속에서 뛰쳐나오라는 의미가 된다.
유백온은 일찍이 아주 명나라 개국에서 현대에 이르기까지 여러 가지 큰 사건들을 아주 정확하게 예언한 바 있다. 그러니 그를 일반인이라고 해도 아무도 믿지 않을 것이다. 그의 이 시에는 오늘날을 사는 사람들에게도 마찬가지로 경고의 의미가 있다.
사람은 어디에서 왔는가? 사람은 또 어디로 가는가?
이 문제는 철인들에게 있어 영원한 화제다. 유백온이 아마 한 가닥 천기를 누설하지 않았을까!
원문위치: https://www.zhengjian.org/node/2745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