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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입장과 퇴장 

해외 대법제자

【정견망】

며칠 전에 꿈을 꿨다. 꿈속에서 나는 단체로 야외에서 공연했다. 밤이 이미 깊어 일이 끝날 무렵 여전히 흥겹고 원기가 왕성해 마치 좀 미진한 것 같았다. 하지만 손목시계를 보니 이미 밤 한 시가 되어 속으로 ‘그래도 집에 돌아가야지, 이렇게 늦어서 집에 돌아가지 않으면 가족들이 조바심을 낼 것이다.’라고 생각했다. 공연 의상 및 소품은 지정된 한 장소에 보관하면 수거해 가는 사람이 있었다.

하지만 나는 선반 앞에 멈춰 서서 장식이 달린 샌들을 가리키며 말했다.

“이건 내 거니까 내가 가져가야 해!”

잠에서 깨어난 후, 나는 이 꿈이 내게 인간 세상에 미련이 있으면 귀로(歸路)에 오를 수 없다는 것을 점화해주는 것임을 알았다. 하지만 샌들이 무엇을 가리키는 것인지 몰라 잠시 갈피를 잡을 수 없었다.

이 꿈을 막 한 동수에게 알렸다. 그녀는 4년 남짓 수련했지만 수련에 아주 정진하는데 그녀가 말했다.

“지난번에 여름에 이사한다고 하셨잖아요. 샌들은 여름에 신고 다니는 거니까 당신이 도처로 다니며 집 구경을 했다는 거죠!”

한마디 말로 꿈속의 사람을 일깨웠다. 나는 조금 놀랐다. 전에 내가 확실히 그녀에게 이사를 가야 간다고 말하긴 했다. 하지만 그저 간단히만 언급했을 뿐, 자신이 더 좋은 주거환경으로 이사 가고 싶다고 말한 적은 없고 또 이미 부동산 사이트에서 어디가 편리하고 어디가 구조가 좋은지 이리저리 검색했다고 말한 적도 없었다.

어떻게 바로 알았는지 묻고 싶었지만 참았다. 왜냐하면 이런 질문을 하면 그녀가 나보다 더 놀라서 “그건 당신 얼굴에 분명히 나타났잖아요? 정말로 모르는 거예요?”라고 할 것 같았기 때문이다.

원래 제3자는 분명하지만 당사자는 미혹되는 법이다. 당사자가 미혹되는 이유는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이 아니라, 보고 싶지 않거나 인정하고 싶지 않아서 늘 구실을 찾아 자신이 빠져나가려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꿈에 대한 일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그 샌들 말고도 나는 또 이 꿈에서 다른 요소인 연기를 간과했음을 알았다.

수련하기 전, 나는 아주 감성적인 사람이라 애정물을 가장 좋아했다. 수련 후 이 집착심은 단지 담담해졌을 뿐 진정으로 닦아버리진 못했다. 때문에 최근 한 작품을 보고 나서 또 애정에 대한 집착이 솟아났는데 주인공이 연인과 가족을 이루면 기뻐했고, 연인과 이별하면 슬퍼했다.

사부님께서는 《홍음 2》 〈큰 무대〉로 나를 점화해주셨다.

“마음이 연극 속에 매료되니 현란함 그 얼마나 다채롭던가”

그날 밤 꿈을 떠올려보니 나는 문득 그 속에 또 다른 함의가 있음을 깨달았다.

역사의 유구한 과거에 우리는 사부님을 따라 삼계(三界)로 왔고 인간 세상에 왔다. 어떤 의미에서 말하자면 확실히 하나의 대형 공연단처럼 매 사람이 완전히 배역에 몰입해 인류가 필요로 하는 문화를 연기해야 했다. 우리는 하늘에서 극본을 통독해 스토리에 익숙했고, 그리고 나서 직접 하계(下界)로 내려와 연기했으며, 연기를 마친 후, 효과를 보고나서 극본을 수정하고, 다시 연기하길 반복해왔다.

예를 들어, 만약 내가 진세미(陳世美)와 진향련(秦香蓮) 이야기를 연기한다고 하자. 공연이 끝난 후 모두가 뿔뿔이 흩어져 각자의 길을 가는 게 아니라, 진세미가 진향련에게 진 빚을 갚아야 한다. 어떻게 갚는가? 아마 금생에 진향련이 온갖 방법으로 진세미를 괴롭히거나 버릴 수도 있는데, 어쩌면 진세미가 진향련에게 첫눈에 반해도 원래 무정한 배신자였지만 금생에 아주 모범적이고 좋은 남편일지 모른다.

[역주: 진세미와 진향련 이야기에서 진세미는 과거에 장원급제한 후 조강지처 진향련을 버리고 심지어 죽이려고 한 대표적인 나쁜 남편이다. 진세미는 온갖 수단과 흉계를 써서 진향련에게 살인누명을 뒤집어씌운다. 나중에 포청천에 의해 진상이 분명히 밝혀지고 진세미는 목이 잘린다. 중국에서 진세미는 나쁜 남편의 대명사로 통한다.]

그렇다면 자신에게 한번 물어보자, 애초 진세미와 진향련 사이의 사랑과 미움 그것은 자신의 진실한 감정인가? 아니다, 이 역시 연기이다. 지금에 와서 어느 한쪽의 야만적인 대우에 대해 원망하고 미워하는 마음을 품어야 하는가? 또는 상대방의 부드러운 감정에 대해 미련을 가져야 하는가? 필요 없다, 모두 진짜가 아니며 다 연기일 뿐이다.

왜 연극 속의 배역을 진짜 자신으로 생각한단 말인가? 배우라면 연극에 출연할 수도 있고, 또 연극에서 퇴장할 수도 있어야 한다. 천만 년의 공연은 이미 다 끝나가고 큰 막이 서서히 내리고 있으니, 우리는 소품을 내려놓고 연기 의상을 벗고 분장을 지우고 사부님을 따라 집으로 돌아가야 한다.

 

원문위치: https://www.zhengjian.org/node/281512