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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학경림》 통독: 석도귀신(釋道鬼神) (3)

자궁(紫穹)

【정견망】

【원문】

이포찬은 승려들이 재에 쓰는 물건을 말하고
청정반 역시 부처님께 바치는 공양이다.
향적주는 승가의 주방이고
선린포는 신선의 음식이다.
불도징이 신통을 발휘해 주문을 외우자 발우에서 연꽃이 피어났고
갈선옹이 도술을 부리자 입안의 밥알이 나와 벌 떼로 변했다.

伊蒲饌可以齋僧。
青精飯亦堪供佛。
香積廚,僧家所饌;
仙麟脯,仙子所餐。
佛圖澄顯神通,咒蓮生缽;
葛仙翁作戲術,吐飯成蜂。

【주석】

(1) 이포찬(伊蒲饌):불가에서 수행하는 남자 신자들이 먹는 음식. 불교에서 남자 신도를 의미하는 우바새(優婆塞)를 이포새(伊蒲塞)라고도 한다. 즉 이포찬은 이포새들이 먹는 음식이란 뜻이다. 흔히 이란(伊蘭 역주: 아주까리와 비슷한 식물)이나 창포를 사용했다.

(2) 청정반(青精飯):남촉(南燭 중국 고대의 천연 염색제)의 잎을 달인 파란 물로 지은 밥을 말하는데 소화가 잘되고 몸에도 좋다. 도가에서는 이 음식을 늘 먹으면 얼굴이 젊어지고 수명을 연장할 수 있다고 한다.

(3) 향적주(香積廚):사찰의 주방을 말한다. 간단히 ‘향주(香廚)’라고도 한다.

(4) 선린포(仙麟脯):선가에서 식용으로 사용하는 기린 고기를 말린 육포.

(5) 불도징(佛圖澄): 천축의 승려로 서진(西晉) 시기 중국에 들어왔다. 《진서・불도징전》에 그가 발우에 물을 떠서 향을 피우고 주문을 외자 연꽃이 피어올랐다는 기록이 있다.

(6) 갈선옹(葛仙翁): 삼국시대 방사 갈현(葛玄)을 말한다. 선옹은 그의 호. 《포박자》를 지은 유명한 도사 갈홍(葛洪)의 종조부다. 전설에 따르면 그가 주문을 외면 입에서 뿜은 밥이 모두 벌로 변했는데 다시 입을 열면 벌들이 날아 들어와 다시 밥으로 변했다고 한다.

【평가】

고대 수련문화가 남긴 음식들을 전통의학의 각도에서 보자면 대부분 수명을 늘리고 얼굴을 젊게 하거나 또는 사기(邪氣)를 몰아내는 효능이 있다. 이란이나 창포, 남촉의 잎 등이 바로 이렇게 사용되었다.

가령 창포는 현대 요리에 사용된다. 중국에서는 자고로 요(堯)임금과 관련된 신초(神草)로 여겨져 왔기 때문에 요구(堯韭)라고도 한다. 민간에서는 단오절에 이 풀을 문 위에 걸어두면 사기를 쫓아내고 역병을 피할 수 있다고 한다. 창포는 형태가 아름다고 고결하며 추위를 견뎌내기에 그 덕(德)이 군자를 닮았다고 해서 문인들이 특히 좋아해 책상머리에 놓아두곤 했다. 밤에 등불을 켜고 책을 읽을 때면 연기를 없애 눈을 보호해주고 벌레를 몰아내며 머리를 맑게 하는 각성작용 등 다양한 효능을 지녔다.

수도자가 수련하는 목적은 불도신(佛道神)으로 성취되는 것이라 당연히 음식 역시 이와 관련이 있다. 속인은 천기(天機)를 몰라도 수익이 확실히 아주 많았다.

신통(神通)과 법술(法術)은 각기 불가와 도가에서 사람의 능력을 초월한 능력이나 도술(道術)을 말한다. 하지만 사람들 사이에서 드러낼 수 있는 것은 대부분 소능소술(小能小術)이며 아마 현대인들이 말하는 특이공능(초능력)이라고 할 수 있다.

