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왕호천(王昊天)
【정견망】
《천국편》 제29곡에서 단테는 이렇게 노래한다.
“속세에서 사람들은 성서(聖書)를 세상에 뿌리내리기까지
얼마나 많은 피를 흘리는지 그리고 성서를 마음으로
겸손하게 받아들이는 자가 창세주(創世主)께 얼마나 위안을 드리는지
생각하지 않는다”
이 시는 천사(天使)의 역할에 대해 말하는 단락에 있다. 동방의 신앙문화로 말하자면 바로 호법(護法 법을 수호함)이다. 비록 동방과 서방 문화는 일부 용어표현에서 차이는 있을지라도 실질적인 내함(內涵) 아주 흡사하다. ‘천사’의 비유적인 의미는 인간세상에서 여전히 성서(聖書)의 뜻에 따라 실천하면서, 자신의 좋지 않은 사상과 행동을 지도하고 바로잡는 사람을 가리킨다. 이런 신앙인들은 직접적으로 성서에서 이익을 얻고 또한 일상 생활 속에서 직접 성서에서 말하는 천국세계의 아름다움을 실천하고 증명할 뿐만 아니라 또한 여러 하늘 뭇신(衆神)들의 보호와 관심을 받는다.
왜냐하면 천사는 성서를 널리 알리는 서약을 맺었기 때문에 아무리 심각한 박해나 상처, 공격을 당할지라도, 또 아무리 많은 대가를 치르더라도 늘 법(法)을 수호해야 한다. 아마 어떤 사람들은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왜 그렇게 큰 대가를 치러야 하는가, 설사 피를 흘리는 대가를 치르더라도 법을 지키고 성서를 보호해야만 하는가? 왜 이렇게 법을 수호해야만 창세주께서 기뻐하고 위안을 느끼시는가?
한 생명이 천국에 들어가려 하고, 천국세계에서 영원히 부패하지 않고 영원히 멸망하지 않는 영원한 생명을 성취하고자 한다면 그럼 표준(標準)이 있는 것이다. 이 표준이 바로 자신의 신앙에 대한 충정(忠貞 충성과 절개)이다. 아무리 준엄하고 험악한 처지에 직면하고 세간에서 제아무리 큰 고통을 받을지라도 늘 신앙을 굳게 지켜야만 하는데 왜냐하면 이것이 바로 신(神)과 서약한 것이기 때문이다. 창세주께서 기뻐하고 위로를 얻으시는 것은 세간의 모든 사람이 다 미혹에 빠지는 게 아니라, 청성하게 선량(善良)을 향해 나아가는 수많은 좋은 사람들이 있어 구도 받을 가치가 있고 그들의 선량한 마음과 행동이 천국에 들어가 영원한 생명의 복을 누릴 자격이 있는 것이다.
사람들은 이 단락 시를 이해할 때 습관적으로 7백여 년 전 어느 한 사회속의 단일한 이치로 해석해 천사의 역할을 그저 서방(西方)의 몇몇 정교(正敎 천주교 등)를 수호하는 것으로 여긴다. 하지만 단테는 자신이 쓴 작품 가운데 일찍이 많은 분량에서 성직자들의 부정한 행실을 비난하고 그들이 타락했으며 신에 대한 불충으로 정결한 서약을 변질시켰다고 질책한 바 있다. 때문에 지금 보자면 천사를 성직자로 이해하거나 또는 수도사나 수녀로 이해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단테가 시의 은어와 상징은 사실 인류사회에서 예부터 지금까지 존재했던 모든 바른 신앙에 대한 찬가를 포함하며 단순히 종교의 틀에 국한된 게 아니다. 하물며 단테의 시에서 신에 대한 신앙(信仰) 표현에는 정해진 틀이 없고 외재적인 형식이 없다. 오직 신에 대한 사람마음의 태도가 공경하고 경건할 수 있는지, 진실하게 신의 당부에 따라 실천할 수 있는지 만을 중시한다. 이것이 바로 단테가 말하는 어떻게 신을 바르게 믿을 것인가 하는 것으로, 그가 걸어간 신앙의 길이다. 여기에는 그 어떤 형식적인 얽매임이 없다.
《천국편》 제21곡에서도 일부 논술을 찾아낼 수 있다.
“그런데, 요즘 목자(牧者 성직자)들은 너무나도
무거워, 이쪽저쪽에서 부축해 주고 이끌어 주고
뒤에서 옷자락을 들어주길 원하지”
여기서 단테는 성(聖) 피에트로의 말을 인용해 고위 성직자들을 비난했다. 우리가 여기서 볼 수 있는 것은, 단테의 사상은 진정한 신앙이 이렇게 심각한 지경까지 타락하길 원하지 않았다. 때문에 단테가 시에서 표현한 바른 신앙은 무형(無形)의 것으로 그 어떤 외재적인 형식이 없다.
그 어떤 외재적인 형식이든 모두 천사가 성서를 굳게 지키고 법을 수호하는데 영향을 줄 수 있다. 단테는 간단하게 시를 이용해 예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일체 바른 신앙을 널리 알리자면 늘 대가를 치러야 했음을 말하고 있다. 하지만 목숨을 걸고 법을 보호하고 법을 수호한 천사는 결국 영원하고 부패하지 않는 생명의 경지를 성취한다.
원문위치: https://www.zhengjian.org/node/7099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