고대 수련자들은 불가나 도가를 막론하고 신통법술을 사용한 목적이 주로 사람들더러 신(神)을 믿게 하고 선(善)을 권하고 법(法)을 널리 알리거나 수행을 격려하기 위한 것이었다. 이를 이용해 명예나 이익을 추구하거나 인간 세상의 큰일을 바꾸려 하진 않았다. 그들은 사람의 운명과 역사란 모두 함부로 고칠 수 없는 것으로 모두 대단히 잘 배치된 것이라 함부로 하면 천법(天法)에 저촉됨을 알았다. 그러므로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것은 대부분 작은 술류의 것이다. 어쨌든 인간세상의 미혹을 완전히 타파할 수는 없었다. 지금 사람들은 이것을 신기한 마술 공연으로 간주하는데 여기에는 믿고 믿지 않고는 전적으로 자신에게 달렸다.

한편, 신통을 펼치는 데는 또 하나의 목적이 있는데 바로 수련문화를 남겨 후인들을 점오(點悟)하기 위한 것이다. 신선(神仙)은 사실 줄곧 존재해왔으며 수련하면 신(神)이 될 수 있다.

다음 일화를 보면 옛날 고승들이 신통을 운용해 선을 권하고 사람을 제도해 법을 널리 알리는 것이 상당히 흔한 일임을 알 수 있다.

고사: 중원에서 홍법을 위해 신통을 펼친 불도징 

《고승전(高僧傳)》〈불도징전〉에 따르면 불도징(佛圖澄)은 서진(西晉)과 후조(後趙) 시기 승려다. 원래 서역(西域) 사람으로, 본래 성은 백(帛)씨다. 일찍이 출가했고 어려서부터 배움을 좋아했다. 경서(經書) 수백 만 자를 외울 수 있다. 비록 유가서적을 읽은 적은 없었지만 학자들과 논쟁하면 아무도 그를 이기지 못했다. 서역인들은 모두 그가 도(道)를 얻었다고 여겼다.

전설에 따르면 그는 신비한 주문[神呪]을 잘 외워서 귀신을 부릴 수 있었다. 삼 씨 기름[麻油]을 연지(胭脂)에 섞어 손바닥에 바르면, 천 리 밖에서 일어나는 어떤 일도 손바닥에 있는 그대로 환히 드러났다. 마치 얼굴을 마주 대한 것 같았다. 깨끗하게 목욕재계한 사람도 역시 볼 수 있게 했다. 또한 불탑 위의 방울소리에 근거해 길흉화복을 말하면 징험하지 않은 적이 없었다.

주문으로 연꽃을 만들어 살인을 막다

진회제(晉懷帝) 영가(永嘉) 4년 불법을 널리 알리기 위해 낙양에 들어왔다. 그는 본래 낙양에 절을 세우고 싶어 했다. 그러나 때마침 전조(前趙)의 왕 유요(劉曜)의 군대가 낙양에 쳐들어오는 바람에 천하가 어지러워져 뜻을 이루지 못했다. 그리하여 초야에 숨어 세상의 변화를 관찰했다.

당시 석륵[石勒 유요 휘하에 있다가 유요를 죽이고 후조의 초대황제가 됨]이 갈파(葛陂)에 군대를 주둔시키고 무고한 사람들을 함부로 죽여 위신을 세웠다. 많은 불문(佛門) 제자들도 그에게 살해당했다. 불도징은 창생(蒼生)을 가엾게 생각하여 도로써 석륵을 교화시키려 하였다. 이에 지팡이를 짚고 군문(軍門)에 도달했다.

다행히 석륵의 대장군 곽흑략(郭黑略)은 평소 불법(佛法)을 받드는 사람이었다. 불도징은 곧 곽흑략의 집에 몸을 숨기고 그곳에 머물렀다. 곽흑략은 불도징에게서 오계(五戒)를 받고 제자의 예로 그를 스승처럼 모셨다. 그 후 곽흑략은 석륵을 따라 정벌에 나섰는데 매번 승패를 미리 알았다.

석륵이 의아해서 그에게 물었다.

“경에게 출중한 지모가 있을 줄은 나도 몰랐소. 그런데 매번 행군할 때마다 길흉을 아는 것은 어째서인가?”

곽흑략이 대답했다.

“장군께서는 하늘이 내리신 신무(神武)를 지니신 분이라 신령(神靈)이 돕습니다. 도술과 지혜가 비상한 한 승려가 계신데 장군께서 중원을 차지할 기연이 있다고 하셨습니다. 저는 이미 그분을 스승으로 삼았는데 신이 아뢴 길흉은 모두 그분이 알려주신 것입니다.”

석륵이 기뻐하며 말했다.

“정말로 하늘이 내리셨구나.”

이에 불도징을 불러 물어보았다.

“불도(佛道)에는 어떤 영험(靈驗)이 있는가?”

불도징은 석륵이 심오한 이치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을 알고 도술(道術)로 그를 교화하고자 했다. 그래서 이렇게 말했다.

“진정한 불도(佛道)는 비록 깊고 오묘하지만, 주변의 일로도 증명할 수 있습니다.”

곧 적당한 그릇을 가져와, 물을 담고 향을 사르며 주문을 외웠다. 그러자 잠깐 사이에 푸른 연꽃이 피어났는데 눈이 부시게 빛났다.

석륵이 이에 믿고 따르겠노라고 했다. 불도징이 이에 석륵에게 간언했다.

“무릇 왕이 된 사람은 덕(德)에 의한 교화로 우주를 널리 다스리면 네 가지 신령한 영물이 상서로움을 드러냅니다. 반대로 정치가 피폐하고 무도(無道)하면 혜성이 하늘에 나타나게 됩니다. 변치하는 상(象)이 나타나면 길흉도 따라갑니다. 이것은 고금을 통해 변치 않는 이치로 천인(天人)의 밝은 훈계입니다.”

석륵이 듣고는 결국 살인을 중지했다. 이에 많은 사람들이 주살당할 위험에서 살아났고 앞 다퉈 불법(佛法)을 믿었다. 이외에도 불도징은 또 고질병을 앓는 사람들을 치료해 많은 사람을 구했다.

원격으로 제자를 구하고 불을 끄다

불도징은 늘 제자를 서역에 보내 향을 사오게 했다. 한번은 불도징이 손바닥으로 향을 사러간 제자가 모처에서 살해당할 위험에 처한 것을 보고는 곧장 향을 피우고 주문을 외워 제자를 지켜주었다. 나중에 제자가 돌아와서는 모월 모일 모처에서 도적을 만나 막 살해되려던 문득 향기가 나면서 위험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노라고 말했다.

어느 날 불도징이 석호와 함께 중당(中堂)에 올라갔는데 불도징이 홀연히 놀라며 말했다.

“유주(幽州)에 불이 났구나!”

그는 술을 들어 뿌리고는 잠시 후 웃으면서 말했다.

“이미 구했습니다.”

석호가 사람을 파견해 조사해보니 돌아와서 이렇게 보고했다.

“그날 큰 불이 네 문에서 일어났는데 서남쪽에서 검은 구름이 몰려와 갑자기 비를 내려 큰 불이 꺼졌습니다. 그런데 비에 술 냄새가 났습니다.”

불도징은 이렇게 여러 차례 신통을 발휘해 사람의 목숨을 구했으며 중원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불법을 믿기 시작했다. 수십 년간 약 9백 개에 달하는 사찰을 세웠고 문하에는 늘 수백 명이 있었고 다 합하면 문도들이 약 만 명에 달한다. 제자 중에는 도안(道安) 화상도 있다

348년 12월 8일 117세의 불도징은 업궁사(鄴宮寺)에서 앉아서 세상을 떠났다. 석호가 명령을 내려 불도징이 생전에 사용하던 지팡이와 발우를 목관 속에 넣게 했다. 나중에 염민(冉閔)이 제위를 찬탈하고 관을 열어보니 발우와 지팡이만 있고 불도징의 시신은 보이지 않았다. 그가 좌화(坐化)한 후 유사(流沙) 일대에서 그를 봤다는 사람이 있었다.

 

원문위치: https://www.zhengjian.org/node/2636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